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미국의 집중 공세로 스마트폰 사업을 거의 접다시피 했던 중국 화웨이(Huawei)가 3단 접이식 스마트폰을 무기로 해외 시장을 다시 노크한다고 CNBC 등 외신이 전했다. 화웨이가 선보이는 3단 접이식 스마트폰은 중국시장에서는 이미 ‘메이트(Mate) XT’ 모델로 지난해 선보인 것이다.
외국에서 판매되는 메이트 XT의 시작 가격은 3660달러(527만 원)으로 매우 고가 프리미엄 폰이다. 화웨이는 아직 이 모델이 출시될 국가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국가별로 현지에서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워낙 고가여서 시장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현재 이 기기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3단 접이식 스마트폰은 작년에 중국에서 처음 출시되었으며, 최초의 3단 접이식 스마트폰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현재까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접이식 스마트폰은 수직 또는 수평으로 반으로 접을 수 있는 2단 접이식이다.
2단 접이식은 삼성이 갤럭시 브랜드로 처음 출시해 전 세계 시장을 석권하다시피 한 이후, 중국의 경쟁 업체들이 잇따라 출시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애플은 아직 폴더블 아이폰을 내놓지 않고 있다. 메이트 XT의 경우 두 지점에서 접을 수 있으며, 단일, 이중 또는 삼중 화면에 콘텐츠를 표시할 수 있다.
화웨이는 한때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업체였으며,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의 강력한 도전자로 부상했었다. 나아가 이동통신 장비 시장에서도 글로벌 최강자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1기인 지난 2019년부터 시작된 미국의 제재로 인해 화웨이는 첨단 반도체 칩과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에 대한 접근이 차단됐고, 세계 시장은 물론 중국 내에서도 점유율이 급락했다. 안드로이드 접근 차단은 국제 시장에서 화웨이의 입지를 사실상 없앴다. 조사 회사인 IDC에 따르면 화웨이의 중국 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0.3%에 불과하다. 중국 내에서도 중저가 브랜드를 아너에 넘겼다.
그러나 화웨이는 주저앉지 않았다. 자체 칩 조달을 강화하고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를 대체할 수 있는 자체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기술 진보 속도는 매우 빨랐다. IDC에 따르면 화웨이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23년 이후 극적으로 회복되기 시작했다. 2023년 말 고성능 반도체 칩과 자체 운영 체제가 포함된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회복세를 보였다. 그 때문에 2024년 중국에서의 화웨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전년 12%에서 17%로 늘었다.
또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에는 화웨이가 18.1%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애플을 3위로 밀어내면서 일군 결과다. 지난 몇 년 동안 지속된 미국의 제재 속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세상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화웨이의 해외 시장 컴백 시도는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의 성취가 해외에서도 이어질지 관심사다. 일단 화웨이 전략은 고급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아직 경쟁사들은 출시하지 않은 3단 접이식이다.
IDC의 프란시스코 제로니모 부사장은 CNBC에 출연해 “메이트 XT는 대량으로 판매되지는 않을 것이며, 비싼 프리미엄 폰을 살 여유가 있다는 것을 과시하고자 하는 개인을 겨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렇다 해도 메이트 XT를 50만 대만 판매해도 15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게 된다.
메이트 XT는 중국 국경을 벗어난 해외에서 화웨이뿐만 아니라 중국의 기술적인 역량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메이트 XT는 아이폰을 제외하고 전 세계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자체 개발 운영 체제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앱스토어인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수백만 개의 앱 중 인기 앱 상당수를 이용할 수 없다. 그 공백을 자체 앱이 메꾸어 주어야 하는데, 화웨이 시도가 먹힐지는 불확실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닐 샤 파트너는 "구글 안드로이드의 부재는 주류 국제 시장에서 '큰 구멍'일 수밖에 없다. 3단 접이식이라는 특이점에 매우 비싼 가격을 지불하지만, 이용자들에게 그만큼의 값어치를 제공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