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영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 지사 두고 동남아에서 공동 프로젝트 수행
‘AI 굴기’ 중국 정부 전폭 지원 아래 신흥국 뿌리내리기 시도
[아이티데일리] 중국의 ‘AI 굴기’가 미국을 위협할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 딥시크(DeepSeek)의 생성형 AI 모델 R1이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데 이어 이번에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AI 스타트업 지푸(Zhipu)AI가 글로벌 AI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생성형 AI 선두주자인 오픈AI도 블로그 게시글을 통해 “베이징의 지원을 받는 지푸AI가 주목할 만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고 CNBC가 전했다.
오픈AI는 게시글에서 중국 스타트업 지푸가 전 세계 정부에 AI 인프라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AI 모델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많이 들리지만, 중국 공산당(CCP)이 전 세계 정부에 자국 AI를 도입하게 만드는 진전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오픈AI는 글로벌 AI 선두 경쟁에서 중국이 내세우고 있는 저평가된 스타트업을 주시하고 있는데, 그 스타트업은 딥시크가 이 아니라 바로 지푸AI다. 오픈AI는 블로그에서 지푸AI는 세계적으로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19년 설립된 지푸AI는 중국 언론에서 ‘AI 타이거’ 중 하나로 불린다. 이는 미국과 경쟁하고 미국 기술 의존도를 낮추려는 중국의 핵심 전략으로 평가받는 대규모언어모델(LLM) 유니콘 기업을 의미한다.
또 다른 ‘AI 타이거’인 딥시크가 올해 1월 R1 모델을 출시한 뒤 국제적으로 주목받았지만, 오픈AI는 오히려 지푸AI의 해외 확장과 중국 정부와의 밀접한 관계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푸AI는 중국 내 여러 지방 정부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오픈AI는 “지푸AI 경영진은 리창 총리를 비롯한 중국 공산당 간부들과 자주 소통하고 있다”고 전하며, 국가 지원 투자의 규모를 14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했다.
지푸AI는 현재 중동, 영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 여러 국가에서 ‘혁신 센터’ 공동 프로젝트도 운영 중이다.
이런 요소들로 인해 지푸AI는 중국의 ‘디지털 실크로드(Digital Silk Road)’ 전략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할 수 있으며, 이는 전 세계 정부에 AI 인프라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오픈AI는 “중국의 전략적 목표는 미국이나 유럽 등 경쟁국들이 진입하기 전에 신흥 시장에 중국의 시스템과 표준을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책임 있고 투명하며 감사 가능한’ 중국식 AI를 뿌리내려 지배력을 넓히려 한다는 것이다.
오픈AI의 언급에 대해 지푸AI는 반응하지 않았지만, 지푸AI의 류더빙 회장은 “중국의 AI 기술력이 세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푸AI의 움직임은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오픈AI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UAE 방문 중 오픈AI, 오라클, 엔비디아, 시스코 등이 참여하는 ‘스타게이트 UAE AI 캠퍼스’ 건설 등 200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2026년 완결될 예정이다. 스타게이트는 오픈AI가 아부다비 투자사 MGX 및 일본 소프트뱅크와 함께 지난 1월 발표한 5000억 달러 규모의 민간 AI 투자 프로젝트다.
이번 달에는 오픈AI가 미 국방부와 2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해 AI 도구를 제공하기로 했고, 미국 공공 부문 전반에 AI 도구를 공급하는 ‘오픈AI 포 거버먼트’ 프로그램도 출범했다.
지푸AI의 경우 중국군과 협력해 군 현대화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미 상무부는 지난 1월 지푸AI를 거래제한 목록(Entity List)에 추가했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이다.
한편 지푸AI는 IPO를 위한 초기 단계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기업 가치는 이미 200억 위안(약 27억 8000만 달러)로 평가된 바 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