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훈련용 데이터 사용에 대해 ‘거부할 수 있는 권한’ 부여돼야” 주장
사이버 보안이나 정보 생태계 강화에 대한 방대한 추가 연구 필요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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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데일리] 첨단 AI 분야에서 일하는 연구자들은 일반 대중보다 AI의 미래에 대해 훨씬 더 낙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AI 분야의 연구자 426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54%가 AI 기술이 위험보다 이익을 더 많이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반면 영국 통계청(ONS)이 수집한 영국 대중 대상 설문 조사에서는 13%만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전문가에 대한 설문 조사는 영국 런던대학교가 주도해 수행했으며, 연구진이 ONS 통계와 비교한 분석 결과는 네이처지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설문은 미국, 인도, 중국 등 전 세계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됐다.

해당 분석에서는 그러나 전문 연구자들 역시 허위 정보, 데이터 활용, 사이버 범죄에 있어 AI의 역할에 대해 일반 대중과 비슷한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 설문조사에서 연구자의 77%, 일반 대중의 68%가 AI가 허위 정보 확산이 문제를 일으킨다고 응답했고, 65%의 연구자와 71%의 대중은 기술 기업이 사람들의 개인 데이터를 동의 없이 사용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일부 정부는 이런 우려를 고려해 AI 훈련용 데이터 사용에 대해 개인이 ‘거부(opt-out)’할 수 있는 권리를 도입하려는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옥스퍼드대학교 AI 거버넌스 전문 로버트 트레이거 소장은 “AI 시스템이 사이버 보안이나 정보 생태계를 어떻게 강화할 수 있는지 이해하려면 방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그래야 규제 방안도 올바르게 만들어진다”고 지적했다.

AI가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방식에 대해서는 75%의 연구자가 “AI가 학습 접근성을 높일 것”이라고 했고. 57%는 의료 서비스 접근성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응답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결과는 전체 AI 과학자의 3분의 1도 안 되는 응답자들이 “AI는 가능한 한 빨리 개발되어야 한다”고 보았다는 점이다. 트레이거 소장은 이를 “위험 완화를 위한 신중한 접근을 원한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연구자들은 AI 모델을 훈련시키기 위해 개인 데이터를 사용하는 문제에 대해 특히 민감하게 반응했다. 수백만 명의 책과 논문이 무단 복제되어 AI 모델 훈련에 사용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식 재산권 침해 문제가 제기됐다. 단 25%의 연구자만이 “공개된 데이터를 기업이 자유롭게 사용해도 된다”고 했고, 거의 절반에 달하는 연구자는 “AI 기업이 데이터를 사용할 경우 명시적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AI 연구자들은 AI 개발에 있어 대중 참여가 필요하다고 봤지만, 이는 훈련이나 개발 자체보다는 AI의 영향과 규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옥스퍼드대 AI 과학자인 에카테리나 허토그는 “이번 설문은 연구자들이 사용자의 현실을 반영하는 AI 기술을 만들기 위해 대중과 더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는 데에 폭넓은 공감대가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AI 연구자들은 범용 인공지능(AGI), 즉 인간처럼 폭넓은 지능을 가진 AI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견이 갈렸다. 절반은 AGI 실현 가능성에 부정적이었고 21%만이 AGI 실현이 불가피하다고 강하게 확신했다. 이는 AGI가 몇 년 안에 실현될 수 있다고 보는 기술 업계의 낙관론과는 차이가 있다.

한편, 이와 유사한 결과를 보여주는 설문 결과도 다수 존재한다.

이달 처 뉴리서치센터가 조사해 홈페이지에 공개한 설문 조사 결과에서는 AI 전문가의 76%가 AI가 개인에게 이익을 줄 것으로 보는 반면, 미국 성인의 24%만이 그렇게 생각했다. 반면 일반 대중은 AI가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우려를 더 많이 가지고 있으며, AI에 대한 신뢰도 낮은 편이었다. 전문가와 대중 모두가 AI의 오용, 개인정보 남용, 사이버 범죄 등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

2​778명의 AI 연구자를 대상으로 한 AI임팩트의 조사에서 48%는 AI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았으며, 36%는 중립적, 16%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더버지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퓨리서치센터와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AI 전문가의 약 75%는 AI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지만, 일반 대중은 25%만이 같은 견해를 보였다. 다수의 대중은 AI 기술과 이를 규제하는 기관에 대한 신뢰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의 연구에서도 전문가들은 AI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위험을 낮게 보는 경향이 있는 반면, 대중은 위험을 더 크게 인식하고 있었다.

한국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60%가 AI가 잠재적으로 이익을 가져올 것으로 믿고 있었지만, 19.1%는 위험이 더 클 것으로 우려했다고 연합뉴스 등이 보도했다. ​

조사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사회 전반에서 다양한 의견과 우려가 존재함하며, 연구자와 일반 대중 간의 인식 차이는 정책 수립과 기술 개발 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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