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한발 다가선 AI…멀티모달 지나 AGI 시대로
[AGI 시대 ①] 룰을 넘어선 ‘학습’의 등장
[AGI 시대 ②] 문자로 소통하는 인간 수준인 ‘LLM’ 등장
[AGI 시대 ③] 자율성 갖춘 ‘에이전트 AI’ 등장…AGI로 전환기 돌입
[아이티데일리] 인공지능(AI)은 룰(Rule) 기반 시스템부터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딥러닝(Deep Learning) 등으로 혁신을 거듭해 왔다. 이 기술들은 업계에 충격을 줄 정도의 커다란 변혁이었지만, IT를 넘어 전 산업으로 확대되지는 못했다.
AI 패러다임이 본격적으로 변화한 기점은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부터다. 2023년 말 챗GPT(ChatGPT)라는 텍스트에 특화된 거대언어모델(LLM)이 등장하면서 기존 AI의 성능과 패러다임은 ‘생성형’으로 변화했다. 최근에는 AI가 인간을 넘어설 정도로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AI가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고, 현재 AI가 어디까지 왔는지 3회에 걸쳐 조명해 본다.
자율성 갖춘 ‘에이전트 AI’
멀티모달 AI가 인간 사고를 모방하며 발전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인간처럼 스스로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는 ‘자율성’이 강화된 신기술이 등장했다. 바로 ‘에이전트 AI’다. 에이전트 AI는 사용자의 목표를 이해하고 독립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며 결과를 도출하는 자율적인 시스템이다.
에이전트 AI가 갖는 LLM 및 멀티모달 AI와의 핵심 차별점은 바로 LLM을 기반으로 자연어 처리 능력을 갖추고 여기에 더해 외부 도구(API)를 호출하거나 복잡한 작업을 자체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기술은 IT 현업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으며, 비즈니스 프로세스 자동화, 고객 서비스 개선, IT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고 있다.
대표적인 오픈소스 도구로는 오픈AI가 공개한 오토GPT(AutoGPT)가 있다. 오토GPT는 사용자가 설정한 목표를 바탕으로 여러 하위 작업을 독립적으로 수행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새로운 제품 출시 전략을 작성하라”는 명령을 내리면, 오토GPT는 먼저 시장 조사를 수행하고 경쟁사 분석 데이터를 수집한 뒤 이를 바탕으로 전략 문서를 작성한다. 이 과정에서 오토GPT는 LLM과 API 통합 기능을 활용해 복잡한 작업을 자동화한다. 또한 사용자가 반복적인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고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오토GPT는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하며, 점점 더 정교하고 개인화된 결과를 제공한다.
에이전트 AI를 도입한 한 기업의 관계자는 “에이전트 AI를 활용해 효율성을 향상했다. 반복적이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작업을 자동화해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비밀번호 재설정이나 SW 설치와 같은 일반적인 요청을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비용 절감에도 효과가 있으며, 24시간 작동하기 때문에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에이전트 AI를 활용한다고 해서 인간 개입이 완전히 배제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에이전트 AI는 반복적이고 데이터 중심적인 작업을 자동화함으로써 인간 개입을 최소화한다. 하지만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에는 여전히 인간의 개입이 필요하다. 고객 상담 서비스에 적용된 AI 에이전트를 예로 들면, 자주묻는질문(FAQ)에 자동화된 응답을 제공하거나 NLP 처리를 기반으로 사람과 대화하는 것과 같이 의사소통할 수도 있다. 또 고객이 사진을 업로드 해 “문제가 있다”고 말하면 이미지를 분석하고 문제를 식별한 뒤 해결책을 제안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복잡한 문제해결이나 감정적 공감이 필요한 대화의 경우에는 인간 상담원의 개입은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에이전트 AI는 인간과 AI 간 역할 분담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에이전트 AI는 향후 더욱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복수의 글로벌 조사기관들에 따르면, 다중 에이전트 시스템(Multi-Agent Systems)을 통해 협업 능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여러 에이전트가 협력해 대규모 프로젝트를 관리하거나 복잡한 산업 공정을 최적화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5~10년 후 AGI 시대될 것” 전망
지금까지 룰 기반의 AI부터 머신러닝과 딥러닝을 거쳐, LLM과 멀티모달 AI, 에이전트 AI 등에 대해 살펴봤다. 룰을 기반으로 프로그래밍 언어로 입력하는 형태에서 사람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자연어 처리, 그리고 이를 토대로 생성된 트랜스포머 기반 LLM, 시청각 능력을 갖춘 멀티모달 AI, 자율성이 강화된 에이전트 AI까지 결국 발전 방향은 ‘인간을 모방’하는 데 있다.
