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투자 9사 중 스위스마일 등 7개가 AI 분야
AI 투자 7사 중 로보틱스 전문 스타트업이 4사로 밝혀져
[아이티데일리]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매우 뛰어난 투자자로도 알려져 있다. 에어비앤비와 우버 등에 초기 투자해 성공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런 그가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로보틱스 기업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포브스 등 외신에서 소개한 베조스의 로보틱스 투자 사례들을 요약한다.
AI 로보틱스 기업 스위스마일(Swiss-Mile)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마르코 비에로닉은 지난해 4월 베조스에게 영상통화로 발표할 기회를 얻었을 때, 아마존이 사내 회의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6쪽짜리 메모 포맷에 자료를 정리해 제안했다. 베조스는 30분으로 예정된 통화를 1시간으로 연장하면서 기술에 대한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스위스마일은 이 프레젠테이션을 계기로 8월 베조스가 공동 주도한 자금조달 라운드에서 2200만 달러를 조달했다. 이 회사는 바퀴가 달린 개 모양의 AI 로봇견을 물류 현장에 공급하고 있으며 취리히의 도시 지역에서 초기 버전을 테스트하고 있다.
스위스마일은 지난해 베조스가 투자한 최소 9개 스타트업 중 한 곳이다. 이 중 7개 기업이 AI 관련으로 밝혀졌으며 4개 기업은 스위스마일, 피규어 AI 등 AI 로보틱스 전문 기업이었다고 포브스는 전한다. 지난해는 베조스가 이 분야의 기업에 투자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첫 해였다.
베조스가 자신의 투자 전략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AI 로보틱스를 차세대 큰 상업적 돌파구로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투자회사 컨센트릭의 창립 파트너인 칼탄 리스트는 베조스가 지금까지 부동산과 물류센터를 위한 로봇에 투자해 왔지만, 다음 트렌드로 자율형 로봇을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보틱스에 대한 베조스의 관심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는 2007년 제조업의 자동화를 지원하는 스타트업 리싱크 로보틱스(Rethink Robotics)에 초기 투자했으며, 아마존의 CEO로 재임 중이던 2012년과 2019년, 각각 키바 시스템즈(Kiva Systems)와 캔버스 테크놀로지(Canvas Technology)를 인수했다.
하지만 그가 최근 1년 동안 이렇게 많은 로보틱스 기업에 투자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인간의 손을 빌리지 않고 작동하는 자율형 로봇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분야다.
베조스가 투자한 4개 AI 로보틱스 기업 중 피규어 AI와 피지컬 인텔리전스는 침묵하고 있지만, 스위스 마일의 비에로닉과 스킬드 AI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디팍 파삭은 “베조스는 이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을 것임을 확신하고 있다. 범용 인공지능(AG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로보틱스는 AGI에 더 가까이 다다갈 수 있는 길이며, 이는 AI의 다음 큰 개척지”라고 말했다.
비에로닉은 이 분야의 혁신을 아이폰의 등장에 비유하며, AI의 진보와 하드웨어의 비용 절감으로 자율형 로봇이 가능해졌다고 말한다.
실용적인 관점에서 로봇은 무수한 비즈니스 용도를 갖고 있다. 광산에서의 채굴이나 재난 구조와 같은 위험한 일을 담당할 수 있으며, 병원이나 창고 등의 현장에서 인간과 함께 작업할 수 있다. 비에로닉은 스위스마일의 로봇이 상품 배송으로 제한되고 있지만, 이는 아마존의 초창기 모델인 서적 판매 시절에 해당되며. 향후 어디로 발전할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베조스는 로보틱스 외에 AI 검색엔진 퍼플렉시티(Perplexity)와 엔비디아와 경쟁한다는 칩 설계 기업 텐스토렌트(Tenstorrent)에도 출자했다. 또 핀테크 기업 아웃고(Outgo)나 간호 회사인 매그놀리아(Magnolia)에도 투자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베조스는 1998년 구글에 25만 달러를 출자한 이후 최소 108개 스타트업에 개인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투자 회수 내역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베조스가 2008년에 출자한 트위터나 2012년에 출자한 우버, 게다가 2009년에 출자한 에어비앤비를 포함한 많은 기업이 IPO했다.
베조스는 현재 보유 자산이 2410억 달러로 세계 2위 부자다. 2021년 아마존 CEO에서 퇴임하고 회장직으로 옮긴 뒤에도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관여하고 있다. 다만, 일반 벤처캐피탈과는 관리 방식이 다르다. 그는 투자 회사에 크게 관여하지 않으며, 이사회에 참여하는 일을 드물다. 베조스가 경영에 관여하지 않아도 그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는 사실은 스타트업들에게는 마케팅 측면이나 회사 신뢰도 측면에서 큰 장점이 된다.
자율형 로보틱스는 아직 상업화 초기 단계로 '블루오션'이다. 베조스의 비즈니스 수완과 투자의 눈을 감안하면 베조스의 베팅이 성공을 거둘 가능성은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마이클 에웬스 컬럼비아비즈니스스쿨 교수는 베조스야말로 뛰어난 투자자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