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탄소 오염으로 인해 악화된 더운 날씨로 작년 유럽에서 5만 명이 사망했으며, 유럽은 세계 다른 지역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온난화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가디언지가 전했다. 이 연구는 스페인 바로셀로나 글로벌보건연구소(ISGlobal)가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실렸다.
이 연구 결과는 그리스 아테네 외곽의 숲을 산불이 휩쓸고 지나가고, 프랑스가 전국적으로 무더위 경보를 발령했으며, 영국 기상청이 올해가 역대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 가운데 나왔다.
의사들은 무더위를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른다. 이는 평균 이상의 고온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기 때문이다. IS글로벌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지난 20년 동안 지구의 기온 상승에 적응하지 못했다면, 2023년 더위로 인한 치명적인 사망률은 현재보다 80% 더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IS글로벌의 환경 역학자 엘리사 갈로 박사는 정부든 조직이든 인류가 사회를 더위에 적응시키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그나마 더위로 인한 사망자가 줄어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온 관련 사망자 수는 여전히 많다. 갈로는 "유럽은 세계 평균의 두 배 속도로 온난화되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주민들의 생명을 더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람들이 화석연료를 태우고 자연을 파괴하면서 지구는 더 뜨거워지고 무더운 기간이 길어졌다. 가까이는 한국도 올여름 열대야 지속 기간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엘니뇨로 인해 북태평양 수온이 올라간 까닭도 있지만, 서울의 경우 ‘히트 돔’이 온실 역할을 했다. 지구 전체가 온실로 변하고 있으며, 지구를 덥히는 탄소 등 가스로 대기가 막혔다. 전 세계적으로 2023년은 기록상 가장 더운 해였으며 2024년에는 다시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구팀은 영국, 노르웨이, 스위스 등 유럽에서도 시원한 지역이 사람들이 불편할 정도로 더운 날의 수가 가장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더위로 인한 절대 사망자 수는 뜨거운 기온에 더 많이 노출된 남부 유럽에서 계속 가장 많을 것이다.
연구결과 2023년 열 관련 사망률은 그리스가 100만 명당 393명으로 가장 높았고, 이탈리아가 100만 명당 209명으로, 스페인이 100만 명당 175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20년 전인 2003년에도 폭염으로 인해 대륙 전역에서 7만 명이 사망했고, 공무원들은 황급히 조기 경보 시스템과 예방 계획을 수립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2022년,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6만 명 이상으로 기록되면서 전문가들은 지난 20년 동안의 조치가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 의문을 품게 됐다. 그리고 2023년 무더위로 4만 769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80세 이상의 고령층에게는 더위가 두 배나 더 치명적이다.
기후연구재단의 데이터 과학 책임자인 도미닉 로이는 실제 결과가 발표된 연구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위험한 그룹에 대한 더위의 영향을 세세히 모니터링하고 사망을 예방하기 위한 계획을 실행해야 한다고 강력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더 많은 공원과 콘크리트와 아스팔트가 적은 시원한 도시를 설계하고,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하며, 의료 시스템을 강화함으로써 사람들을 더위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갈로는 ”기후 변화에 적응하고 기온 상승을 완화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기후 변화는 결국 인간의 목숨이 달린 건강 문제다"라고 단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