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박스 조성환 대표, 박은지 COO
[아이티데일리]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우리 일상생활 속에 스며들고 있다. 특히 텍스트 기반의 챗봇과 디지털 어시스턴트를 넘어, 이미지와 영상 등 다양한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해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고도화된 AI 기능들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에 속속 탑재되는 중이다. 이 같은 혁신은 패션 업계에서도 일고 있다. 생성형 AI 기술 확산으로 옷의 디자인과 색감 등 섬세한 작업과 감성이 요구되는 분야에도 AI 기능이 접목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가운데 패션 라이프 관리 앱 ‘클로즈박스(Clothbox)’를 서비스하는 패션 스타트업 클로즈박스는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제공하는 생성형 AI 플랫폼 ‘아마존 베드록(Amazon Bedrock)’을 활용해 패션 아이템 관리 솔루션 ‘AI 패션 스캐너’를 최근 출시했다. 클로즈박스 조성환 대표와 박은지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만나 패션과 기술을 융합하는 여정, 아마존 베드록을 활용한 AI 솔루션 출시 과정 등에 대해 들어봤다.
구매보다 ‘관리’에 중점 둔 기술 접목
클로즈박스는 패션과 기술의 융합을 통한 패션 라이프스타일 혁신을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이다. 특히 쇼핑몰 앱과 같은 의류 판매가 주 사업이 아닌, 사용자들이 기존 보유한 패션 아이템들을 손쉽게 파악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관리’에 중점을 둔 서비스를 개발·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가치를 기반으로 클로즈박스는 충성 고객들을 확보하며 성장 중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클로즈박스 앱 사용자는 약 4만 명에 달한다. 국내 시장에서만 서비스 중인 점과 회사 규모 등을 고려하면 앱 리뷰와 재사용 및 유저 참여 빈도는 높은 편으로, 앱 평균 사용시간은 30분 이상으로 높게 나타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조성환 대표는 “클로즈박스는 패션과 기술을 융합해 개인의 패션 라이프를 더 편하게 만들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회사이자 앱 서비스다. 사용자들이 소장한 의류에 더해 AI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우리 서비스가 앱 사용자들의 개인 스타일리스트가 되도록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은지 COO는 “현재 온라인에서는 주로 어떤 옷을 구매해야 하는가에 포커스돼 있다. 이미 있는 옷을 어떻게 입고 관리해야 하는가에 대한 서비스나 인식은 다소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우리는 사용자들이 이미 갖고 있는 옷을 어떻게 잘 입을 수 있는가에 집중했고, 이를 최우선 목표로 설정해 기술적인 탐색을 이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패션과 기술을 융합한다는 비전에 맞춰, 클로즈박스는 서비스 초기부터 앱에 AI 기능을 적극 도입해 왔다. 대표적으로 비전 AI(Vision AI) 기능이다. 앱 사용자가 보관 중인, 혹은 새로운 옷을 등록할 때 비전 AI를 통해 옷을 제외한 주변 배경을 제거할 뿐만 아니라 카테고리와 색상을 분류해 정리하는 머신러닝 모델 개념의 AI 기능을 지원 중이다.
클로즈박스는 앱에 접목된 AI 기능을 더욱 고도화해 AI가 패션 코디네이션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는 개인 스타일리스트로 버전업시킨다는 목표다. 이러한 기술 기반을 다지고 차츰 트래픽을 높여 신규 유저 모객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아마존 베드록 활용해 ‘AI 패션 스캐너’ 개발
앱 기능 고도화를 위해 최근 클로즈박스는 AWS가 서비스하는 아마존 베드록을 활용해 생성형 AI 기반 패션 아이템 관리 솔루션 AI 패션 스캐너를 출시했다. 아마존 베드록은 사용자가 특정 용도에 적합한 고성능 파운데이션 모델(FM) 및 거대언어모델(LLM)을 쉽게 찾고 접근할 수 있도록 하며,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확장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완전 관리형 서비스다.
AI 패션 스캐너는 아마존 베드록 플랫폼 내에서 제공하는 모델 중 앤트로픽(Anthropic)의 ‘클로드 3.5 소넷(Claud 3.5 Sonnet)’과 ‘아마존 타이탄 이미지 제너레이터(Amazon Titan Image Generator)’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이미지를 생성·분석하는 서비스로, 사용자가 업로드한 사진을 바탕으로 의류 아이템들을 인식 및 분석해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의류 관리를 돕는다.
클로즈박스 AI 패션 스캐너에서는 클로드 3.5 소넷 모델을 활용한 빠른 멀티모달 이미지 및 텍스트 프롬프트 입력·추출이 이뤄진다. 이후 산출된 정보들은 아마존 타이탄 이미지 제너레이터 모델로 전달돼 의류 아이템을 3D 아이콘으로 생성하는 과정이 수행된다.
