쿠버네티스 환경서 VM 통합 관리 가능
운영 자동화 및 민첩한 인프라 대응
[아이티데일리] 쿠버네티스 환경에서 가상머신(VM)을 컨테이너처럼 실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오픈소스 기반 가상화 기술 ‘쿠베버트(KubeVirt)’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클라우드 네이티브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기존 VM 기반 인프라를 보유한 기업들은 VM과 컨테이너를 함께 운용할 방안을 모색하면서 쿠베버트가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가상머신과 쿠버네티스의 징검다리 ‘쿠베버트’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ML)이 산업 전반에 확산되면서 기업 IT 인프라도 변화하는 추세다. 기존의 가상머신(VM) 기반 환경에서 컨테이너 기반 환경으로의 전환 움직임이 나타나는 가운데, ‘쿠베버트(KubeVirt)’가 가상화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쿠베버트는 쿠버네티스(Kubernetes)에서 VM을 컨테이너처럼 실행하고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전통적인 가상화 인프라와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을 연결해 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가상화 기술은 하나의 물리 자원을 논리적으로 나누거나, 여러 자원을 통합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IT 인프라의 유연성과 효율성을 높여왔다. 대표적인 예가 서버 가상화다. 하나의 물리 서버에 여러 개의 VM을 생성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각 VM은 하이퍼바이저 위에 독립적인 게스트 운영체제(OS)를 탑재해 구동된다.
반면 컨테이너는 별도의 게스트 OS 없이 호스트 OS 위에서 직접 구동되며, 애플리케이션 실행에 필요한 파일만을 담은 경량 패키지로 구성된다. VM에 비해 훨씬 가벼우며, 특히 AI 개발·운영 환경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컨테이너의 확산과 함께, 이를 효과적으로 운영·관리할 수 있는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인 쿠버네티스의 중요성도 높아졌다. 쿠버네티스는 컨테이너를 ‘포드(Pod)’ 단위로 묶어 관리하며, 포드는 하나 이상의 컨테이너로 구성된다. 포드 내 컨테이너들은 로컬 통신이 가능하고, 디스크 자원도 공유한다. 이러한 포드들은 다시 노드 단위로 묶이며, 쿠버네티스는 전체 노드를 클러스터로 통합해 운영한다.
글로벌 IT 기업 레드햇이 발표한 ‘2025년 가상화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조직의 워크로드는 전통적 VM 방식이 61%, 컨테이너 방식이 38%를 차지한다. 그러나 3년 후에는 VM이 60%, 컨테이너는 45%로 나타나 컨테이너 방식의 비중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그림 1>
조직들이 VM 전략을 조정하는 주요 배경으로는 △자동화·AI 기반 기능 수요(38%) △기존 인프라와의 통합 필요(37%) △현대화 및 혁신 기회 확대(36%) △다양한 워크로드 통합 운영 환경에 대한 요구(34%) 등이 꼽혔다.
국내에서도 쿠버네티스를 도입한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토스뱅크는 전체 인프라 아키텍처를 쿠버네티스로 전환하며 유연성과 운영 효율성을 확보했다.
다만 아직은 기존 가상화 기술과 쿠버네티스가 양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레드햇 솔루션 아키텍처 팀의 김종규 상무는 “컨테이너가 대중화되는 것은 분명한 흐름이지만, 여전히 산업 전반에서는 VM 기반 가상화의 비중이 더 크다”며 “두 기술은 당분간 공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애플리케이션은 아직도 컨테이너 환경에서의 운영이 어려운 구조”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쿠버네티스 중심의 차세대 인프라로 전환하고자 하면서도, 기존 VM 자산을 그대로 포기할 수 없는 기업들에 ‘쿠베버트’는 하나의 해답이 되고 있다.
VM웨어의 새로운 대안…일원화된 관리 플랫폼 제공
쿠베버트는 2017년 구글, 레드햇 등이 쿠버네티스에서 가상머신을 컨테이너처럼 사용하고자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픈소스로 공개됐다. 이후 2019년 9월 클라우드 네이티브 컴퓨팅 재단(CNCF)의 샌드박스 프로젝트로 출발해 2022년 4월 CNCF 인큐베이팅 프로젝트로 발전했다. 2023년 7월에 드디어 ‘쿠베버트 버전1.0’이 출시됐다.
