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업체들 가운데 해외 진출을 진행 중인 업체들은 글로벌화로 강하게 무장해야만 현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일부 IT업체들은 현지 인력을 고용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현지 파트너를 찾아 현지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현지인을 법인 대표로 선임하는 업체들은 드물다.
티맥스소프트의 일본 법인이 CA에서 일했던 일본인이라는 점을 제외하고 핸디소프트가 현재 공석인 미국 법인대표를 현지인으로 물색한다고 알려진 정도다. 소프트웨어 업체보다 더 먼저 해외 시장에 진출했던 SI업체들은 아예 현지인의 법인 대표를 고려하지 않는 실정이다.
삼성SDS의 해외 담당자는 “삼성SDS 차이나의 사장을 중국인이 맡으면 한국의 삼성SDS 엔지니어들이 중국에 파견 나가는 것을 꺼려한다”고 말했다. 한국 회사의 사장을 중국인이 하는 것도 내키지 않지만 중국인 사장을 따르는 것도 못마땅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련자들은 “이들 큰 기업들마저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게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국내 IT업체들이 그동안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려웠던 요인 가운데 하나는 현지 인력의 고용에 실패했다는 점이다. 영업과 마케팅에 현지 인력을 두는 것 이외에 기술, 관리, 임원급까지 모두 현지인들로 고용해야 하는데 이러한 노력은 부족했다. 중국 IT인력 수준이 한국보다 낮을 수는 있다.
그러나 과거 글로벌 IT업체들이 한국 시장에서 국내 인력들을 채용해 교육하고 훈련시켰던 것처럼 우리도 같은 과정을 겪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투자 없이 협력사를 통해 사용자 컨퍼런스를 몇 번 개최했다고 해서 현지화를 실현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한국IBM은 한국 시장의 GDP에 기여하는 한국 회사다. 즉 IBM이라는 글로벌 기업이 한국 회사라는 데는 인정하면서 삼성SDS 차이나가 중국 회사라고 한다면 이에 대해서는 거부 반응을 한다. 우리나라 대다수 국민의 기본적인 정서라고 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 법인에는 말레이시아 사람을, 태국 법인에는 태국인을 사장으로 영입하는 것이 현지화의 시작이고 글로벌 시대에 걸 맞는 자세라고 본다.
국내 엔지니어들도 이들 나라의 현지 법인에 가서 기술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풍토가 자리 잡아야만 진정한 글로벌화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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