가령 사진 속 인물이 네이비 자켓과 흰색 블라우스를 입고 있다면, AI가 이를 분석해 정보를 추출하고 유사한 의류 아이템들을 사용자의 앱 옷장에 담을 수 있게 제공한다. 또 사진 속에서 착용한 옷의 전반적인 스타일과 무드를 분석해 텍스트를 생성해 간략한 스타일 노트도 자동으로 기록한다.
특히 클로즈박스는 창립 초창기부터 AWS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왔기에, 이 같은 생성형 AI 솔루션 개발 과정에서 아마존 베드록 이용을 선제적으로 고려할 수 있었다. 조성환 대표는 “아마존 베드록을 사용하기 이전부터 서버, 인프라,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AWS 서비스를 이용해 왔다. 그러다보니 생성형 AI 솔루션 개발에도 AWS가 제공하는 아마존 베드록을 우선적으로 고려했고 인프라와의 빠른 통합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성환 대표는 “실제 시중에 있는 다양한 서비스들을 테스트해본 결과, 아마존 베드록이 가장 만족스러웠다. 스타트업이라 AI를 다룰 수 있는 전문인력이 적고 직접 결과물을 보기 전까지 의사결정이 어려운데, 아마존 베드록에서는 적은 코드 수정으로도 여러 모델을 활용할 수 있었다. 기술 검토에 드는 공수도 줄여 빠른 의사결정과 판단도 가능했다”며 “뿐만 아니라 비개발자와의 협업도 중요한데, 아마존 베드록의 ‘플레이그라운(Playground)’ 콘솔에서 개발자와 비개발자 간 유기적인 소통과 프롬프트 공유 및 수정이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비개발자들도 아마존 베드록 플랫폼 내에서 자체적으로 결과물을 산출해 비용을 계산할 수 있고, 또 개발자들은 더 중요한 개발 직무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게 큰 강점이라는 설명이다.
프롬프트 구성에 중점…AWS와 긴밀한 협업
클로즈박스는 AI 패션 스캐너 개발 과정에서 데이터 기반 학습보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 큰 비중을 뒀다. 기존 머신러닝 모델 대비 LLM은 프롬프트 구성에서 성능 차이가 비롯되기 때문이다. 클로즈박스는 이 영역에 대해 AWS와 협업하며 지원을 받아왔다.
박은지 COO는 “AI 패션 스캐너 출시를 준비하면서 프롬프트에 가장 많은 공수를 들였다. 패션이 주관적인 요소들이 많고, 의류 정보가 옷의 형태와 소재 등 다뤄야하는 정보들이 매우 다양했다”며 “이러한 요소들을 모두 다루기 위한 프롬프트를 구성할 때 AWS 솔루션즈 아키텍트(SA)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수정해야 할 프롬프트를 함께 봐주고 조언해줘 기술 역량과 서비스 성능을 크게 향상할 수 있었다. 참고할 수 있는 베스트 프래틱스와 개발 가이드도 많이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박은지 COO는 “뿐만 아니라 여러 차례 미팅을 통해 타깃 고객 입장에서 우리 서비스를 바라보고, 패션 업계 현황도 함께 공유했다. 단지 기술적인 영역만이 아니라 아이디어 발상까지 같이 논의하며 실제 서비스로 구현하기 위한 효율적인 방법들에 대해서도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패션 라이프 혁신하는 글로벌 테크 기업으로 거듭날 것”
클로즈박스는 앞으로도 생성형 AI 서비스 고도화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올 하반기 적극적인 고객 의견수렴과 사전 테스트를 바탕으로 유저들이 원하는 기능을 발굴하고, 생성형 AI를 연계해 기존 서비스 향상과 신기능 개발에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조성환 대표는 “향후 검색 증강 생성(RAG)을 지원하는 ‘아마존 베드록 지식 기반(Knowledge Bases)’과 ‘베드록 에이전트(Agents)’를 중점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AWS 서비스를 사용해 오면서 기술 스택을 차곡히 쌓아왔고, 우리 자체적으로 100만 건 이상의 데이터도 확보했다”며 “특히 아마존 베드록 지식 기반 기능은 벡터 데이터베이스(DB) 구성과 임베딩이 매우 간편하고 쉽다. 몇 가지 룰을 설정하면 자동으로 벡터 DB 세팅이 가능하다. 이미 핵심 데이터를 올려 테스트도 수행했다. 또한 단순 채팅을 넘어 행동으로 연결하는 AI 에이전트를 베드록 에이전트로 구성해, 대고객 서비스를 돕는 CS 매니저로 활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러한 기술과 정보들을 토대로 개인 스타일리스트 역할을 하는 AI 서비스를 구현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은지 COO는 “우리는 AI를 활용함으로써 패션과 기술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VR, AR, IoT 등 다양한 기술들도 패션과 접목할 수 있는 놀랍고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있다. 진보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의 패션 라이프를 혁신하는 글로벌 패션 테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