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웹서비스(AWS)코리아 김훈 솔루션즈 아키텍트

아마존웹서비스(AWS)코리아 김훈 솔루션즈 아키텍트

김훈 솔루션즈 아키텍트는 금융 고객의 클라우드 도입을 기술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웹3, 애플리케이션 현대화에 대한 기술적 관심을 고객들과 공유하고자 ‘현대화 프리퀼(Modernization Prequel)’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고 있다.

[아이티데일리] 

웹(Web)3은 중앙화된 권력에 의존하지 않고 개인이 자신의 데이터와 권리를 소유함으로써 커뮤니티가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철학을 담고 있다. 그러나 현재 웹3 철학이 기술적으로 구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성형 AI의 부상으로 인해 점차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생성형 AI는 웹3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생성형 AI와 NFT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챗지피티(ChatGPT)로 상품화돼 대중에 공개된 이후, 많은 사람들은 이를 생성형 AI와 동일시하고 있다.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즉시 원하는 답변을 생성하고, 나아가 이미지나 음악, 동영상 등 멀티모달 콘텐츠까지 제작해낸다.

그러나 높은 퀄리티의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는 수많은 프롬프트를 반복적으로 테스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제기되는 질문이 있다. “잘 만들어진 프롬프트는 누가 소유하는가?”, “프롬프트의 원작자를 표현할 방법은 없을까?”와 같은 물음이다. 이러한 물음으로부터 ‘서비스형 프롬프트(Prompt as a Service)’라는 개념이 탄생했으며,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프롬프트를 NFT화하자는 움직임도 등장했다.

NFT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실물 자원의 소유권을 기록하는 수단보다 디지털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는 목적으로 많이 활용됐다. 당시에도 디지털 자산은 여전히 사람이 직접 만들어야 하는 노력이 필요했다.

반면 생성형 AI는 이러한 패러다임을 변화시켜 누구나 프롬프트만으로도 예술 작품을 창작하고 디지털 자산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물론 생성형 AI가 만들어내는 작품의 저작권 문제는 해결해야 할 숙제다. 그러나 생성형 AI가 창작에 필요한 기술적 장벽을 낮추고, 웹3 기술이 소유권을 바탕으로 생산자와 구매자 사이의 수익 공유 모델을 구축하는 역할을 함께 수행할 수 있다.

실제로 이러한 움직임은 기술 표준에도 반영되고 있다. NFT의 기술적 기반이 된 ‘ERC-721: Non-Fungible Token Standard’를 확장해, AI 생성 콘텐츠에 특화된 ‘ERC-7007: Verifiable AI-Generated Content Token’이 제안되기도 했다. 생성형 AI와 NFT의 결합은 창작의 민주화와 디지털 소유권이라는 두 가지 혁신을 통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프롬프트 자체가 가치 있는 자산으로 인식되고, 창작 과정의 투명성과 검증 가능성이 보장될 수 있다. 앞으로 기술적, 법적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며 디지털 창작 생태계는 더욱 다양하고 풍부한 모습으로 진화할 것이다.

미드저니 NFT 프롬프트 사례 (출처: openart.ai/blog/post/midjourney-prompts-for-nft)

RAG와 웹3

생성형 AI는 기대 이상의 성능으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하고 있지만, ‘모르는 줄도 모르는(Unknown unknowns)’ 환각(Hallucination) 현상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다행히 최신 모델(State-of-the-Art)이 지속적으로 등장하면서 이 문제는 점차 해결되고 있다. 환각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정보의 부족이다.

특히 모델 훈련 완료 이후에 생성된 정보나 인터넷에 공개되지 않은 내부 데이터에 관한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RAG(Retrieval Augmented Generation, 검색 증강 생성)는 답변 생성 전 관련 정보를 먼저 검색해 참고함으로써 정확도를 높이는 접근법이다. 이 기술은 특히 최신 정보나 전문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웹3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인 STO(Security Token Offering, 토큰증권)는 방대하고 다양한 상품 정보를 다루는 영역이다. 기존 주식시장에서 증권사들이 분석 리포트를 제공하듯, STO 시장에서도 투자자들에게 깊이 있는 분석이 필요하다. 그러나 STO가 일반화될수록 상품의 다양성과 복잡성은 더욱 증가한다. RAG 기반 생성형 AI는 이러한 환경에서 다음과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 방대한 상품 정보에서 투자자 맞춤형 데이터 추출
● 리스크 평가 및 성과 예측을 통한 의사결정 지원
● 투자 전략 수립을 위한 심층 분석 제공

에이전틱 AI를 활용한 투자 어드바이저 데모 (출처: genai.fsi.kr)

순수 웹3 관점에서도 RAG의 활용 가치는 상당하다. 블록체인의 실시간 트랜잭션, 스마트 컨트랙트 코드, 이벤트 로그 등 방대한 데이터는 RAG의 이상적인 적용 대상이다. 블록체인 데이터는 공개돼 있으나 그 방대한 양과 복잡성으로 인해 일반 사용자가 유의미한 정보를 추출하기 어렵다.

