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SNS 플랫폼들(사진 속 트위터는 X로 바뀌었음). 사진=픽사베이
다양한 SNS 플랫폼들(사진 속 트위터는 X로 바뀌었음). 사진=픽사베이

[아이티데일리] 미국의 10대 Z세대 사이에서 거대 기술 기업에 대한 신뢰가 꾸준히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젊은이들이 첨단 하이테크 미디어에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커먼센스미디어의 최신 조사 결과다. 이는 커먼센스미디어 홈페이지에 소개됐다.

미국 10대들은 여전히 인스타그램, 틱톡, 스냅챗과 같은 SNS를 즐겨 사용하는 이용자들이지만, 이들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신뢰도는 급락하고 있다.

소개된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기술 기업이 자신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웰빙을 우선 배려한다고 생각하는 10대는 10명 중 1명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술 기업이 AI에 대해 책임감 있는 의사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믿는지에 대한 질문에 “전혀 믿지 않는다” 또는 “별로 믿지 않는다”라고 부정적으로 대답한 10대가 절반에 달했다. 게다가 10대들이 기술과 관련해 가장 우려하는 문제는 AI인 것으로 나타났다.

10대들은 AI의 창의성이나 교육 측면에서의 가능성은 인정했지만 그 위험성에 대해서도 강하게 인식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AI는 양날의 검이다. 생산성 향상이나 혁신을 가져오는 새로운 도구를 제공하는 동시에 윤리, 투명성 및 오용에 관한 우려도 낳고 있다.

주요 우려 사항 중 하나가 잘못된 정보와 속임수에 AI가 연루된다는 점이다. 인터넷에서 딥페이크나 AI 생성 이미지, 가짜 정보를 접하는 10대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청소년들이 온라인에서 무엇을 믿어야 할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10대 젊은이의 60%가 자신이 보는 온라인 정보의 정확성을 의심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불신의 화살은 AI를 도입하는 기업들에게도 향하고 있다. 10대의 70% 가까이가 자신이 이용하는 콘텐츠에서 AI가 언제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한 투명성을 요구했다.

젊은이들은 또한 AI가 창의성에 미치는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픈AI의 챗GPT나 DALL·E와 같은 생성형 AI 도구를 사용하면 예술이나 음악, 텍스트 문장 등 콘텐츠를 더 쉽게 만들 수 있다. 이러한 도구는 젊은 창작자들에게 힘을 주지만, 지적재산권을 둘러싼 골치아픈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미국 저작권청은 이미 AI에 의해서만 만들어진 작품에는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AI 도구를 신뢰하고 사용하는 젊은이들은 작품에 대한 자신의 기여를 어떻게 보호해야 할지 불안해하고 있다.

한 10대 젊은이는 여론 조사에서 "AI를 활용해 더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지만 내 작업을 존중하거나 보호하는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것 같다"고 여론 조사에서 고백했다. 젊은 창작자들 상당수가 창작 과정에 AI를 접목할 경우에도 저작권이 확실히 보호될 수 있도록 보다 명확한 지침을 요구하고 있다.

AI 외에도 10대들은 기업이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점점 더 우려하고 있다. SNS 플랫폼은 개인정보 수집 방법에 대해 오랫동안 비판을 받아 왔지만, 젊은이들은 그 위험성을 한층 통감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 관점에서 SNS 플랫폼 기업을 신뢰하는 10대는 단 15%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온라인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위 전략을 채택했다. 여기에는 일회용 계정 사용, 공유하는 개인정보 제한, 방해ᄀᆞ 되는 플랫폼 회피 등이 포함된다. 예를 들어, 일부 10대들은 상업주의에 덜 유독하다는 판단 아래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같은 알고리즘 기반 네트워크보다 디스코드와 같은 P2P 메시징 앱을 선호한다.

10대들은 알고리즘이 온라인 경험을 어떻게 형성하고 있는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10대들은 플랫폼이 콘텐츠 타겟팅을 위해 자동화된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으며, 플랫폼이 사용자의 웰빙보다 참여를 우선시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또 10대 젊은이들이 빅테크들을 온전히 신뢰할 수는 없다고 느끼면서도 그 세계에 순응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그들은 디지털 공간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공간을 탐색하는 방법에 더 익숙해지고 있다. 그 현상은 세 가지로 나타났다.

첫째는 눈에 보이는 콘텐츠의 정확성에 의문을 품고 진위 여부를 보다 적극적으로 검증하는 10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젊은이들이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지 않기 위해 여러 정보원을 비교하고 참조하며 팩트체크 도구를 활용한다.

둘째는 10대 젊은이 대부분은 자신들이 이용하는 플랫폼이나 그 사용법에 대해 보다 선택적인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개인정보 보호와 투명성을 중시하는 서비스를 우선시하고 있다고 한다.

세 번째는 10대 창작자들은 디지털 시대의 지적 재산권에 대한 논쟁을 주도하고 있으며, 보다 명확한 규칙과 윤리적인 AI 실천을 주창하고 있다.

이러한 행동의 변화는 기술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세대의 세련도가 더 정교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 응답자는 “누구나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지만, 무엇이 진짜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싫어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기술 기업의 벤치마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Z세대는 이전 세대만큼 기술을 신뢰하지 않으며, 그 회의론은 그들과 기술의 관계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업이 변화하지 않으면 주요 이용자인 10대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잃는 것을 의미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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