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뜨거운 여름날 소규모 주택이나 건물, 스튜디오(한국의 원룸 형태)와 같은 소규모 단지 거주민들은 야외에서의 휴식을 위해 그늘을 찾는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녹색으로 꾸며지는 옥상 정원이다. 도시 열섬과 기후 변화를 완화하는 솔루션으로도 각광받았다. 태양광 발전을 위한 패널 설치도 한 방법이지만 ‘휴식’이라는 측면에서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상식은 식물로 장식된 옥상이 햇빛을 흡수하고, 식물은 물을 증발시켜 실외 온도를 낮추는 주요 방법으로 각광받았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옥상을 녹색 정원으로 꾸미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 안식을 제공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옥상을 정원으로 꾸미는 것은 적지않은 자금이 투입된다. 또한 유지관리 노력도 배가된다. 서민층으로서는 도전하기 어려운 방법이다. 그렇다면 그 대안은 없을까.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University College London)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옥상을 흰색 또는 반사 재료로 바꾸는 것도 훌륭한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보고서는 여기에 더해 분석 결과 녹색 정원 옥상이 지난 2018년 여름 런던에서 가장 더웠던 두 날을 시뮬레이션해 테스트한 결과 냉각 효과가 미미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흰색 또는 반사 재료로 덮인 지붕은 평균 섭씨 1.2도 온도를 낮추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한다. UCL 연구팀의 오스카 브루스는 "통계적으로 섭씨 1~2도 차이만으로도 상당수의 온열질환자 생명을 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원들은 지난 2018년 7월 날씨가 각각 섭씨 33도와 37도에 도달한 두 날에 10가지 다른 도시 온도 영향을 조사하는 11가지 기후 시뮬레이션을 실행했다. 그 결과 하루 중 가장 더운 시간에 녹색 지붕을 도시 전체에 적용하면 온도를 최대 섭씨 0.8도까지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흰색 또는 반사성 지붕은 그 시간 동안 녹색 정원보다 2~2.5배 더 큰 효과가 있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녹색 정원을 단순하게 평가하는 것은 많은 오류를 낳는다. 녹색 정원의 효과를 결정짓는 큰 요인 중 하나는 물이다. 건조한 상태에서 녹색 정원의 열 감소 효과는 떨어진다. 반면 충분한 수분이 주어지면 증발이 활발해져 주변의 열을 빼앗으면서 시원해진다. 또 잎이 무성한 나무는 잎을 통한 수분 증발도 활발하다. 어떤 나무를 식재하느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기도 하는 것이다.
물론 흰색으로 칠해지거나 반사 재료를 사용한 지붕도 열을 낮추는 데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흰색은 태양 빛을 반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경우에도 ‘시원한 지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시원한 지붕은 특히 설치와 유지 관리가 더 쉽고 저렴하다. 때문에 녹색 지붕보다 유리하다. 녹색 지붕의 비용은 토양과 식물 비용, 유지 관리의 다양성으로 인해 추정하기 어렵다.
결국은 선택의 문제다. 녹색 지붕은 흰색 지붕에는 없는 이점이 있다. 생물 다양성 증진, 대기 오염 감소, 물 흡수 및 여과, 지역 사회 녹지 제공 등이 대표적인 장점이다. 상황에 따라 두 가지 옵션을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유럽 녹색지붕연맹 회장 더스티 게지는 녹색 지붕은 실외 냉각 효과 외에도 간접적인 실내 냉각 효과도 크며 에너지 절감도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이런 장점 때문에 초기 비용은 많이 들지만 시간이 흐르면 상쇄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