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와 협력, 상용 칩 생산해 현장 시험 배치 나서
애플 엔비디아 등 빅테크 칩 생산 TSMC 독점으로 삼성 파운드리 어려움 가중

사진=메타
사진=메타

[아이티데일리]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Meta)가 인공지능(AI) 시스템 학습을 위한 첫 번째 자체 칩을 개발해 테스트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단독 보도했다. 이는 메타가 맞춤형 반도체 설계를 늘리고 엔비디아(Nvidia)와 같은 외부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과정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된다.

세계 최대의 소셜 미디어 기업인 메타는 해당 칩을 소규모로 배치하기 시작했으며, 테스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대규모 생산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현재 애플이나 구글 등 빅테크들은 핵심 칩의 외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 칩을 설계하고 있다. 애플은 맥용으로 M 시리즈 칩, 아이폰용으로 A 시리즈 칩을 생산하고 있으며 성능은 경쟁제품보다 우수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퀄컴이나 엔비디아 등도 대표적인 자체 칩 설계회사다.

이들은 대부분 칩 생산을 외주로 조달하고 있는데, 이 같은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대만의 TSMC가 세계 최대이며, 삼성전자는 2위에 올라 있다. 그러나 TSMC의 지난해 4분기 기준 시장 점유율이 67%에 달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한 자릿수 점유율에 머물고 있다. 점유율 격차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상황.

메타의 자체 칩 개발 추진은 인프라 비용을 절감하려는 장기 전략의 일환이다. 메타는 AI 도구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높은 인프라 비용을 감수하고 있다.

메타는 인스타그램과 왓츠앱도 소유하고 있으며, 2025년 총비용을 1140억~119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최대 650억 달러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자본 지출에 해당한다.

소식통 중 한 명에 따르면, 메타의 새로운 학습 칩은 특정 AI 작업만 처리하도록 설계된 전용 가속기(Accelerator)로, 일반적으로 AI 작업에 사용되는 통합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 전력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

메타는 테스트 중인 칩을 TSMC와 협력해 생산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TSMC는 이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고객에 대해 비밀을 유지하는 것은 통상적인 일이다.

테스트 배치는 메타가 자체 개발한 칩의 첫 번째 ‘테이프아웃(tape-out)’을 완료한 후 시작됐다. 테이프아웃은 초기 완성된 칩 설계를 공장에서 시제품으로 생산하는 과정을 말하는 것으로, 반도체 개발에서 중요한 성과를 의미한다.

테이프아웃에는 수천만 달러의 비용이 들며, 약 3~6개월이 소요된다. 그러나 성공이 보장되지 않으며, 실패할 경우 문제를 진단하고 다시 테이프아웃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이번 칩은 메타의 ‘메타 학습 및 추론 가속기(MTIA, Meta Training and Inference Accelerator)’ 시리즈의 최신 제품이다. 이 프로그램은 수년간 불안정한 과정을 보였으며, 비슷한 개발 단계에서 한 차례 칩 개발을 중단한 적도 있다.

그러나 메타는 지난해 MTIA 칩을 처음으로 추천 시스템의 추론 작업(사용자가 AI 시스템과 상호 작용할 때 실행되는 과정)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 뉴스피드에서 어떤 콘텐츠를 노출할지 결정하고 추천하는 데 사용됐다.

메타 경영진은 2026년까지 자체 칩을 학습 과정에도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습은 AI 시스템이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며 작업을 수행하는 방법을 익히는 연산 집약적인 과정이다. 추론 칩과 마찬가지로, 학습 칩 역시 추천 시스템을 시작으로 추후 메타 AI 같은 생성형 AI 채팅봇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메타의 최고 제품 책임자인 크리스 콕스는 최근 모건스탠리 기술, 미디어, 통신 콘퍼런스에서 "추천 시스템을 위한 학습을 어떻게 수행할지 연구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생성형 AI의 학습과 추론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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