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등 한국 기업들과 협력 강화
지난해 배터리 생산 단가 kWh당 60달러 절감, 올해 30달러 더 낮춰

사진=GM
사진=GM

[아이티데일리] 리튬이온 배터리는 전기차(EV)에서 화석연료 차량의 내연기관 역할을 한다. 전기자츼 제작 및 판매, 구동 방식을 정의하는 핵심 요소이다. 그러나 신차 개발에 수년의 기간과 수십억 달러의 비용이 소요되는 휘발유 또는 경유 엔진과 달리, 잘 설계된 배터리 플랫폼은 훨씬 적은 비용과 시간으로 훨씬 많은 전기차 개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이 전략을 현명하게 실행하고 대규모로 확장하면 하나의 전기차 아키텍처만으로도 전체 라인업을 커버할 수 있어 비용을 대폭 줄이고 개발 속도를 높이며 장기적으로는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GM(제너럴 모터스)은 이 전략을 단순히 수용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사실상 회사의 모든 역량을 여기에 걸고 있다고 인사이드EV가 전했다.

블룸버그가 최근 발표한 GM의 EV 전략 심층 보도에 따르면, GM의 미국 내 배터리 사업은 이미 테슬라보다 더 많은 배터리 셀을 생산하고 있으며, 아직 공장들이 최대 가동 상태도 아니다. 그만큼 방대하고 확장성이 높다는 얘기다.

GM은 테네시주 내슈빌 외곽에 위치한 ‘얼티엄 셀(Ultium Cells)’ 배터리 공장에 23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 공장은 축구장 5개 크기의 규모로 주 7일 하루 24시간 가동된다. 이곳에서는 시간당 5000개의 배터리 셀이 생산된다.

또 다른 23억 달러 규모의 공장이 오하이오주 로즈타운에도 있으며, 이곳에서도 대량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 중이다. 두 공장 모두 GM과 한국 최대의 배터리 기업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투자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쉐보레 이퀴녹스(Equinox) 전기차, 캐딜락 리릭(Lyriq) 등 미국에서 점점 인기를 높이고 있는 전기차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의 일부분은 가격 경쟁력에서 비롯된다. 특히 이퀴녹스 전기차가 그렇다. 올해 초 열린 블룸버그NEF 서밋에서 테슬라의 전 배터리 책임자였으며, 현재 GM의 배터리 및 동력 시스템 책임자인 커트 켈티(Kurt Kelty)는 GM이 지난해 배터리 생산 단가를 킬로와트시(kWh)당 60달러 절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2025년까지 생산량 확대와 제조 수율(결함 없이 생산되는 제품 비율) 개선을 통해 추가로 30달러 더 낮추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GM이 이 목표를 달성하면, 1kWh당 약 100달러 수준에 도달하게 되며, 이는 2023년 대비 50% 절감한 수치다. 심지어 테슬라보다 저렴해질 가능성도 있다. 참고로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중국의 평균 배터리 팩 가격은 kWh당 94달러이다. 다시 말해 GM은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전기차 시장에 거의 근접한 셈이다.

물론 아직은 그 수준에 완전히 도달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블레이저 전기차와 이퀴녹스 전기차의 배터리 팩 가격은 약 1만 3000달러로, GM이 기존 내연기관차 엔진과 변속기에 들이는 비용보다 훨씬 높다. 여전히 큰 비용 격차를 줄여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GM은 현재 사용 중인 배터리 모듈에서 각형(prismatic) 셀로 전환할 준비를 하고 있다. GM은 지난해 삼성SDI와 35억 달러 규모의 합작 투자를 통해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640에이커(약 260만㎡) 규모의 각형 셀 공장을 건설 중이다. 각형 셀은 직사각형 벽돌 모양으로, 전기차의 공간 낭비 없이 잘 맞물려 장착되며, 무게 감소와 주행 거리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 공장은 원래 내년에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2027년으로 연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M의 전기차 투자는 이제 되돌릴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 규모와 범위, 그리고 투자 수준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정치적, 규제적 변수들이 단기적으로 사업 속도를 늦출 수는 있겠지만, GM의 장기적인 전기차 전환 계획은 사실상 확정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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