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영국 정부가 호흡기 감염병 발생을 추적하고 새로운 전염병을 감지하는 실시간 조기 경보 시스템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고 포브스지가 전했다. ‘세계 최초’로 도입되는 이 프로그램은 민간게놈 분석 회사가 개발한 신속 진단 기술을 활용,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증이나 약물 내성균의 발생을 가능성 단계에서 특정하고 감시한다.
영국 옥스퍼드 나노포어 테크놀로지(Oxford Nanopore Technologies)의 분자 감지 기술은 유전자와 병원체를 신속하게 분석해 감염병과 암 등을 신속하게 진단한다. 영국 정부는 중증 급성 호흡기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에 대해 이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진찰 6시간 이내에 의사가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최선의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진단에 사용된 PCR(중합효소 연쇄반응) 검사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하루나 그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 전염병 징후 감지
프로그램은 런던에서 여러 병원을 운영하는 가이즈앤세인트토머스NHS재단신탁(Guys & St. Thomas NHS Foundation Trust)가 주도하는 호흡기 질환의 메타게놈 분석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것으로, 10~30개 병원에 옥스퍼드 나노포어 기술을 추가해 전국적인 질병 발생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이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신종 감염병 발생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다음 대유행 발생 시 국가 차원에서 보다 효과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대비할 방침이다.
가이즈앤세인트토마스NHS재단신탁의 이언 앱스 CEO는 “4년 넘게 호흡기 질환의 메타게놈 해석 프로그램에 매달렸다. 환자에게 분명히 유익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른 병원에서도 더 많은 환자가 신속하고 정확한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역사는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
웨스 스트리팅 보건사회복지부 장관은 코로나19 사태로 국민보건서비스(NHS)는 "비교 가능한 다른 나라의 의료제도보다 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며 "역사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의 계획에 따라 NHS에서 희귀 질환 환자와 가족 및 암 환자의 전 게놈 염기서열을 해석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국영기업 지노믹스 잉글랜드(Genomics England), 환자의 혈액 및 조직 등 생체 샘플과 임상 정보를 수집·보관하는 UK바이오뱅크 등 여러 정부 기관이 옥스퍼드 나노포어와 정식 제휴해 이 회사의 기술을 의료 분야에 적용한다.
스트리팅 장관은 "이 역사적인 제휴로 세계 최고의 영국 과학자들이 항상 새로운 위협에 대한 최신 정보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전염병 대책 이상을 목표
영국 정부는 기존 약물이 효과가 없는 약물 내성 균이나 암도 이번 제휴의 주요 대상으로 보고 있다. 고령화에 따라 암 의료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립병원들은 환자 증가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지노믹스 잉글랜드는 옥스포드 나노포어의 기술을 활용해 암에 대한 지식을 더하고 암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게놈 변이를 식별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변이 중에는 치료가 가능한 것도 있어 일부 암의 증가를 예방할 수 있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분리한 옥스퍼드 나노포어의 고든 상겔라 CEO는 회사의 독창적인 DNA/RNA 시퀀싱 기술이 암, 유전성 질환, 감염병 환자의 치료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회사의 기술은 긴 사슬 염기서열 분석이 가능해 DNA나 RNA를 더 작은 조각으로 분할할 필요가 없어 환자 샘플에서 게놈 정보를 추출하는 과정을 고속화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의사는 게놈 정보를 이용한 최적의 치료법을 신속하게 선택할 수 있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