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가장 심각…시 전체 면적의 12% 이상에서 연간 10mm 이상, 국소적으로 최대 50mm 가라앉아
[아이티데일리] 전 세계적으로 대도시의 지반 침하가 심각하다. 특히 미국이 심각해 수천만 명이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가 많은 대도시에서의 지반 불안정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불안을 더한다.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 계열의 온라인 저널인 네이처 시티즈에 실린 최근 논문에 따르면 전 세계 유명 대도시의 지반침하는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베네치아(이탈리아) 방콕(태국) 뉴올리언스(미국) 자카르타(인도네시아) 베이징(중국) 테헤란(이란) 찰스턴(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등이 대표적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논문은 초점을 미국 전역의 가장 인구가 많은 28대 도시에 맞추었다. 이들 도시의 인프라 붕괴에 대한 경고의 성격이 짙다.
위성 데이터의 최신 분석으로 미국 28대 도시 전부에서 지반침하 현상이 확인됐다. 미국 전체 인구의 약 12%에 해당하는 3400만 명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다. 지반침하의 직접적인 원인은 지하수를 무분별하게 퍼올린 탓이다. 이로 인해 대수층의 대부분이 붕괴해 지층이 압축됐다고 한다.
◆ 연간 2~10mm씩 침하
논문에 따르면 뉴욕, 댈러스, 포트워스의 도시권, 휴스턴과 시애틀 등 미국 대도시권의 도시지역의 경우 지반이 연간 2~10mm의 빠른 속도로 내려앉고 있다.
위성 데이터는 28대 도시 모두에서 도시 면적의 적어도 20%가 침하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 중 25개 도시의 경우 65% 이상에서 지반침하가 확인돼 문제가 훨씬 심각하다.
28개 도시는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휴스턴, 피닉스, 필라델피아, 샌안토니오, 샌디에이고, 댈러스, 잭슨빌, 오스틴, 포트워스, 새너제이, 콜럼버스(오하이오), 샬럿, 인디애나폴리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덴버, 오클라호마시티, 내슈빌, 워싱턴DC, 엘파소, 라스베이거스, 보스턴, 디트로이트, 포틀랜드(오리건), 멤피스다.
특히 건조물에 피해를 미칠 위험성이 높은 지역의 위험평가 시험에서는 고위험 지역과 초고위험 지역에 2만 9000동이 넘는 건물이 있었다. 이 지역은 얼마 안 되는 지반침하에도 건물, 도로, 교량, 댐 등의 구조적 건전성이 위협받는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 위성 레이더로 지표변화 측정
이 연구는 유럽우주기구(ESA)의 지구관측위성 센티넬 1에 탑재된 합성개구레이더(SAR)로 관측된 이미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것이다. 센티넬 1 위성군은 세계 주요 도시와 함께, 인구 60만 명 이상의 미국 도시 모두의 지표 변화를 데이터로 제공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를 이용해 대도시의 지반침하 고해상도 지도를 만들었다.
해당 기술은 해빙의 변화, 기름 유출, 토지 이용의 변화 등의 측정에도 자주 이용되고 있다.
연구진으로 미국 버지니아공대 지구관측혁신연구소의 레너드 오첸헨 박사는 “작은 변화라도 시간이 거듭될수록 축적되면 도시 시스템의 약점이 증폭돼 홍수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 가장 위험한 도시는 휴스턴
28개 도시 중 가장 급격하게 지반이 내려앉은 곳은 휴스턴이다. 도시 면적의 12% 이상에서 연간 침하가 10mm를 넘었고, 국소적으로는 최대 50mm나 가라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텍사스주 포트워스와 댈러스도 이를 따르는 속도로 침하가 진행되고 있다. 뉴욕 라과디아 공항 주변과 라스베이거스, 워싱턴DC, 샌프란시스코에서도 국소적으로 급격한 지반침하가 벌어지고 있다.
도시 전체로 보면 9개 도시(뉴욕, 시카고, 휴스턴, 댈러스, 포트워스, 콜럼버스, 시애틀, 덴버)에서 면적 가중평균 침하율이 연간 2mm를 넘었다.
◆ 지반침하의 원인
인구밀도와의 비교 분석 결과, 침하 지역에 사는 인구의 60%가 8개 도시(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피닉스 휴스턴 필라델피아 샌안토니오 댈러스)에 몰려 있다. 이들 도시에서는 2000년 이후 대규모 홍수가 모두 90회 이상 발생했으며, 이는 지반 저하가 원인 중 하나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논문에 따르면, 미국 대도시에서의 지반침하의 80%는 지하수 퍼올림에 기인하고 있다. 도시의 급성장에 따라 지하수층에서 담수를 퍼올리는 양이 급증한 반면, 지하수 보충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텍사스주에서는 석유나 가스의 채굴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오첸헨은 “도시가 성장할수록 지반침하 지역이 확대될 것”이라며 “긴 안목으로 보면, 지반침하로 인해 도시 인프라의 안전 한계 내력을 넘는 부하가 걸릴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