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제3회 금융 고객을 위한 AWS 게임데이 2024’ 개최
1등 우리FIS, 2등 현대카드, 3등 KB국민카드 입상

[아이티데일리] 국내 금융권에서 클라우드 구축과 함께 생성형 인공지능(AI) 도입 바람이 불고 있다. 금융 당국의 규제가 2020년부터 완화됨에 따라,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는 전통적인 은행·카드·증권사에서도 IT기술 혁신이 발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CSP)의 솔루션을 개발과 업무에 활용, 나아가 최근에는 최신의 생성형 AI까지 적극적으로 수용 중이다.

이 가운데 대표 글로벌 CSP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국내 금융사 간 IT 기술력을 겨루고, 소통과 교류를 하는 장(場)으로 ‘AWS 게임데이’를 지난 2022년부터 개최하고 있다. 지난 2일 생성형 AI를 주제로 진행된 올해 ‘제3회 금융 고객을 위한 AWS 게임데이 2024’ 현장으로 들어가 본다.

지난 2일 AWS가 개최한 ‘제3회 금융 고객을 위한 AWS 게임데이 2024’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2일 AWS가 개최한 ‘제3회 금융 고객을 위한 AWS 게임데이 2024’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표 금융권 IT개발자 한자리에 모여

올해로 3회째를 맞는 금융권 대상 AWS 게임데이 행사는 기업 및 기관이 인프라와 서비스를 운영하며 실제로 직면할 수 있는 문제(미션)를 게임화하고, 이를 AWS 솔루션을 기반으로 해결하는 IT기술 콘테스트 이벤트다. 콘테스트는 팀 단위로 약 3시간 동안 진행되며, 미션을 해결하면 주어지는 포인트를 합산해 우승팀을 가린다.

AWS는 금융권 차세대 프로젝트의 중점이 클라우드 구축으로 맞춰진 시기, 본격적으로 국내 전통 금융사들을 고객으로 확보해 왔다. 이후 금융 고객사와의 접점을 늘리는 것은 물론, 자사 서비스와 솔루션 활용 능력 향상을 재미있고 자유로운 방식으로 돕고자 게임데이라는 이벤트 포맷을 마련했다.

AWS의 게임데이는 참가자들이 팀 기반 환경에서 솔루션을 활용해 실제 기술 문제를 해결하고 도전하는 학습 이벤트로써, 기존의 워크숍과 달리 개방적이고 자유롭게 탐색하고 사고할 수 있다는 게 AWS 측 설명이다.

2022년에 진행된 첫 행사는 클라우드를, 지난해 두 번째 행사는 보안을, 올해 행사는 생성형 AI를 주제로 마련돼 총 19곳 이상의 국내 대표 금융사의 IT개발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금융사 IT업무를 맡고 있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머신러닝(ML) 엔지니어, 운영자, 개발자, 보안 담당자 등 실무자에서 관리자까지 다양한 직무 종사자들이 팀을 구성해 참가한다는 점이다. 10년 이상의 경력자부터 이제 갓 입사한 신입직원까지 구성원들의 연차도 다양하다.

게임데이에서 참가자들은 ‘유니콘 렌탈’이라는 가상 기업의 신입사원이 된다. 유니콘을 교통수단으로 렌탈하는 서비스 기업에서 유니콘 배정과 건강 관리 등 현장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을 조치하고 미션을 해결해 내야 한다.

참가자들은 △아마존 베드록(Amazon Bedrock) △아마존 트랜스크라이브(Amazon Transcribe) △아마존 S3(Amazon S3) △아마존 API 게이트웨이(Amazon API Gateway) △아마존 다이나모DB(Amazon DynamoDB) △AWS 람다(AWS Lambda) 등 여러 가지 AWS 솔루션과 툴킷을 다방면으로 활용한다.

올해 행사에서는 3시간에 달하는 치열한 접전 끝에 우리FIS(팀명 우힘믿)가 우승을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2등에 현대카드(팀명 AI Kim), 3등에 KB국민카드(팀명 디펜더)가 입상했다.

