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 클라우드, 생성형 AI 등 투자로 변화하는 시장상황에 대응

[아이티데일리] 엔터프라이즈 SW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 오라클(Oracle). 오라클은 국내 IT시장 초기부터 상용 데이터베이스(DB) 제품을 공급하며 명실상부한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3~5년 전부터 오픈소스 DB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 다양한 기술들이 부상하며 오라클의 경쟁사들이 속속 생겨나기 시작했다.

시장에서는 오라클의 입지가 흔들릴 것으로 예측하는 전문가가 나타나기도 했다. 물론 여기에는 ‘오라클이 어려웠으면 좋겠다’는 고객들과 경쟁사들의 희망사항이 더해졌을 수도 있다. 실제 오라클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제품 가격과 유지보수 비용을 터무니 없이 비싸게 받는다는 고객과 협력업체들의 불만에 시달려 왔던 것이 사실이다.

국내 DB 시장에서 ‘오라클 DB’ 점유율은 통상 70~80%였다. 금융권의 경우 점유율은 이보다 훨씬 높았다. 오라클은 이러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고객과 협력사에게 소위 갑질해 왔다는 평가도 있었다.

오라클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예측은 그러나 여지없이 빗나갔다. 물론 오픈소스 DB가 인기를 끌며 한때 오라클의 시장 점유율은 소폭이지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클라우드 시장 확대 역시 오라클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한 것이 사실이었다. 전통적인 온프레미스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비즈니스를 영위해 온 오라클이 AWS, MS, 구글 클라우드 등 유명 클라우드 기업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오라클은 오픈소스와 클라우드라는 위협을 오히려 비즈니스 혁신 계기로 삼았다. 오라클은 오픈소스 기술을 수용·자체 서비스에 통합했고,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지원하며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했다. 컨테이너 오케스트레이션을 위한 쿠버네티스, 도커 등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다. 또한 My SQL을 인수하고 다른 오픈소스 DB에 대한 지원을 통해 다양한 고객들을 확보해 나갔다.

오라클은 특히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CI)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며, 다른 클라우드 기업과 정면으로 경쟁에 나섰다. 후발주자라는 점을 인정하고 저렴한 비용을 내세워 고객들을 확보해 나갔으며, 동시에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을 병행했다. 여기에 더해 오라클은 생성형 AI를 지원하는 벡터 DB 기능을 오라클 DB에 추가한 ‘오라클 DB 23ai’를 출시해 시장에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그 결과 시장에서는 “오라클의 OCI가 다른 클라우드 기업들의 서비스와 성능을 견줘도 전혀 손색이 없다”, “생성형 AI 서비스를 비교해 보면 AWS ‘베드록’보다 저렴한데 성능은 훨씬 좋다”와 같은 얘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고객과 협력사에게 비난을 받던 오라클이 찬사를 받기 시작한 것이다. 오픈소스나 클라우드로 인해 어려울 것이라는 시장 예측과는 달리 오라클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버렸다.

오라클은 OCI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면서, 다양한 AI 기능을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비난받던 오라클에서 칭찬받는 오라클이 된 향후 행보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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