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의견 반영한 신기능 구현
핵심 프로젝트 적용으로 메인라인 ‘매직텀즈’ 효과 체감
[아이티데일리] 기초서류는 보험사 업무의 기본이자 핵심이다. 보장 내용부터 설계 및 운영 방식 등 보험과 관련된 전반적인 내용을 문서화한 것으로, 상품 운영과 보험금 지급 방식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중요 업무인 만큼 서류의 양이 많아 업무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특히 수작업에 의존할 경우 오류 가능성도 높다.
NH농협손해보험은 메인라인과 협력해 ‘장기손해보험 기초서류 관리 및 상품개정작업 효율화 시스템’을 도입, 오류를 최소화하고 업무 효율성도 크게 높였다. NH농협손해보험의 차세대 기초서류 관리 시스템 구축 과정과 성과를 들여다봤다.
기초서류 작업 개선 필요성 대두
NH농협손해보험(이하 농협손해보험)은 2012년 농협금융지주 설립과 함께 출범했다. 10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농업인은 물론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보험상품을 제공해 왔다. 특히 농업인의 안정적인 농업 활동을 위해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농작물의 피해를 보장하는 ‘농작물재해보험’과 같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점이 다른 손해보험사와의 차별점이다.
이와 같은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농협손해보험은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초서류 작업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대두됐다. 보험과 관련된 여러 업무가 있지만 그중 기본이 되는 것이 ‘기초서류’다. 기초서류란 보험상품을 구성하는 기본 서류로 약관, 사업방법서, 별지, 산출방법서 등 해당 상품의 전반을 문서화한 자료다.
보험회사 입장에서 이러한 기초서류는 가장 기본이면서 힘든 과제이기도 하다. 보험 전반을 다루기 때문에 어떤 상품이든 기초서류를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 하지만 모든 관련 사항을 담아야 하기 때문에 문서의 양이 많을 수밖에 없다. 기초서류를 ‘벽돌’이라고 부르는 이유이다. 벽돌이라 부를 만큼 문서가 무겁고 두꺼운 형태로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신상품을 개발할 경우, 기초서류는 만드는 데만 보통 4개월 이상 소요될 만큼 어렵고 많은 작업이 필요하다.
기초서류는 한 번 만드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법령 개정, 금융감독원의 행정 지도, 현장 요청 사항 등 내외부 요인에 의해 약관 등을 수시로 변경해야 한다. 이런 작업에 보통 2개월 이상 소요되며, 이러한 일이 심하면 매달 이뤄지기도 한다.
그동안 기초서류 작업은 상당 부분 수작업으로 이뤄졌다. 달라진 법령을 확인하며 문서에서 맞지 않는 내용을 하나하나 찾아내 수정하는 방식이었다. 힘든 일이면서도 사람이 직접 살피는 만큼 오류를 피하기 힘들었다. 농협손해보험은 상품경쟁이 심화하고 제도 개선이 잦아지면서 수작업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농협손해보험 상품개발국 장기상품개발1팀 권우정 차장은 “최근 들어 신상품 개발 및 기존 상품 개정 횟수가 늘어나며 상품이 전보다 복잡하게 만들어졌다. 기존 방식으로는 변화가 심한 시장 환경에서 수작업에 의존한 기존 방식은 적합하지 않았고, 오류 가능성과 비효율성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메인라인 매직텀즈, 사용자 중심 기능 구현이 포인트
농협손해보험은 정확하고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하도록 지난해 11월 말부터 약 4개월에 걸쳐 ‘장기손해보험 기초서류 관리 및 상품개정작업 효율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시스템 구축 업체로 메인라인이 참여했다. 농협손해보험은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솔루션 완성도와 관련 레퍼런스에 중점을 뒀으며, 여러 검토 후 최종 사업자로 메인라인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농협손해보험과 메인라인이 사업 진행에 있어 가장 중점에 둔 부분은 사용자의 편의성이었다. 권우정 차장은 “매년 1, 4월경 이뤄지는 보험상품 일괄개정작업이 직원들 입장에서 가장 바쁘고 힘들다.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담당자가 새로운 시스템을 사용하면서도 불편함이 없고 효율성 및 정확성 등 기존과 다른 가시적 장점을 바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농협손해보험은 이번 시스템 도입으로 다양한 효과를 경험하고 있다. 우선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정합성을 갖춘 기초서류 제작이 가능해졌다. 기존에는 보험상품 개정 시 신규 담보가 추가될 경우, 참조조항 등 오류 대응이 어려워 문서 뒤에 추가로 작업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시스템 도입으로 자동 오류 확인 기능을 마련함으로써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또한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생성된 ‘변경대비표’로 유관부서에서 변경 내용을 쉽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기초서류 관리를 체계화함으로써 간편하게 버전을 관리하고 바로 공유하는 등 긍정적 효과를 확인했다.
특히 이번 사업은 사용자 관점에서 업무 효율성 개선을 위한 업계 최초의 신규 기능도 개발했다. 농협손해보험과 메인라인은 직원의 요구사항을 파악해 △법령 개정 사항을 빠르게 반영할 수 있는 ‘조항일괄교체’ △산출방법서 등에 담긴 수학 공식을 문서 외부에서 변경하는 ‘수식일괄변경’ △단순반복적인 서식 교체 등을 해결하는 ‘서식일괄제거’ 등의 기능을 개발했다.
