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모니아 생산 공장. 사진=RMI
암모니아 생산 공장. 사진=RMI

[아이티데일리] 기후 변화에의 영향이 큰 산업을 일컬어 “기후 비용이 높다”고 한다. 석유화학, 에너지, 운수 산업이 대표적인 영역이다. 농업 역시 손꼽히는 기후 고비용 산업이다. 그 중에서도 비료 생산은 기후 비용이 높다. 비료의 3요소는 질소와 인, 칼륨이다.

그중 질소는 엽록소를 만드는 데 관여한다. 작물의 줄기와 잎을 키우는 역할을 하는데, 질소가 결핍되면 작물이 말라 죽는다. 결실률도 떨어진다. 질소비료를 만드는 핵심 요소는 암모니아다. 암모니아는 농업 외에도 여러 산업에서 활용된다. 그런데 암모니아를 만드는 과정에서 다량의 탄소가 배출된다. 이 때문에 최근 저탄소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기술들이 각광받고 있다.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노력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속 가능한 암모니아 제조 공정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비료로 사용되는 암모니아와 기타 암모니아 기반 비료는 작물에 질소를 공급하는 데 필수적이다.

기존 암모니아 생산 방법은 탄소 집약적이며 화석 연료에 크게 의존한다. 현재는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대체 저탄소 방법이 개발되고 있으며, 암모니아 생산을 탈탄소화하기 위한 유망한 솔루션도 여럿 제공되고 있다.

암모니아 생산 기술은 일반적으로 하버-보쉬(HB) 공정을 활용하는 기술과 신기술을 적용하는 공정 등 두 가지 범주로 나뉜다.

하버-보쉬 공정은 고압, 고온 반응기와 화학 촉매를 사용해 수소와 질소를 결합, 암모니아(NH₃)로 전환하는 방법이다. 1900년대 초부터 산업에서 활용되어 온 하버-보쉬 공정은 이미 성숙한 기술이다. 암모니아 구성 원소인 질소는 공기에서 공급된다. 반면 수소는 전통적으로 증기-메탄 개질(Steam Methane Reforming, SMR)이라는 공정을 통해 천연가스에서 공급됐다. 이 공정은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CO₂)를 방출해 전 세계 온실가스(GHG) 배출량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최근에는 배출된 탄소를 포집하거나 물 등 다른 원료로 수소를 공급함으로써 암모니아 생산 공정에서 탄소 발생을 크게 줄이고 있다. 미국 국립 연구소인 RMI(록키마운틴연구소)가 다양한 최신 암모니아 생산 기술을 소개했다.

◆ CCS를 갖춘 기존 하버-보쉬, 일명 청색 암모니아

한마디로 청색 수소를 사용한 전통 생산 방식이다. 청색 암모니아 생산은 천연가스 기반 수소 생산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해 저장(또는 활용)한다. 이 방식은 기존 SMR 공정과 CCS(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을 결합한 다음 하버-보쉬 공정을 활용해 청색 수소와 질소를 결합해 암모니아를 생성한다. 청색 암모니아는 탄소 포집 효율에 따라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수소 원료는 천연가스와 메탄이며, 핵심 기술은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SMR과 CCS 결합이다. 이 기술의 장점은 기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탄소 배출량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 기술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으며 이미 20개 이상의 대규모 암모니아 시설이 가동 중이다.

◆ 전기 분해 기반 암모니아 생산, 일명 녹색 암모니아

한 단계 진화한 방법으로, 녹색 수소를 사용한다. 녹색 암모니아는 풍력이나 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를 사용해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한다. 이는 청색 수소와 달리 탄소 제로 공정이다. 생산된 녹색 수소를 질소와 결합해 암모니아를 합성한다. 녹색 암모니아는 생산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가장 지속 가능한 암모니아 생산 솔루션으로 인정받는다.

수소를 생산하는 원료는 물이며 핵심 기술은 전기 분해와 함게 재생 에너지로 가동되는 하버-보쉬 합성 방법이다. 탄소 배출이 없으며 천연가스 가격 및 공급망 위험에서 분리돼 있다. 다만 아직은 소규모이며 지역화된 암모니아 비료 생산에 적합하다. 녹색 수소 생산 비용을 낮추는 것이 관건이다. 현재 미국에 완전 재생 가능 전기 분해 기반 암모니아 시설이 1개가 가동되고 있다.

◆ 전기화학적 암모니아

전기화학적 암모니아는 저압 환경에서 작동할 수 있는, 하버-보쉬 공정의 가장 유력한 대안이다. 수소와 질소 공급원이 포함된 전기 화학적 셀에 전류를 흐르게 함으로써 단일 단계의 질소 환원 반응(NRR)이 발생한다.

수소의 원료는 마찬가지로 물이며, 성공의 핵심은 전기화학적 셀 기술이다. 이 공정 역시 탄소 배출이 없으며, 암모니아를 저압으로 합상하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공정 단계도 단순하다. 이 역시 녹색 암모니아와 마찬가지로 소규모 암모니아 비료 생산에 적합하다. 현재는 실험실 규모의 프로토타입 단계에 머물러 있으나 머지 않아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 플라스마 촉매 암모니아

비열 플라즈마(NTP) 암모니아의 발전은 최근 전기 분해 시스템의 유력한 경쟁자로 각인시켰다. 소규모이지만 농장 내 암모니아 비료 생산에 사용할 수 있는 방법임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저온 저압 플라즈마 반응기는 질산, 암모니아 등 질소 기반 비료를 생산할 수 있으며, 이 방법에는 하버-보슈 공정이 필요치 않다.

마찬가지로 수소를 생산하는 원료는 물이다. 이 솔루션의 핵심은 NTP 반응기 기술이며, 탄소 배출이 없고, 저온 저압으로 암모니아를 합성한다는 것이 큰 매력이다. 문제는 낮은 에너지 효율로, 반응기 촉매 최적화가 앞으로의 해결 과제다. 이 솔루션 역시 실험실 규모에서 파일럿 규모 프로젝트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래도 최근 암모니아 생산 기술 혁신은 지속 가능한 암모니아 생산과 하버 보쉬 공정 대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암모니아는 에너지 전환에서 매우 중요하다.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기술을 혁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탄소 암모니아 산업으로 가기 위해서는 기술, 인프라 및 정책 지원에 대한 다각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이 기술을 발전시키고 비용을 절감하며 글로벌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산업, 정부 및 학계 간의 협력이 필수라고 RMI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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