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대응 팀이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UNDP
위기대응 팀이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UNDP

[아이티데일리]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는 격동의 시대를 지내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폭력 분쟁은 제2차 세계대전 이래 가장 많고, 기후 재해의 빈도와 강도가 증대하고 있다. 이런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국제사회의 능력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시험대에 올라 있다.

위기에 대한 신속하고 표적화된 대응은 인명을 구하고 비용을 절감하며 복구 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지역사회가 보다 빨리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한다. 적절한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의료 서비스도 받지 못하고 폭력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난민 캠프 생활을 하루라도 단축할 수 있다. 그러나 위기는 심각하다.

세계경제포럼(WEF)는 이 시점에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AI와 디지털화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WEF는 이 같은 내용의 어젠다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어젠다는 기술이 모든 업무를 변혁하고 있으며, 위기 대응도 예외는 아니라고 역설한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이러한 도구를 활용해 위기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에의 보다 신속하고 스마트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인도적 지원 및 개발 영역에서는 AI를 업무 프로세스에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검증하고 있다. 이 프로세스는 기업의 전문지식과 자원을 지원받아 가속할 수 있다. WEF는 어젠다에서 현재 UNDP에서의 AI 활용 방법 실태를 알리면서, 향후 위기 대응을 위해 AI를 활용하는 5가지 방향을 제안했다.

1. 실시간 디지털 영향 평가

위기가 발생하면 피해와 영향에 관한 시의적절한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UNDP의 위기대응국(CB)은 재해 지역, 인구, 인프라, 잔해 추정치, 토지 이용에 관한 신속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는 지리정보시스템(GIS) 도구를 개발했다. 구조 및 복구 활동의 필수요소다.

AI 기반 디지털신속평가(RAPIDA) 도구는 지리정보시스템을 기반으로 위성 이미지, 소셜 미디어, 야간조명 데이터를 활용해 위기 발생 후 실시간 정보를 공유한다. 예를 들어 아프가니스탄 헤라트에서 발생한 지진에서는 대면 평가를 위해 피해 지역을 좁히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를 통해 시간을 절약하는 동시에 접근이 곤란한 원격지 데이터를 입수. 건축자재와 건물 치수에 대한 정보를 추가함으로써 파손된 가옥의 수와 잔해의 톤수를 추정할 수 있었다.

2. AI 기반 인력 배치

위기 상황에서는 적절한 인력을 배치하는 것도 중요하다. UNDP의 인력 배치 플랫폼은 에바AI(EVA.ai) 기술을 활용해 현지 요구 사항에 적합한 인재를 찾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배치에서는 전문 지식, 가용성, 목적지 근접성, 언어, 유사한 임무의 경험 등을 고려한다. 플랫폼은 최적의 전문가를 즉시 찾고 가용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올해 등록된 직원 중 2450명 이상의 전문가를 파견한 UNDP의 핵심 요구사항이다. 전문가들은 시리아, 우크라이나, 바베이도스 등을 포함해 150개 이상의 UNDP 사무소를 지원했다. 등록자 수를 늘리기 위해 UNDP는 최근 모집 범위를 전 세계로 확대해 2만 5000건 이상의 신청서를 유치했다. 지원자의 경우 자동완성과 같은 AI 도구를 사용해 지원에 걸리는 시간이 불과 2.5분으로 단축됐다.

3. 학습 경험 커스터마이징

조직으로서 위기에 대비하려면 지속적인 업스킬링(기능 향상)이 요구된다. UNDP의 ‘위기 대응 아카데미’는 엄격한 지원 절차를 통해 선발된 중급 및 고급 위기 대응 요원을 위한 맞춤형 연수와 학습 기회를 제공한다.

온디맨드 형의 온라인 과정이나 실시간의 대면교육 외에도 이 아카데미에서는 학습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한 기술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최근 뉴욕에서 열린 ‘빠른 응답’ 교육에서는 증강 현실(AR) 기술을 활용해 현장감 넘치는 위기 시뮬레이션을 실시, 참가자가 위기로 인한 피해와 영향을 가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마찬가지로, 이 도구를 사용해 파견 전 브리핑, 현장 개요, 안전 및 의료 요구 사항 등 주요 상황을 정리한 가상의 '배낭'을 준비할 수 있었다. 여기에는 위기 대응 직원이 임무를 위해 현지로 날아가기 전에 필요한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다.

앞으로 AI 기반 모듈로 학습을 한층 더욱 맞춤화(커스터마이징)하고 학습자의 요구나 전문성에 맞춘 개인화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4. 위기대응 임무를 디지털로 지원

경험이 풍부한 위기 대응자는 시간과의 싸움에서 프로그램 문서를 작성할 때 올바른 정보를 찾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다. 업종에 관계없이 자원 동원, 프로젝트 문서 작성, 기부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등 중요한 작업은 디지털 비서(어시스턴트)의 도움을 받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디지털 비서'를 정확하고 적절하게 훈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리아, 터키, 기타 국가에서의 위기 대응 활동으로부터 얻은 새로운 지침과 문서를 포함해 위기 대응 허브를 만들기 위해 모든 자원과 도구를 모았다. 주요 문서를 호스팅할 뿐만 아니라 AI 챗봇으로 구동돼 정보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 또 프로젝트 문서나 대응 전략 수립을 지원하는 코파일럿 기능도 있다. 코파일럿은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단, 도구의 개선은 모두 내부에서 이루어지므로 업계 표준에 도달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5. 선제적 위기관리

조기 경보 시스템에 투자해 위기관리를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방으로 전환했다. '위기 위험 대시보드'는 과거 데이터와 거의 실시간 데이터를 위험 예측과 결합해 국가 기관이 위험을 감시, 분석, 시각화할 수 있는 중앙집중식 플랫폼이다. 이 대시보드는 AI를 활용하여 데이터를 정리, 분석, 요약한다.

또 위험이 확대되기 전에 예측하여 핫스팟을 특정한다. 특정 상황이나 프로그램의 요구에 맞게 조정할 수도 있다. 스리랑카에서는 이 대시보드를 이용해 혐오 발언, 종교적 폭력, 거시경제 과제를 감시하고 있으며, 에콰도르에서는 실향민과 이주자 추적에 이용되고 있다.

이를 행동을 위한 플랫폼으로 전환해 위기의 중대한 위험이 자원과 인력 배치를 포함한 필요한 기업 대응을 자동으로 일으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AI의 발전과 더 높은 품질의 데이터에 대한 접근으로 이 대시보드는 유엔 시스템에 중요한 조기 경계 솔루션이 될 것이다.

UNDP나 그 외의 조직의 경우, 이러한 기술을 도입하면 위기 대응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실시간 평가부터 개인화된 학습, 위기 상황에서의 디지털 비서에 이르기까지 AI는 회복력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

물론 모든 새로운 기술에는 위험이 따른다. 현재 AI 사용에 대한 글로벌 표준은 없다. 윤리적인 이용을 보장하고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편향, 품질 보증, 데이터 부족과 같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감시가 여전히 필수적이다.

기술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데 있어 위험이 없도록 이러한 도구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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