SW 및 AI 업계 대부분의 관계자는 현재 AI 발전 단계를 ‘에이전트 AI’에 속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AI 기술은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특정 작업을 수행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의 목표를 이해하고 독립적으로 계획을 세워 여러 하위 작업을 수행하며 결과를 도출하는 자율적인 시스템으로 발전했다”면서 “현재 에이전트 AI는 글로벌 차원에서 IT를 넘어 법률, 농업, 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서 실질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에이전트 AI의 다음은 무엇일까.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부터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 등 업계를 주도하는 사람들 모두 앞으로 5년, 늦어도 10년 이내 AI가 인간 수준에 도달하는 수준인 범용인공지능(AGI)이 출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샘 올트먼 CEO는 “10년 내 AGI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기술적 진보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고, 일론 머스크 CEO는 “2026년까지 AGI가 가능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으며, 구글 딥마인드 허사비스 CEO는 “AGI는 5~10년 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도 “향후 2~3년 안에 인간보다 뛰어난 AI가 등장할 것”이라고 점쳤으며, 시스코의 지투 파텔 최고제품책임자 역시 “올해 AGI가 작동한다는 의미 있는 증거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AGI는 특정 작업에 국한되지 않고, 인간처럼 다양한 환경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상황에 적응할 수 있는 범용지능을 의미한다. 현재의 AI를 좁은 인공지능(Narrow AI)으로 가정하면, AGI는 인간의 사고와 학습 과정을 모방하는 강력한 인공지능(Strong AI)이라고 할 수 있다.
AGI와 기존 AI 간의 차이점은 일반화된 학습 능력과 적응력에 있다. 현재의 AI는 특정 작업에 최적화된 좁은 지능을 가지고 있지만, AGI는 다양한 작업 간 지식을 전이 학습(Transfer Learning)을 통해 새로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GI 기반 자율주행차는 미리 프로그래밍된 경로와 센서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최적의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또한 AGI는 자기 개선(Self-Improvement) 능력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고 성능을 지속적으로 향상할 수 있다.
AGI가 구현된다면 복잡한 문제해결과 창의적인 작업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국내 한 AI 기업 대표는 “과학 연구 분야에서 AGI가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새로운 가설을 제안하며 실험 설계를 자동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천문학에서 은하 형성 과정에 대한 새로운 이론을 제시하고, 암 연구와 관련해 유전자 데이터와 약물 반응 데이터를 결합해 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다. 자연재해 상황에서도 AGI는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대피 경로를 제안하거나 구조 활동을 조율할 수 있다”면서 “아마도 AGI가 현실화되면 헬스케어, 과학 분야에서 가장 먼저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AGI처럼 보이는 좁은 지능으로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대다수의 전문가는 AGI가 현실화되기 위해선 여전히 많은 기술요소들이 요구되고 있고, 그 중에서도 멀티 에이전트 AI의 발전이 시급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AGI가 출현하기 위한 핵심 요건은 AI가 목표 달성을 위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다양한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지능을 갖추는 것”이라면서 “여러 에이전트 AI 간 상호작용은 AGI 발전에 필수적이다. 단일 AI 시스템으로 현실 이해를 하는 데 한계가 있고, 여러 분야에 특화된 AI가 상호작용하는 방식으로 하나의 거대한 지능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있어야 AGI가 출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AI 관계자들 모두 AGI 다음 혁신으로 ‘초지능(ASI, Artificial Super Intelligent)’을 꼽고 있다. ASI는 인간의 지능을 모든 영역에서 초월하는 인공지능의 가설적 단계로, 현존하는 AI 기술의 최종 진화 형태다.
단순히 특정 작업에 특화된 ‘좁은 인공지능(ANI)’이나 인간 수준의 지능을 목표로 하는 AGI를 넘어 창의성, 문제해결 능력, 감정 이해 및 사회적 기술 등 모든 면에서 인간을 능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ASI는 이론적인 개념이지만,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점차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