참가자들이 게임데이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참가자들이 게임데이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

1등 우리FIS 우힘믿 “우리은행·우리FIS 합심…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

1등 우리FIS 우힘믿팀. (왼쪽부터) 우리FIS 유영민 계장, 우리은행 윤준영 대리, 우리FIS 최다정 계장, 최하성 계장
1등 우리FIS 우힘믿팀. (왼쪽부터) 우리FIS 유영민 계장, 우리은행 윤준영 대리, 우리FIS 최다정 계장, 최하성 계장

이번 제3회 금융권 대상 AWS 게임데이는 우리은행과 우리FIS가 힘을 합친 ‘우힘믿’ 팀이 우승했다. 콘테스트 종료 10분을 남겨놓고 마지막 4번 미션을 해결하면서 4등에서 1등으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우힘믿 팀은 경력자인 우리은행 윤준영 대리와 함께 6월 13일에 이제 막 입사한 우리FIS 최하성, 최다정, 유영민 계장 등 신입사원 동기 3명이 한 팀을 이뤄 참가해 큰 주목을 받았다.

최근 우리FIS는 리모델링과 거버넌스 개편을 추진하면서 IT기술 고도화와 조직 개선, 그리고 증권·보험 영역 확장과 더불어 그룹사 간 시너지를 창출하며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를 위한 기반으로 그룹사 소통·협업을 위한 플랫폼을 개발하고, AWS 서비스를 도입·활용하고 있다.

우리은행 윤준영 대리는 “우리은행과 우리FIS가 팀을 이뤄 금융 대표로 이번 행사에 참가했다. 대회 전까지만 해도 1등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우리FIS 신입 인재들과 같이 우승을 차지하고 뛰어난 IT 기술력을 선보일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이어 윤 대리는 “우리금융그룹 임종룡 회장님께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신 덕분에 이번 대회에서 이렇게 좋은 성과를 거둔 것 같아 감사드린다. 임 회장께서는 우리금융그룹의 소통 문화 발전을 위해 전 그룹사가 칭찬하는 플랫폼 ‘땡큐토큰’을 구축한 바 있다. 이번 행사를 통해 AWS 아마존 베드록이 제공하는 클로드(Claude) API의 우수한 성능을 체감한 만큼, 우리 플랫폼에도 적극 도입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우리FIS 최하성 계장은 “게임 형식으로 AWS의 새로운 서비스들을 재미있게 경험하고 활용하면서 다른 금융사들과 경쟁할 수 있었던 경험이 너무 유익했다. 입사하고 적응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이번 행사를 통해 더 많이 배워가는 기회를 받은 것 같아 AWS 측 관계자분들과 회사 선배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다정 계장은 “예전에는 개인적으로 AWS가 서비스하는 ‘파티록(PartyRock)’을 통해 생성형 AI를 많이 써왔다. 사실 아마존 베드록은 막연하게 어려워 보여 배포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크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베드록을 직접 API 게이트웨이에 배포해 보고, AWS 람다도 많이 활용해 보면서 스스로 공부하고 발전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유영민 계장은 “‘우힘믿’이라는 팀명은 ‘우리의 힘을 믿어요’라는 우리금융그룹의 슬로건을 반영해 지었다. 우리 팀명처럼 팀원들끼리 서로 믿어가며 미션을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었다”면서 “자격증 취득과 취업을 준비하면서 AWS 서비스를 이용해 왔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이전보다 더 다양한 서비스들을 새롭게 알아가고 더불어 우승까지 해내 뿌듯하다”고 말했다.


2등 현대카드 AI Kim

2등 현대카드 AI Kim팀. (왼쪽부터) 현대카드 이달영 시니어매니저, 임성근 어소시에이트, 차경민 어소시에이트, 임소현 어소시에이트
2등 현대카드 AI Kim팀. (왼쪽부터) 현대카드 이달영 시니어매니저, 임성근 어소시에이트, 차경민 어소시에이트, 임소현 어소시에이트

이번 대회 2등을 차지한 현대카드 AI Kim팀은 2년 차 직원부터 9년 경력 이상의 고연차 직원까지 다양한 연차의 개발자들이 팀을 이뤘다. 담당하는 업무도 폭넓게 구성됐다. 현대카드 이달영 시니어매니저와 임성근 어소시에이트는 클라우드 개발2팀으로 클라우드 인프라 운영 및 개발 업무를 맡고 있다. 차경민 어소시에이트는 데이터 사이언스팀에서 모델 알고리즘 개발을, 임소현 어소시에이트는 데이터 분석 머신러닝(ML)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제2회 AWS 게임데이에서 1등을 거머쥔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아쉽게 2등에 올랐다. 다만 구성원 4명 모두 첫 참가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과를 거뒀다는 게 현대카드 측 설명이다.

