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와 대화하면서 요구사항 이해, 앱 선별, 최고의 경험 제공할 앱 제공까지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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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데일리] 스마트폰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없애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앙꼬 없는 찐빵’이 될 것이다. 모든 사용자가 앱을 스마트폰 화면에 다운로드 받아 놓고 이를 터치해 활용하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비즈니스 기반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를 일컬어 ‘앱 경제’라고 부른다. 그런데 스마트폰 생태계 전문가 포트럼리서치 애널리스트인 대니얼 뉴먼이 포브스지에서 현재의 앱 생태계가 급속히 종말을 향해 달리고 있다고 진단해 주목된다.

뉴먼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기업이 널리 사용하고 있는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나 SaaS(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 서비스 가운데 얼마나 많은 부분이 단순한 데이터 서비스나 데이터베이스로 격하될 지를 관찰하면 이 같은 전망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인공지능(AI) 도구나 AI 에이전트는 추상화 계층(높은 수준의 요청을 보다 아래 수준의 명령으로 변환하는 시스템)를 제거하고, 한 화면에서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멀티모달(텍스트나 음성 등 다양한 입력) 생성형 AI 도구를 이용해, 특정 쿼리나 사용 사례에 입각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실시간으로 구축할 수 있다. 생성형 AI를 이용한 검색을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현재 대부분의 사용자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나 태블릿과 정보를 교환할 때, 앱을 사용한다. 금융거래나 여행, 일, 게임 등 일상의 생활이나 일을 위해 최소 수십 개의 앱을 사용한다. 그리고 사용자들은 앱을 폴더로 정리한다. 로그인하거나 앱에 접근하기 위해 안면인식이나 패턴 등 안전장치도 사용한다. 그 과정에서 사용자들은 편안한 사용을 위해 이들 앱에 본인의 개인 정보에 대한 무제한 접근을 허용한다. 그리고, 이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이제 이 모든 것을 해결하기 위해 AI 기반 기기, GPU나 NPU(Neural network Processing Unit의 약어로, AI에 특화한 프로세서)를 활용해 강력한 보안을 실현한 운영 센터가 등장한다. 최상의 연결성이 달성되고 디지털 비서나 에이전트가 운영체제에 상주한다. 사용자는 디지털 비서와 대화하기만 하면 되는 미래가 다가오고 이다.

애플의 AI 모델인 ‘애플 인텔리전스’가 노리는 것도 이것이다. 현재의 애플 스토어를 대체할 차세대 비즈니스 모델이다. 애플의 시리(Siri)가 사용자와 대화하면서 요구사항을 이해하고, 앱을 선별하고, 최고의 경험을 제공할 앱을 제공한다. 안드로이드의 ‘슈퍼 에이전트’와 유사하다.

◆ 여행 준비를 위한 최고의 AI 활용 사례

여행을 예약하려면 구글 플라이트와 같은 애그리게이터 서비스나 익스피디아와 같은 앱을 사용할 것이다. 이들 앱은 광범위한 데이터 세트에 접근할 수 있는 기능과 비행 및 숙박을 쉽게 예야할 수 있는 UI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미래에는 운영체제에 내장된 디지털 비서를 활용해 모든 앱을 작동하고 사용자의 요구에 멀티모달 방식으로 대응해 줄 것이다. 디지털 비서는 예를 들면 샌프란시스코 행 비행기, 체류기간 중 호텔, 공항 픽업 드라이버, 디너 미팅 레스토랑 등 모두를 예약할 수 있다. 미팅 일정 확정 등 다른 업무도 병행할 수 있다. 개인화된 디지털 비서가 사용자의 취미, 기호, 성격 등을 인간 비서 이상으로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 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비서 겸 에이전트 역할을 하는 기술은 사용자 요구에 맞는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 예로 마일리지 프로그램의 현 상태, 예산, 선호하는 좌석 상황 등에 맞추어 사용자가 선택해야 할 항공사까지 제안해 주는 것이다. 게다가 안전한 결제 시스템을 이용해 이들 작업을 비서가 완료한다. 사용자가 좋아하는 승차공유 혹은 차량 호출 앱을 선택하고, 계획된 회의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객실의 유형이나 편의시설, 서비스, 입지 조건 등에 근거해 호텔을 추천할 수 있다.

레스토랑 예약에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된다. 물론 회의 일정도 쉽게 잡을 수 있다. 여행 목적을 확실히 달성하고 싶다면 이런 AI 비서가 유용하게 된다.

또한 사용자는 아직 앱이 없는 데이터나 서비스를 찾아 활용할 수도 있다. 쇼핑이나 여행을 할 때, 더 나은 상품을 찾는데 도움이 되며 만나려는 상대방의 취향에 맞추어 레스토랑을 예약할 수도 있다. 기존의 앱 생태계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사용자가 일일이 검색하고 앱을 찾아내야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앱은 사라지고 없어질까. 사용자가 원하는 것은 앱이 아니라 앱이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경험이다. 즉, 승차 공유를 위해 앱을 이용한다고 할 때, 사용자에게 필요한 것은 앱 종류가 아니라 내 눈 앞에 차량이 준비되는 것이다. 실제 은행 계좌 잔액이 눈앞에 표시되면 그만이다.

◆ 엔터프라이즈 앱이 가장 먼저 사라질 가능성

기업용 앱이 가장 크게 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 서비스나우, 오라클, SAP를 비롯한 많은 공급업체는 고객에게 '단일 창' 인터페이스를 제공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이나 구글 어시스턴트는 멀티스레드에 대응해 논리적 사고를 제공하는 에이전트로 기능을 확대하고, 다양한 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안내역 또는 중재역을 맡고 있다. 물론 이런 데이터 시비스도 곧 그 역할을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용 애플리케이션은 상당수 시대에 뒤떨어진 사용자 경험 밖에 제공하지 못하며, 소비자 전용 애플리케이션에 비교해 사용 편리성은 좋지 않은 경향이 있다. 그런 만큼 엔터프라이즈 영역은 파괴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기회로 가득한 곳이다.

CRM(고객관계관리), ERP(전사적자원관리), HCM(인사관리), SCM(공급망관리) 등 각각의 목적에 특화된 수십 개의 앱 사이를 왔다 갔다 할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지속적으로 조정하고 최적화하며 거의 실시간으로 AI가 만들어내는 UX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현재의 앱 생태계는 혁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앱 스토어들도 AI와 에이전트, AI 비서들에게 자리를 빼앗길 것이다. 이는 이제 시간 문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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