권우정 차장은 “그동안 상품 일괄개정 시 판매 중인 모든 상품에 개정 사항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단순반복적 작업이 과하게 많았다. 시스템 도입 후 조항·단어 일괄교체 기능 등으로 이전보다 기초서류 작업이 효율적이고 정확해졌다”고 말했다.
원활한 시스템 도입으로 빠른 효과 체감
농협손해보험과 메인라인은 지난 4월 장기상품 일괄개정 시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 구축 일정을 앞당겼다. 초기 목표 대비 프로젝트 진척이 뚜렷이 나타남에 따라 개선 효과를 실무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빠른 시스템 도입을 결정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메인라인의 적극적인 지원이 빛을 발했다. 권우정 차장은 “완성되지 않은 시스템을 실제 사용하는 데 대한 위험 부담도 상당했다. 메인라인 측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실제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에 신속히 대응하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며 “빠듯한 일정에도 피드백을 수렴해 제품 패치도 지속적으로 제공했으며, 기존 기능 개선 및 신기능 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덕분에 일괄개정 작업에서 차세대 시스템이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양사의 긴밀한 협력으로 완성된 시스템은 직원들로부터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얻었다. 많은 업무를 정확하게 처리해야 하는 기초서류 작업 특성상 이는 고무적인 평가였다. 기초서류를 빈번히 활용하는 유관부서에서도 효용성을 확인하고 추후 사업을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호평이 처음부터 있던 것은 아니었다. 기초서류는 보험 업무의 핵심 요소였기에 프로세스 변경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었다. 이를 극복하고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데는 임원진의 지원도 큰 역할을 했다. 권우정 차장은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할지 의문스러워하는 직원도 있었다. 하지만 임원진이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도입 후에는 많은 직원이 신규 기능을 활용하며 만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단계는 ‘생성형 AI’
농협손해보험은 생성형 AI 도입을 다음 목표로 삼고 있다. 기초서류 작업을 효율화하는 시스템을 넘어 AI로 업무 전반을 혁신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농협금융지주 차원에서 그룹 전사에 생성형 AI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농협손해보험 역시 모범 사례 발굴 등 전 업무 영역에 AI 적용을 다방면으로 검토 중이다.
권우정 차장은 “기초서류는 보험사 업무의 기본이기에 AI 같은 첨단 기술을 접목하면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향후 기술이 고도화됨에 따라 기초서류 업무를 크게 개선하는 AI가 개발된다면, 농협손해보험을 비롯한 여러 금융권에서 널리 사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Q. 시스템 구축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프로젝트를 처음 준비했을 때는 4월에 오픈해 이후 신상품 개발에 적용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원래 목표보다 구축 실적이 좋게 나타났다. 이에 조금 더 욕심을 내 올해 4월 장기상품 일괄개정 업무에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전체 일정을 앞당겼다. 새로운 시스템으로 가장 크게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방향이라 생각했다”
“물론 조기에 시스템을 적용하는 데 대한 두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도입 초기에는 직원들로부터 수정 사항에 대한 피드백이 많았다. 이 과정에서 메인라인의 역할이 중요했다. 직원 의견을 반영해 제품 패치를 빠르게 제공했다. 새로운 기능을 제안하면 신속히 확인해 가능 여부를 알려주고, 개발에도 적극 협력했다. 메인라인이 시스템 구축에 크게 공헌한 덕분에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Q. 시스템 구축 후 내부 반응은.
“새로운 시스템을 활용하며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사실 처음부터 모든 직원이 차세대 시스템을 반기지는 않았다. 기초서류는 보험에서 중요한 요소이기에 새로운 기술을 업무 전반에 적용하는 데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기대하는 직원이 있는가 하면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스러워하는 직원도 있었다.”
“도입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시스템과 사업자인 메인라인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 메인라인이 피드백을 귀담아들으며 농협손해보험의 업무 환경에 알맞은 신기능을 개발하는 데 힘썼다. 메인라인과 긴밀히 협력하며 만든 기능인 만큼 실제 활용도 역시 매우 높았다. 현재는 많은 직원이 기초서류 관리 효율화 시스템을 편리하게 이용 중이며, 다른 부서에서도 시스템 도입을 고려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Q. 차세대 시스템 도입을 고민하는 기업 및 기관에 조언한다면.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보험사에서는 기초서류가 기본이다. 보험은 계약 사항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따라서 업무 대부분은 기초서류에 근거해 이뤄진다. 해당 작업에서 빚어지는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 사항을 찾아 시스템을 구현해야 많은 사람이 만족스럽게 사용할 수 있다. 업무의 핵심을 찾고 그 기본에 집중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기본을 정확히 알기 위해선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유행을 좇아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데만 초점을 맞춘 사업은 실패한다.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는 데 급급해 큰 예산을 투입하지만, 정작 몇 년 뒤 직원들로부터 외면받는 경우도 있다. 직원에게 필요한 기능이 무엇인지 모른 채 사업 성공을 외친다면, 그것은 뜬구름 잡는 소리에 그칠지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