현대카드 이달영 시니어매니저는 “우리 팀의 젊은 인재들과 열정 넘치게 준비해서 예상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다른 금융사들과 함께 열심히 경쟁하는 분위기도 즐거웠다. 실제 업무에도 AI를 적용하고 앞으로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고민해 보는 진귀한 경험을 얻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임성근 어소시에이트는 “회사에서 일할 때는 써보지 못한 서비스들을 AWS가 준비한 시나리오에 접목해 활용할 수 있어 너무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차경민 어소시에이트는 “취업하고 나서 해커톤을 제외하고는 이번 대회처럼 다른 개발자들과 경쟁하며 교류한 적이 많지 않았다. 이번 AWS 게임데이에서는 다른 금융사의 클라우드·AI 분야 개발자와 담당자들을 만나고 소통할 수 있었다는 점이 뜻깊다”고 말했다.

임소현 어소시에이트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생성형 AI와 AWS 서비스를 사용하게 됐다. 새로운 기술들을 써보면서 개인적으로 더 공부해서 AWS 인증 AI 자격증을 취득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3등 KB국민카드 디펜더

3등 KB국민카드(팀명: 디펜더) (왼쪽부터) 박창용 과장, 홍윤표 계장, 박주영 계장, 이효민 계장
3등 KB국민카드 디펜더팀. (왼쪽부터) 박창용 과장, 홍윤표 계장, 박주영 계장, 이효민 계장

KB국민카드는 AWS 게임데이 1회 행사부터 2회, 이번 3회까지 연속 출전했다. 첫 번째 대회에서는 7등 이하라는 비교적 아쉬운 성적을 얻었고, 지난해 두 번째 대회에서는 2등을 차지하며 전통 금융사로서의 명예를 회복했다. 이번 대회에는 “2위라는 순위를 지키자”라는 목표로 팀명을 ‘디펜더’로 설정, 아쉽게 3등에 자리했지만 19개 금융사 가운데서도 순위권에 들었다.

KB국민카드는 AI 알고리즘 개발 업무를 맡고 있는 12년 차 경력의 박창용 과장을 필두로, AWS 기반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운영하는 홍윤표 계장, 그리고 신입사원으로 ML 업무를 담당하는 박주영 계장과 LLM 개발업을 맡고 있는 이효민 계장이 한 팀을 구성했다.

KB국민카드 박창용 과장은 “신입사원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외부 활동 기회를 많이 제공하고 싶었다. 또 직원들이 클라우드를 실제 업무에 자연스럽게 녹여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 이런 목적으로 우리 구성원들도 이번 행사 참가를 흔쾌히 받아들여 줬다”고 밝혔다.

이어 박 과장은 “내부적으로 AI를 도입·활용하기 위해 제미나이(Gemini), GPT 등 다양한 모델들을 고려하고 있다. 아마존 베드록이 한국 리전에서 서비스되면 실무에 적용해 함께 비교해 볼 계획이다. 이번 대회에서 베드록을 써보면서 느낀 AWS만의 확실한 장점은 사용자 중심의 인터페이스로 설계돼 있어 활용하기 매우 편하다는 것이다. 사용성도 좋아 보인다. 업무에서의 효과성과 효율성만 검증한다면 바로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홍윤표 계장은 “새로운 AWS 솔루션들을 사용해 본 이번 대회 경험이 개인적으로 큰 자산이 될 것 같다. 우리 업무와 어떻게 효율적으로 통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를 얻었다. 또 아마존 베드록을 통해 다양한 모델과 기능들을 사용해 볼 수 있어 좋았다. 한국 리전에서 베드록이 론칭되면 적극 활용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주영 계장은 “우리 팀명을 정할 때 2등을 지키자는 의미로 디펜더라고 지었다. 혹여 2등을 못 지키면 다음 대회는 ‘챌린저’로 참가하자고 했다. 다음 4회째 대회에는 챌린저로 참가해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효민 계장은 “우리 KB국민카드 내부적으로 AWS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이전까지는 한정된 기능 외에는 다른 솔루션들을 잘 알지 못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더 많은 서비스와 기능들을 익힐 수 있어 개인적으로 큰 공부가 됐다”고 말했다.

