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면역 체계의 탐지를 피하도록 ‘투명망토(invisibility cloak) 기술을 적용해 설계된 인간 뇌세포가 파킨슨병에 걸린 쥐의 근육 조절 능력을 성공적으로 회복시켰다. 파킨슨병 증상이 완화됐다는 의미다.
’투명망토‘ 기술이란 은닉하고자 하는 물체를 가려서 그 물체가 적외선이나 마이크로파 등 전자기파에 탐지되지 않도록 하는 은닉 기술을 말한다. 이번 연구는 쉽게 풀이해, 뇌에 파킨슨병을 유발하는 요인을 차단하는 기법을 적용한 것이다.
이 연구는 호주 멜버른 플로리 신경과학 및 정신 건강 연구소가 주도했으며 연구 결과는 셀스템셀(Cell Stem Cell)에 실렸으며 네이처 온라인판이 연구 결과의 요약글을 게재했다. 연구에 참여한 연구소의 클레어 패리시 박사는 "이는 모든 질병에 적용할 수 있는 단일 세포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거부 반응 방지 약물이 필요 없이 많은 질병을 치료할 수 있도록 누구에게나 이식할 수 있는 '보편적인' 세포주 개발을 향한 첫걸음이라는 평가다.
이 연구는 면역 체계로부터 세포를 '은폐'하려는 기존의 성과를 기반으로 한다. 세포 은폐는 제2형 당뇨병과 파킨슨병에서 심부전 및 실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환에 대해 테스트되고 있는 세포 대체 요법의 핵심 목표다. 감염 및 암 위험을 증가시키고 궁극적으로 접종자의 조직 손상을 유발해 수명을 단축시키는 면역억제제의 필요성을 없앨 수 있다.
세포가 면역 체계를 회피하는 것을 돕기 위해 연구진은 8개의 유전자를 변형해 활성을 증가시켜 면역 투명망토 역할을 하는 세포주를 만들었다. 이 유전자들은 모두 태반과 암세포가 면역 감시를 자연적으로 회피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동일한 유전자 조합으로 조작된 생쥐 배아줄기세포는 생쥐에 이식했을 때 면역 탐지를 피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생쥐 배아세포 대신 인체에서 발견되는 대부분의 세포로 발달할 수 있는 인간 만능줄기세포를 사용했다. 은폐 유전자를 조작한 후, 이 세포들은 파킨슨병 치료에 적합한 신경 세포로 분화했다. 연구진은 면역 체계를 인간 면역 세포로 대체한 생쥐에 이 신경세포를 주입했는데, 이 신경세포는 거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는 면역 탐지를 피할 수 있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신경세포의 기능을 확인하기 위해 파킨슨병 증상과 유사한 효과를 나타내는 신경독소를 투여한 쥐의 뇌에 신경세포를 주입했다. 이식 12주 후, 쥐의 근육 기능이 크게 개선되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신경과학자 로저 바커는 이 연구가 세포가 분화되고 정상적으로 기능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실험에는 8개의 면역 은폐 유전자 외에, 이식편이 암으로 발전할 경우 이식편의 성장을 막는 '자살 유전자' 역할을 하는 아홉 번째 유전자가 포함됐다. 두 효소의 유전자가 서로 연결된 구성의 이 자살 유전자는 간시클로비르라는 약물로 활성화될 수 있다. 연구진이 세포가 포함된 쥐에게 약물을 투여했을 때, 세포 분열이 중단돼 안전 조치가 제대로 작동했음을 보여주었다.
연구진은 앞으로의 과제 중 하나는 규제 기관이 많은 유전자 변형을 포함하는 세포 치료제를 승인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