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과학자들은 일론 머스크가 소유한 X의 옛 플랫폼이었던 트위터(Twitter)의 좋았던 시절을 기억하고 있다. 이들은 이제 좋았던 옛날을 재현하고자 X의 대안이라고 불리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블루스카이(Bluesky)로 몰려들고 있다. 유독 과학자들이 블루스카이에 몰려드는 이유를 네이처지가 진단했다.
영국 뉴캐슬 대학교의 빙하학자인 베단 데이비스 교수는 "모든 학자들이 갑자기 블루스카이로 옮겨갔다“라며 블루스카이 플랫폼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그 한가운데에 과학자들의 운집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대선 이후 2주 동안 블루스카이는 약 1400만 명의 사용자에서 약 2100만 명으로 급성장했다. 네이처는 블루스카이가 과학자들에게 폭넓은 호소력을 가진 이유는 과거의 트위터와 매우 흡사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과학자들은 트위터를 이용해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협업하면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추정치에 따르면 2022년에는 최소 50만 명의 연구자가 트위터 계정을 갖고 있었다.
2022년은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해였다. 그는 플랫폼 이름을 X로 바꾸고 콘텐츠 검토를 줄이는 등의 변경 사항을 적용했다. 이로 인해 상당수 연구자들이 플랫폼을 떠났다. 그 이후 X에서는 포르노, 스팸, 봇 및 욕설 콘텐츠가 증가했고 커뮤니티에 대한 보호는 감소했다고 학자들은 비판한다.
머스크는 X에서 이러한 문제에 대해 "암호화폐/포르노 스팸 봇을 막는 것은 쉽지 않지만, 우리는 노력하고 있다"라고 게시했다.
반면 블루스카이는 차단 및 음소거와 같은 조정 및 보호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보는 콘텐츠와 참여하는 사람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한다고 연구원들은 말한다. 또 블루스카이는 연구원과 개발자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개방형 네트워크를 구축한 데 반해 X는 이러한 종류의 접근에 대해 막대한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마스토돈(Mastodon) 및 스레드(Threads)를 포함하여 여러 유사한 소셜미디어 플랫폼도 생겨났지만 블루스카이만큼 학계에서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 블루스카이로의 대량 이전
더럼에 소재한 뉴햄프셔 대학교의 생체음향 연구원 대릴 칼슨은 미국 대선 이후 블루스카이에 다수의 이용자가 신규 유입된 것을 확인했다면서 그 원인을 X에서 찾았다. X 소유자 머스크는 트럼프와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칼슨에게 블루스카이는 다른 과학자, 예술가, 사진작가, 일반 대중과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블루스카이가 기쁨의 장소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플랫폼에서 사용자는 특정 주제에 대한 게시물의 선별된 타임라인인 피드를 스크롤한다. 사용자는 피드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홈페이지에 고정하거나, 해당 피드에 대한 콘텐츠 공유를 요청할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것 중 하나는 과학자와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콘텐츠를 공유하는 과학 피드다. 피드 관리자인 보셋에 따르면 1만 4000명 이상의 사용자가 좋아요를 눌렀고 하루에 40만 건이나 조회된다. 지금까지 생태학자, 동물학자, 양자 물리학자 등 3600명이 기여하고 있으며, 그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기여자가 되려면 사용자는 연구 자격 증명에 대한 증거를 공유해야 한다. 뉴욕 스토니브룩 대학의 지구과학자인 메이 사슬로는 지구과학 분야의 연구원들이 피드에 게시 요청을 하는 건수가 주 한 건에서 하루 여섯 건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슬로는 블루스카이가 새로운 소프트웨어에 대해 배우고, 흥미로운 논문을 찾고, 일자리를 지원하는 데 유용하다고 말했다.
◆ 안전한 공간
많은 연구자에게 ‘블루스카이로의 이전’은 타임라인에 표시되는 내용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는 것이었다. 피드는 한 가지 예이지만, 이 플랫폼은 또한 누드, 스팸 또는 특정 문구와 같은 콘텐츠가 타임라인에 나타나지 않도록 필터링하는 옵션도 제공한다.
블루스카이는 또한 사용자가 '핵 차단'이라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는 차단된 계정과의 모든 상호 작용을 막는다. 이 옵션은 X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그리고 사용자는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되는 협업 차단 목록을 만들고 구독할 수 있다. 사용자가 이 중 하나를 구독하면 해당 계정의 콘텐츠는 타임라인에 나타나지 않는다.
예일 대학교의 신경과학자 클리오나 머레이는 블루스카이가 제공하는 보호 기능이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머레이는 과거 X에 깊이 빠져 있었던 마니아였다. 그녀는 신경과학을 다양화하기 위한 조직인 블랙 인 뉴로(Black in Neuro)를 공동 설립했는데, 이 조직은 부분적으로 X 플랫폼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머레이는 X가 더이상 안전한 곳이 아니라고 느끼고 블루스카이를 대안으로 선택했다.
학자들은 블루스카이가 성장함에 따라 X를 괴롭혔던 문제가 똑같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악의적인 행위자가 들어올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블루스카이에서 성장, 커뮤니케이션, 파트너십을 관리하는 에밀리 리우는 "성장의 물결이 일면 스팸과 사기의 물결도 함께 올 것이지만 우리는 신뢰 및 안전팀을 확대했고, 모든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더 많은 관리자를 고용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