[인터뷰] “금융권 IT 기술력 향상 적극 지원한다”

AWS 노경훈 금융고객팀 총괄

AWS 노경훈 금융고객팀 총괄
AWS 노경훈 금융고객팀 총괄

통상적으로 우리나라 금융업은 클라우드와 신기술을 도입하는 데 보수적일 것이라는 인식과 편견이 강했다. 그러나 2020년을 기점으로 금융 당국의 규제가 완화되면서 금융사들의 클라우드 도입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AWS는 국내 금융 산업의 젊은 개발자와 실무진이 클라우드와 같은 신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문제들을 재미있게 해결하고, 능력을 선보일 수 있는 장(場)으로 ‘게임데이’라는 콘테스트 이벤트를 기획하게 됐다. 첫 번째 행사를 개최한 2022년에는 클라우드 기술에 익숙하지 않거나 문제를 못 풀지는 않을지 다소 걱정되긴 했다. 그런데 예상보다 금융업에 종사하는 개발자와 엔지니어들의 기술력 수준이 굉장히 높았다.

우리가 부여한 여러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 나가는 것을 보고 게임데이를 홍보하고 국내 금융권의 IT 기술력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첫 번째 행사의 주제는 클라우드, 지난해 진행된 두 번째 행사의 주제는 보안이었다. 올해 주제는 생성형 AI로 마련했는데, 이번 행사 분위기를 보니 다음 행사에는 더 높은 수준의 기술을 주제로 선정해도 될 것 같다고 느꼈다.

게임데이의 일차적인 목표는 이전까지 AWS를 활용하지 않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이용해 보지 않은 개발자들이 직접 체험하고, 그 효능을 느껴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생성형 AI가 금융시장에서 어떤 모습으로 정착할지 불확실한 가운데, AWS가 서비스하는 ‘아마존 베드록’과 ‘아마존 세이지메이커’ 등을 통해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행사 이후에도 금융 고객들의 생성형 AI 도입·활용을 최대한 지원하는 게 목표다.

특히 첫 행사는 우리가 금융사를 초청했다면 이제는 별도 초대 없이도 더 많은 금융사에서 참가 신청을 했다는 게 뜻깊다. 이를 통해 국내 금융시장 내에서도 최신 IT기술을 적극 수용하는, 이전과 달라진 긍정적인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다.

예전에는 전통 금융권에서 IT 영역이 100%에 가까운 아웃소싱이었다면, 지금은 굴지의 금융그룹들이 내부에 개발자와 엔지니어를 늘려가고 있다. IT 분야 신입사원들을 적극적으로 고용하고 인재를 양성하면 클라우드와 다양한 신기술에 대한 내재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금융사 내부적으로 IT시장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런 점들이 게임데이를 거듭하면서 더 두각이 드러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게임데이는 경쟁적인 대회보다는 다양한 국내 금융사에 근무하는 IT인재들이 대회에서 상호 교류하고 발전하면서, 금융시장 전체 역량이 올라가는 시발점이 됐으면 한다. 그래서 매년 순위가 중요한 행사라기보다는 즐거운 한마당 잔치로 다가가려고 노력 중이다.

또 우승팀은 AWS 연례행사 ‘리인벤트(re:Invent)’에서 열리는 글로벌 게임대회에도 참가할 수 있다. 리인벤트 참가 의사가 있다면 적극 지원한다. 글로벌 대회에서 우리나라 금융팀이 우승을 하거나 혹은 순위권에 들어가, 대한민국 금융 IT기술력을 드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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