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병 이미지. 일러스트=픽사베이
열사병 이미지. 일러스트=픽사베이

[아이티데일리] 파리 협정과 함께 국제 모니터링 프로젝트가 출범했다. 이번에 발표된 프로젝트의 최신 보고서(랜싯 보고서)는 기후 관련 건강 위험이 악화되고 있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위험한 더위, 식량 불안, 병원균 노출 및 기타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 요약본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비영리기관 ICN 홈페이지에 게재됐다.

프로젝트에는 전 세계 유엔 산하기관 및 학술 기관의 122명의 연구진으로 구성돼 진행됐다.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릴 COP29(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앞서 발표된 연구에는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더 강력한 조치를 촉구하는 긴급 호소가 담겼다.

런던 대학교 랜싯 카운트다운 프로젝트의 마리나 로마넬로 대표는 "기후 무대응으로 인한 건강 위협 실태 조사 결과는 지난 8년간의 모니터링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결과를 보여준다"라며 "기록적인 온실가스 배출은 건강을 악화시키고 있으며 건강한 미래를 더 멀어지게 할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프로젝트는 2016년 이후 40개가 넘는 기후 건강 위험 지표를 추적해 왔으며, 올해 평가에는 여러 가지 새로운 요소를 추가했다. 처음으로 극심한 강수량과 사막 먼지에 노출되는 정도를 측정해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발생하는 광범위한 영향을 파악했다. 또한 기후 변화가 정신 건강과 웰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추적하기 위해 야간 기온 상승이 수면 상실에 미치는 영향도 조사했다.

많은 위험 지표가 더욱 악화된 이유는 2023년이 기록상 가장 더웠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기온 및 기타 기상 데이터, 인구 추정치, 역학적 위험 모델링을 통해 결과를 도출했다. 결과는 충격적이다.

▶ 65세 이상의 열 관련 사망은 1990년대에 비해 167% 증가했다. 노령 인구가 늘어나 사망률이 증가한 탓도 있으나, 연구진은 기온이 상승하지 않았을 경우보다 102%포인트 더 높다고 결론지었다.

▶ 2023년에 사람들은 가벼운 야외 운동 중 적어도 중간 정도 이상의 열 스트레스 위험에 평균 1512시간 동안 노출되었다. 이는 1990~1999년 연평균에 비해 328시간 또는 약 28% 더 높아진 수치다.

▶ 열 노출로 인해 2023년 5120억 시간의 잠재적인 근무 시간 손실이 발생했는데, 이는 1990~1999년 평균보다 49% 더 높은 수치다. 이러한 근무 시간 손실의 63%는 농업 부문에서 발생했다.

▶ 고온으로 인한 수면 시간 손실은 1986~2005년과 2019~2023년 사이에 5% 증가했다. 연구진은 에어컨 접근성을 포함한 인구 통계적 및 환경적 요인을 감안했다. 보고서는 "적절한 시간과 양질의 수면은 인간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중요하다"고 적었다.

▶ 아시아 호랑이 모기로 인한 질병이 전파되기에 유리한 기후 조건은 1951~1960년에서 2014~2023년까지 약 46% 증가했다. 황열병을 일으키는 모기의 경우 증가율이 10% 이상이었다. 이 모기는 뎅기열, 치쿤구니아열, 지카 바이러스 및 기타 질병을 일으킨다. 최근의 별도 연구에 따르면 2023년은 전 세계적으로 뎅기열 발생이 최악으로 기록된 해였다. 650만 건의 발병과 6800건 이상의 사망자가 보고되었다.

▶ 1961~1990년에서 2014~2023년까지 전 세계 육지 면적의 61%에서 극심한 강수량 일수가 증가했다. 연구진은 이로 인해 홍수, 전염병 확산 및 물 오염의 위험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전 세계 육지 면적의 61%에서 약 38억 명의 사람들이 세계보건기구(WHO) 지침을 초과한 모래와 사막 먼지 미립자 오염에 노출되었다. 이는 2003~2007년 이후 위험이 31% 증가한 것이다. 연구진은 가뭄, 열악한 토지 관리, 산불 증가가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경고했다.

▶ 1981~2010년에 비해 2022년 폭염 일수와 가뭄 달의 빈도가 더 높았고, 이 때문에 1981~2010년에 비해 2022년 124개국에서 중간 또는 심각한 식량 불안을 경험한 사람이 1억 5100만 명 더 많았다.

연구진은 올해의 보고서가 기온 상승을 섭씨 1.5도로 제한한다는 파리 협정 목표에서 벗어나는 세계를 보여준다고 우려했다. "이로 인해 전 세계가 웰빙, 건강 및 생존에 대한 기록적인 위협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다만 지난 10년 동안 기후와 관련된 긍정적인 건강 발전이 한 가지 있었다고 말했다. 화석연료 연소에 따른 실외 미세먼지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2016년에서 2021년 사이에 약 7% 감소한 것. 연구진은 이를 미국 등 고소득 국가에서 석탄 발전의 단계적 폐지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했다.

프로젝트를 감독하는 독립 위원회 의장 헬렌 클라크 전 뉴질랜드 총리는 "기후 행동의 중심에 건강을 두는 것은 번영하는 미래를 보장하기 위한 최선"이라면서 "보고서는 자신과 우리, 그리고 미래 세대를 보호하기 위해 지금 행동하라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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