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배출 없어 기후 변화 대응 운송 솔루션으로 부상
유독성 및 주입 인프라 확보 어려워 실제 출시 가능성은 높이 않아

중국 GAC의 R&D 센터. 사진=GAC
중국 GAC의 R&D 센터. 사진=GAC

[아이티데일리] 가솔린, 디젤, 수소, 전기 배터리… 자동차를 구동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원들이다. 그런데 중국에서 액화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하는 새로운 자동차 엔진이 개발됐다고 세계 엔지니어 공동체 원더풀엔지니어링이 전했다.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광저우자동차그룹(GAC)은 암모니아를 자동차 연료로 사용하는 파격적이고 논란의 여지가 큰 행보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암모니아 엔진은 2023년 프로토타입으로 공개됐으며, 당시 GAC는 가솔린 엔진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이 90% 줄었다고 언급했다. GAC는 암모니아 엔진이 상용화 단계로 진입했으며, 현재 중국 정부와 상용화를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더풀엔지니어링은 이 소식을 전하면서 자동차 업계를 뒤흔들 지각 변동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신선하고 대단한 아이디어라는 평가와 달리 실제 상용화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많다. 암모니아 자체가 인체에 해로운 독성 물질인데다가 주유소와 같은 공급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암모니아 엔진 개발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환경 영향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등장했다. 화석연료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면서,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들은 친환경적인 기술을 채택하기 위해 경쟁 중이다. 전기차, 수소 연료전지, 바이오 연료 등이 대표적인 대안으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중국이 여기에 암모니아라는 또 다른 선택지를 제시한 것. 다소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분명한 이유가 있다.

암모니아는 일반적으로 비료에 사용되는 화합물이지만, 압축하거나 냉각해 액체로 만들면 연료로도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선박과 열차에서는 이미 사용된 바 있다. 그러나 도로를 주행하는 승용차에 암모니아를 사용한다는 아이디어와 개발은 이번이 처음이다.

GAC는 홈페이지에서 “자사의 새로운 엔진이 순수 액체 암모니아만으로 작동할 수 있으며, 전기 배터리에 의존하지 않고도 청정 운송 수단으로 나아가는 하나의 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암모니아의 가장 큰 장점은 연소 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염과 탄소 배출이 여전히 심각한 중국에서는 이런 기술이 운송 부문에서의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또한 암모니아 엔진은 충전 시간, 겨울철 주행 거리 제한 등의 문제를 겪고 있는 전기차에 대한 대안으로도 주목받을 수 있다.

그러나 암모니아 연료 엔진 기술에는 심각한 단점이 하나 있다. 환경 측면에서는 희망적이지만, 극도로 독성이 강하다는 점이다. 암모니아 누출이 발생할 경우, 흡입이나 피부 접촉을 통해 인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이 한 가지 만으로도 승용차 적용에 대한 안전 우려가 제기된다. 또한 암모니아는 가솔린만큼 에너지 밀도가 높지 않아 같은 거리를 주행하는 데 더 많은 양이 필요하다. 액화 암모니아 차량을 상용화하려면 암모니아를 안전하게 저장하고 주입할 수 있는 새로운 인프라가 반드시 필요하다.

GAC도 이런 문제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밝힌다. GAC는 홈페이지에서 “자사의 암모니아 엔진 기술을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기술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공공기관 및 민간과 협력해 암모니아 충전소 등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초기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기술이 아직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미래 청정에너지 운송 수단의 다양화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암모니아 자동차가 실제로 상용화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 개념은 위험 요소도 있지만, 기존 연료를 넘어 기후 위기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탐색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GAC가 안전성과 인프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암모니아 엔진이 휘발유, 디젤, 심지어 전기까지 대체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상용화까지는 다소 먼 이야기일 수 있지만, 정부(중국공산당)의 입김과 정책이 바닥까지 일사불란하게 영향을 미치는 중국에서는 가능한 솔루션일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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