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두가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테스트하는 모습. 사진=바이두
바이두가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테스트하는 모습. 사진=바이두

[아이티데일리] 중국 우한은 인구 1400만 명으로, 코로나19 발상지 혐의를 받던 곳이다. 그런 우한이 그 오명을 벗어던지고 AI를 앞세운 스마트카 기술의 선두에 서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로보택시 부문의 세계적 리더가 되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우한에서는 현재 바이두에서 제작한 전기 로보택시 500대 이상이 거리를 달리고 있으며, 연말까지 1000대를 추가로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바이두와 다른 중국 현지 로보택시 기업들은 미국 알파벳 웨이모와 경쟁하고, 로보택시 프로토타입 공개를 약 2개월 미뤄 10월로 연기한 테슬라보다 앞서 나가고 있다.

무인 로보택시 개발에 주력하는 것은 중국의 미래 경제를 첨단 산업 중심으로 강화하고, 부동산과 저가품 수출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겠다는 시진핑 주석의 전략을 따른 것이다. 중국에는 이미 세계 최대의 전기 자동차 배터리 제조업체 두 곳이 있다. 전기 자동차 공급망의 요소요소를 장악해 나가고 있다.

바이두가 우한에서 운영하고 있는 로보택시 브랜드는 아폴로 고(Apollo Go)다. 미국에서와 유사하게 아폴로 고는 다른 유인 택시에 비해 저속으로 운행한다. 아직은 변하는 도로 상황에 인간 운전자와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교통 체증을 일으킨다는 불평도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바이두는 요금을 대폭 할인하여 사람들이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30분 정도 탑승해 약 10km를 주행하는데 회사가 3분의 2 가량의 비용을 지원한다. 승객이 부담하는 금액은 약 14위안(2600원) 정도라고 한다. 이는 중국 최대 승차공유 서비스인 디디의 프리미엄급 비용의 약 3분의 1에 불과하다.

바이두는 회사의 1분기 실적 발표에서 4월 19일 기준 전국에서 무인 로보택시 승차가 600만 건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완전 무인 로보택시 운전 이동 비율(운전석에 사람이 앉지만 스티어링휠을 만지지 않는 차량 포함)이 55%를 넘었으며, 향후 몇 분기 안에 100%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인 로보택시의 선두는 미국이었다. 웨이모, 제너럴모터스의 크루즈 등은 수년간 샌프란시스코, 피닉스 등 여러 도시에서 무인 로보택시 기술을 연마해 왔다. 그러나 로보택시를 확장하는 것은 어려웠다. 크루즈는 작년에 보행자에 대한 치명적 사고 이후 서비스를 중단했다. 또기물 파손 등으로 인해 대중의 반발에 직면했다. 테슬라는 이론적으로 중국 기업에 비해 유리할 수 있는 잠재적 경쟁자 중 하나지만 지금은 불리한 입장에 처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자율주행 기술을 도입하거나 개발하는 회사에 대해 엄격한 규칙이나 자격을 정하지 않고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미국 정부의 접근 방식은 중국이 무인 로보택시 개발을 전략적 우선순위로 삼았다는 점에서 대조적이었다.

미국이 일찍 시작했다는 점에서 중국은 로보택시 분야에서 따라잡아야 할 것이 적지 않다. 기술투자자인 인터커넥티드 캐피탈 설립자 캐빈 쉬는 "바이두나 포니와 같은 중국 자율주행 기업들이 기술적으로 큰 진전을 이루고 있지만, 아직은 미국 기업을 앞서고 있지는 않다"라며 "그러나 중국은 자율주행 로보택시에 대해 더 우호적이고 수용적인 규제 환경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정책에 전폭적으로 따라가는 문화도 한몫 하고 있다. 중국 남쪽의 헝친섬도 모든 공공도로에서 자율주행 시험을 허용했다.

물론 대중의 불만은 크다. 우한의 택시 운전자는 대략 2만 4000명에 달한다. 로보택시의 비중은 극히 일부지만 무인 기술 도입에 대한 고용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특히 긱워커(일종의 프리랜서) 그룹에 속하는 승차 공유 산업에서 그렇다. 정부가 일자리와 기술의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 정부의 정책에 호응하는 문화는 대중의 불만을 잠재운다는 점에서 로보택시 확산 가능성은 높다.

우한의 바이두 로보택시 서비스는 여전히 시험 단계다. 5월 현재 아폴로 고 로보택시가 운영하는 공간은 우한 광역권의 약 3000평방km 정도다. 우한 로보택시 서비스를 계기로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 및 상용화는 미국을 위협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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