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폴로지 코어 아키텍처 기반 설계…단일 프로세서에 100만 개 이상 큐비트 집적

[아이티데일리] 마이크로소프트(MS)가 혁신 신소재인 토포컨덕터(Topological Conductor) 기반 양자 프로세서 ‘마요라나 1(Majorana 1)’을 지난 19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새로운 혁신 물질을 활용한 양자칩을 발표하며 수년 내 양자컴퓨팅 상용화 시대를 앞당긴다는 포부다.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에 이어 양자컴퓨터가 미래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주목받으며, 관련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구글(Google)의 모회사 알파벳(Alphabet)도 양자칩 ‘윌로우(Willow)’를 발표하며 양자컴 상용화에 대한 시장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이번엔 MS가 새로운 양자칩 마요라나 1을 발표해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마요라나 1 프로세서는 MS가 개발한 토폴로지 코어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설계됐다. 특히 손바닥 크기의 작은 칩이지만, 토포컨덕터라는 새로운 물질에 기반해 단일 칩에 100만 개 이상의 큐비트(Qubit)를 집적할 수 있는 확장성을 지녔다고 MS는 주장했다. 큐비트는 양자컴퓨터의 기본 연산 단위다.

MS ‘마요라나 1’ 양자 프로세서 (사진=MS)
MS ‘마요라나 1’ 양자 프로세서 (사진=MS)

또 MS는 마요라나 1이 큐비트의 확장성뿐만 아니라, 오류 저항성을 하드웨어(HW)에 갖춘 내결함성 구조로 더욱 안정적인 양자 연산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디지털 방식으로 큐비트도 제어할 수 있다.

MS 연구진이 이번 마요라나 1 개발에 활용한 토포컨덕터는 반도체인 인듐비소와 초전도체인 알루미늄을 원자 단위에서 정밀하게 결합해 제작되는 실물질이다. 토포컨덕터는 위상과 전도체의 합성어로, 위상적 성질을 지닌 전도성 물질이다. 이는 초전도체와 같은 위상 물질과 기존 전도체 특성을 동시에 가진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시장에 공개된 양자컴퓨터들은 초전도 상황에서 전류의 저항이 없는 상태를 활용하는 초전도 방식을 기반으로 하거나, 이온을 전자기장으로 포획하는 이온 트랩 기반 방식으로 개발돼왔다. 대표적인 초전도 기반 양자컴퓨터 개발사는 IBM, 구글, 리게티(Rigetti)이며 이온 트랩 기반 개발 업체는 아이온큐(IonQ), 하니웰(Honeywell) 등이 있다.

MS가 개발한 토포컨덕터 기반 마요라나 1은 새로운 독자적인 양자컴퓨터 기술이 활용된다고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토포컨덕터는 극저온에서 토폴로지 초전도성을 유지하면서 고체·액체·기체와는 다른 토폴로지 상태를 형성한다. 이에 따라 양자 입자 역시 새로운 마요라나 입자로 지칭되고, 이를 관찰·제어함으로써 초소형·초고속·고안정 큐비트를 생성할 수 있다는 게 MS 측 주장이다.

MS는 이 토포컨덕터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물은 글로벌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도 게재했다. 해당 논문에서는 연구진이 토폴로지 큐비트의 독특한 양자 특성을 구현하고, 이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방법을 담았다. 토포컨덕터가 무작위적 방해로부터 양자 정보를 효과적으로 보호하는 마요라나 입자를 생성할 수 있으며, 마이크로파 측정을 활용해 해당 정보를 신뢰성 있게 판독할 수 있다는 점도 다뤘다.

또한 MS는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산업 규모 양자컴퓨팅을 위한 미개척 시스템(US2QC) 프로그램 최종 단계에 진출한 2개 기업 중 한 곳으로 선정됐다. US2QC는 DARPA의 양자 벤치마킹 이니셔티브(Quantum Benchmarking Initiative)의 일부로, 실용적이며 내결함성이 높은 양자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는 연구 프로젝트다.

이번에 발표한 마요라나 1 양자 프로세서를 통해 MS는 양자컴퓨터 상용화 시대를 수십 년이 아닌 수년 내로 실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료 과학, 의료 및 생명 과학, 기후 변화 대응, 지속 가능한 에너지 연구 등 산업과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MS는 자사 클라우드 기반 양자 컴퓨팅 서비스 플랫폼인 ‘애저 퀀텀(Azure Quantum)’도 제공해 기업과 연구기관의 과학적 연구 발전을 돕고 있다.

이 가운데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도 2021년 양자컴퓨팅 센터 조직을 출범한 후, 자사 클라우드 기반 양자컴퓨터 서비스 ‘아마존 브라켓(Amazon Braket)’을 지원하고 있다. 아직 상용화 시점과 상업적 가치는 미지수이지만, 양자컴퓨팅이 차세대 컴퓨팅으로 주목받는 만큼, 이에 대응해 클라우드 사업자들도 양자컴퓨터 관련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는 상황이다.

MS 체탄 나약(Chetan Nayak) 퀀텀 하드웨어 부사장은 “MS는 18개월 전부터 양자 슈퍼컴퓨터로 가는 로드맵을 제시했으며, 이번에는 세계 최초로 토폴로지 큐비트를 공개하며 두 번째 이정표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체탄 나약 부사장은 “백만 큐비트 규모로 확장 가능한 양자 컴퓨터는 단순한 기술적 성취가 아니라, 전 세계가 직면한 가장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라며 “이 기술이 실현되면 자가 치유 소재, 지속 가능한 농업, 더 안전한 화학 물질 개발 등 다양한 혁신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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