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를 이미지로 변환하는 생성형 AI 일러스트. 사진=오픈AI
텍스트를 이미지로 변환하는 생성형 AI 일러스트. 사진=오픈AI

[아이티데일리] 챗GPT로 생성형 AI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오픈AI는 올해 초 자사의 생성형 AI 제품 사용 정책 가운데 군사 및 전쟁 용도로의 사용을 금지하는 문구를 삭제했다. 회사의 CEO 샘 알트먼을 비롯한 경영진은 오픈AI를 방위산업 관련 업무에 개방했다.

미 국방부와의 거래를 진행하기 위해, 오픈AI는 최근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갖고 사이버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라소프트(Carahsoft)와 제휴했다고 포브스 등 외신이 전했다.

카라소프트의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오픈AI는 국방부의 업무를 하청받는 ‘컴퓨터 하드웨어, 기업용 소프트웨어 및 솔루션(CHESS: Computer Hardware, Enterprise Software and Solutions)‘ 이라는 플랫폼의 기업 그룹에 추가되었다. 이 계약 플랫폼은 정부가 민간기업으로부터 서비스나 솔루션을 사무절차 부담과 시간을 최소화하면서 신속하게 구매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카라소프트는 이 플랫폼을 통해 오픈AI뿐만 아니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HP와 같은 많은 빅테크로부터 클라우드 컴퓨팅과 AI 소프트웨어, 구글 워크스페이스 등의 도구를 국방부에 신속하게 제공한다. 미군 당국도 CHESS가 상용 IT의 주요 군 공급원으로, 번거로운 절차를 생략해 기존 제품을 사용하기 쉽게 하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오픈AI는 5월에 CHESS에 추가된 후 곧바로 카라소프트와 협력을 시작했다. 오픈AI는 현재 CHESS를 통한 국방부와의 계약을 성사하지는 않았지만, 카라소프트는 오픈AI의 정부 계약을 이미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카라소프트는 챗GPT 라이선스를 나사(NASA)에 10만 8000달러 상당에 제공했고, 국립미술관에는 7만 달러 이상의 오픈AI 라이선스를 제공했다. 또 9월에는 미국 농무부와 1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고 여러 AI 대규모 언어모델 플랫폼에 대한 접근을 제공했다.

오픈AI가 CHESS 공급업체 명단에 들어가면서 국방부와의 거래가 원활해질 수 있는 길은 열렸지만, AI의 군사적 이용과 카라소프트의 비즈니스 관행에는 아직 의문이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2004년에 창업한 카라소프트는 아마존이나 구글, 세일즈포스 등의 제품을 정부 기관에 공급하는 중개역으로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정부용 기술 중개업자 중 하나다. 버지니아주에 본사를 둔 카라소프트는 거의 모든 연방정부 기관에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그중 펜타곤이 가장 큰 고객이다. 카라소프트는 지난 18년간 국방부로부터 56억 3000만 달러의 계약을 따냈다.

그런데 지난달 FBI가 카라소프트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소식은 국내 매체들도 다수 보도했다. 회사는 당시 과거 거래 기업과 관련된 FBI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블룸버그는 카라소프트가 SAP와 공모해 국방부와의 계약 과정에서 가격을 조작했으며, 관련 혐의로 정부가 회사를 고소했다고 보도했다. 카라소프트는 이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포브스는 오픈AI가 국방부와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노력은 지난해 오픈AI가 국방부와 국토안보부(DHS)에 대해 20만 달러 이상의 로비를 벌이면서 시작됐다고 전했다. 또 오픈AI는 사이버 공격을 막고 시스템의 취약성을 자동 수정하는 도구를 미군과 공동 개발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오픈AI는 방위 산업 이외에도, 카라소프트와 공동 개최하는 일련의 이벤트나 웨비나를 통해 정부 기관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지난 5월 오픈AI는 지방정부 및 주정부 공무원들에게 챗GPT를 활용해 직원들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소개하는 웨비나를 개최한 바 있다.

카라소프트는 오픈AI 이외의 AI 스타트업도 대거 끌어들여 정부 전용 AI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기업가치 평가액 140억 달러로, AI 모델의 훈련용 데이터나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스케일AI(Scale AI)도 카라소프트의 CHESS 명단에 포함된 벤더의 하나다.

여러 AI 스타트업이 카라소프트와의 계약을 통해 정부 비즈니스에 진출하고 있다. AI 코딩 스타트업 코디움과 팔란티아 전직 엔지니어가 설립한 AI 인프라 스타트업 쓰레드AI, 딥페이크 음성 검출과 AI 음성 생성 도구를 제공하는 리젬블AI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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