쿠베버트가 가상화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24년 초다. 당시 브로드컴은 VM웨어(VMware)를 인수한 후 제품군과 가격정책을 전면 개편했다. 당시 VM웨어의 여러 가상화 제품들이 ‘VM웨어 클라우드 파운데이션(VCF)’과 ‘VM웨어 V스피어 파운데이션(VVF)’ 등 2종으로 통합됐다. 기존 VM웨어의 영구 라이선스 판매가 중단됐으며, 일괄적으로 모든 라이선스가 구독제로 전환됐다. 업계 관계자는 “다년 계약 시 할인을 받을 수 있지만 기존 이용자의 경우, 어떤 제품을 사용했는지에 따라 비용이 2배에서 많게는 10배까지도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당시 일부 기업에서는 컨테이너 기술을 도입하고 있었지만,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는 아직 컨테이너 활용이 지금처럼 활성화되기 전이었다”며 “이미 중요한 워크로드가 VM 기반 시스템 위에서 운영되고 있었고, VM웨어의 솔루션들이 기업의 복잡한 요구사항을 충실히 반영하면서 가상화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격정책의 변화는 고객사들이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을 본격적으로 고려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이 과정에서 하나의 대안으로 쿠베버트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쿠베버트는 쿠버네티스의 최소 관리 단위인 포드(Pod) 안에 배치되며, 기존 컨테이너 대신 VM을 포드에 탑재해 관리하는 구조다. 하이퍼바이저 역할을 수행하는 커널 기반 가상 머신(KVM)은 리눅스(Linux) 커널에 직접 내장돼 동작하며, 이 위에서 가상화 환경이 구현된다. 실제로 VM을 구동하는 프로세스는 QEMU가 담당하고, VM의 생성 및 제어를 지원하는 백엔드 라이브러리로는 Libvirt가 함께 탑재된다.
한국레드햇 김종규 상무는 “과거의 가상화 환경과 쿠베버트의 가장 큰 차이는 이러한 프로세스들을 ‘어디에서 관리하느냐’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쿠베버트는 쿠버네티스 생태계 내부에서 동작하기 때문에, 컨피그맵(ConfigMap), CSI(Container Storage Interface), CNI(Container Network Interface) 등 쿠버네티스가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과 컴포넌트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쿠베버트 기반 VM은 쿠버네티스의 관리 체계를 그대로 따르는 현대적인 가상화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쿠베버트의 세부적인 구성 요소를 더 살펴보면 먼저 ‘버트 컨트롤러(Virt Controller)’는 가상머신의 생명주기를 총괄하며, 생성·삭제·업데이트 등의 작업을 담당한다. ‘버트런처(Virt-Launcher)’는 각 VM을 자동으로 가동하는 컴포넌트로, VM이 배포된 노드에서 동작한다. ‘버트 핸들러(Virt-Handler)’는 VM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쿠버네티스에 보고하는 역할을 한다.
쿠베버트는 VM과 컨테이너, 서버리스 환경이 혼재된 복잡한 애플리케이션 환경에서 통합된 플랫폼을 제공해 운영 복잡성을 줄이고, 애플리케이션 제공 속도를 향상시키는 등의 장점이 있다. 오픈클라우드플랫폼얼라이언스(OPA)에서 발표한 ‘2024 K-PaaS 기술 트렌드 리포트(2)’에 따르면 쿠베버트의 주요 장점으로 △플랫폼 일원화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능 적용 △컨테이너화 △윈도우(Windows) 응용프로그램 활용 등이 꼽혔다.
특히 쿠베버트는 별도의 컨테이너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쿠버네티스의 주요 기능들을 VM에 직접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원 사용량에 따른 VM 자동 스케줄링, 지속적 통합 및 배포(CI/CD) 파이프라인을 활용하고, VM 생성 자동화, VM 상태 모니터링 기반의 자동 복구(Auto-Healing) 등이 지원된다. 이처럼 쿠버네티스의 정교한 자원 관리 메커니즘을 활용하면 인프라 자원 낭비를 줄이고 총소유비용(TCO)도 절감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