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주력할 정책 분야는 군사력 강화다. 대 중국 군사 전략이 한층 강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국방부 차관으로 지명된 엘브릿지 콜비는 대표적인 대 중국 강경론자다. 미국의 군사 전략을 아시아 중심으로 바꾸어야 한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다분히 중국을 의식한 발언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력 강화는 한국으로서도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의 방위산업은 수년 전 10위권으로 들어왔고, 현재는 빅5 지위까지 노리고 있다. 방산 분야에서의 한미 협력은 껄끄러운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 속에서 긍정적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가 주력할 분야이기도 하다.
방산기술 부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접점을 마련하려는 노력은 미국 내에서 이미 강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그 접점은 ‘제2의 백악관’이라고 불리는 플로리다주 트럼프의 사저 마라라고 리조트다.
한국도 마라라고 리조트 인근에 트럼프와의 외교를 위한 거점을 마련할 것을 검토 중이다. 민간 부문에서의 경제 및 산업 협력을 모색하는 미국 본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포브스 보도에 따르면 방산기술 분야 투자자 닐 키건은 최근 마라라고에서 열린 행사에서 자신이 설립한 벤처캐피탈(VC) 멀린스파이크파트너스(Marlinspike Partners)의 투자전략을 설명했다.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소재한 마라라고 리조트는 과거에는 결혼식이나 축하연 장소로 주로 이용됐지만, 지금은 트럼프와 접점을 만들려는 기업 경영진이나 투자자들이 몰려드는 장소로 성격이 바뀌었다.
겨울 백악관이라고도 불리는 마라라고는 트럼프 대통령 정권 인수팀이 가동된 곳이기도 하다. 인수팀이 가동되는 동안 재계 거물과 외국의 지도자, 정치인들이 이곳으로 대거 몰려 들었다고 한다.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아마존 설립자 제프 베조스, 애플의 팀 쿡 등 실리콘밸리 지도자들도 이곳을 찾았다. 일론 머스크, 마크 안드레센 등 기술계의 거목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화부(DOGE) 설립과 채용 활동을 이곳에서 지원했다. 마라라고는 앞으로도 워싱턴에 대한 정책 지원은 물론, 미국 정계 로비의 중심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마린스파이크는 약 1억 달러를 방위산업에 투자할 계획인데, 이 정도 규모라면 미국에서는 중소 투자사 범주이다. 그럼에도 마라라고에서 접점을 만들기가 매우 용이하다는 게 포브스의 설명이다. 트럼프의 측근들이 상주하며 이들을 맞고 있다고.
우주 산업과 AI 분야 투자에 주력하는 타입원 벤처스(Type One Ventures)도 최근 마라라고에서 오찬 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트럼프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를 파트너로 기용한 1789캐피탈과 공동으로 개최됐으며 트럼프의 측근들이 참석자들과 면담했다.
이들 측근 중에는 트럼프 정부에서 AI와 암호화폐 정책을 책임지는 데이비드 삭스와 경제 및 기술 관련 담당 차기 국무부 차관이자 팔란티아의 고문인 제이콥 헬버그가 포함됐다.
미 해군 참전용사인 키건이 설립한 마린스파이크는 2022년 첫 펀드를 조성한 이후 무기 제조업체인 안두릴(Anduril)과 드론 제조사인 쉴드 AI(Shield AI) 등 방산업계 유니콘에 투자해 왔다. 회사가 마라라고의 티룸에서 연 행사에는 60여 명이 참석했으며,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덴마크 대사를 지낸 칼라 샌즈와 기관투자가, 퇴역 군인들도 참석했다.
키건은 링크드인에 올린 글에서 자신의 행사 장소 인근에서는 트럼프 주니어가 식사를 하고 있었다고 했다.
마라라고는 현재 워싱턴의 백악관으로 가는 뒷문이라고 공공연히 알려져 있다. 트럼프가 1980년대에 구입한 마라라고는 화려함이 두드러져 팜비치의 보수적인 상류층 사람들에게 외면당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1기 대통령을 지낸 이후 이 저택은 사실상 백악관의 뒷문이 됐고, 트럼프 자신도 투자자 행사에 얼굴을 내밀었다.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몇 주 지나 아조리아 캐피탈이 개최한 행사에는 트럼프 자신도 모습을 보였다. 마라라고 리조트의 클럽 회원 초기 등록비는 100만 달러를 넘는다.
우주산업 관련 VC인 발레리온 스페이스 벤처스(Balerion Space Ventures)의 이벤트에는 포터블 원자로를 제조하는 래디언트, 우주에서 핵분열 에너지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스페이스 누크스도 포함됐다. 이들은 미국의 우주군과 나사의 관계자들과 교류한다.
트럼프는 워싱턴에 있지만 마라라고는 여전히 제 2의 백악관으로서의 명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