분산 금융(디파이, DeFi) 영역에서 다음의 활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 실시간 온체인 데이터 분석을 통한 시장 인사이트 제공
● 복잡한 스마트 컨트랙트 로직을 일반 사용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석
● 잠재적 리스크 요소 식별 및 경고

디파이가 데이터 탈중앙화의 모델을 제시한다면, RAG 기반 생성형 AI는 정보 접근성 측면에서 혁신을 가져온다. 전문가와 일반 투자자 간의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고, 모든 참여자에게 공정한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한다. RAG 기술은 웹3와 STO 생태계에서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복잡한 금융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핵심 도구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MCP와 오라클 문제 그리고 프라이버시

오라클 문제는 블록체인이 자체적으로 외부 세계의 정보를 알 수 없어, 스마트 컨트랙트가 외부 정보를 필요로 할 때 ‘오라클’이라는 중재자를 통해 정보를 받아야 하는 딜레마를 일컫는다. 오라클이 거짓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중앙화된 오라클은 신뢰성을 해치고 보안 위험이 있으며 해킹 등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생성형 AI는 외부 세계로의 확장성에 대한 해답으로 MCP(Model Context Protocol)를 내놓았다. MCP는 앤트로픽이 2024년 11월에 발표한 개방형 프로토콜로, 에이전틱 AI(Agentic AI)가 일관된 상태(Context)를 공유해 이를 바탕으로 추론을 할 수 있게 한다.

MCP는 오라클 문제를 근본적으로 대체하기는 어려우나, 오라클의 신뢰성과 투명성 문제를 완화하는 기대를 해볼 수 있다. 에이전트(Agent)가 MCP를 통해 데이터를 가져올 때, 어떤 API에서 언제 어떤 경로로 얻었는지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면 오라클보다 훨씬 더 검증 가능한 기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여러 에이전트로부터 유입되는 정보에 대한 추론 경로(Reasoning Trace)와 API 호출 로그를 바탕으로 설명 가능성을 확보하며, 수집된 기록에 대한 디지털 서명을 기록하면 신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상호 모순된 데이터를 가져올 때도 Agent 간 상호 검증과 오류 정정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한편으로 MCP의 암호화 작업과 디지털 서명에 필요한 프라이버시를 보장하기 위해 엔클레이브(Enclave)를 활용할 수 있다. 엔클레이브 기술은 HW 수준에서 격리된 보안 영역을 제공해 외부에서 접근할 수 없는 환경에서 데이터 처리를 가능하게 하므로, 프라이버시 보호 측면에서 매우 활용도가 높다.

에이전트가 암호화 작업이 필요할 때 암호화키를 직접 읽게 되면 모델을 통해 암호화키가 유출되거나, 툴의 암호화 과정에서 중요 정보가 노출될 위험이 있다. MCP 서버는 엔크레이브에게 암호화 작업을 위임해 암호화 및 디지털 서명에 필요한 암호화키를 엔클레이브 내부에서 생성하고 저장함으로써 키가 메모리에 노출되는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보안성을 크게 향상시킨다.

MCP 아키텍처 (출처: medium.com/@nirdiamant21/model-context-protocol-mcp-explained-6dcdc8dc3d44)

맺음말 : 프라이버시와 혁신의 균형- 생성형 AI와 웹3의 상생적 관계

생성형 AI는 그 혁신적인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프라이버시 측면에서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대규모 학습 데이터에서 비롯되는 개인정보 활용 문제, 사용자 프롬프트에 포함된 민감 정보의 처리, 모델이 학습 데이터를 기억하거나 재생산할 가능성 등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우려사항이다. 특히 중앙화된 AI 서비스 제공자에게 데이터 통제권이 집중되면서, 사용자들은 자신의 정보가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한 투명성과 선택권을 상실하고 있다.

웹3는 사용자의 데이터 주권을 명확하게 하고,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않아도 영지식증명을 통해 모델이 필요한 정보를 암호학적 방법으로 제공할 수 있다. 또 탈중앙화된 신원 관리(DID)로 필요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공개하고, 모델이 어떤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는지 감사하고 추적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

생성형 AI와 웹3의 결합은 프라이버시와 혁신 사이의 제로섬 게임이라는 오래된 관념을 깨뜨릴 수 있다. 개인정보 보호가 강화될수록 사용자 신뢰가 높아지고, 이는 더 많은 품질 높은 데이터의 안전한 공유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AI 발전에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이러한 통합 비전은 단순한 기술적 해결책을 넘어, 디지털 환경에서 인간의 자율성과 존엄성을 존중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생성형 AI의 창의적 잠재력과 웹3의 사용자 중심 철학이 만나는 지점에서, 우리는 프라이버시를 희생하지 않으면서도 기술 혁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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