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멘스가 최근 뮌헨에 오픈한 그룹 최대 규모의 글로벌 연구개발 허브. 사진=지멘스
지멘스가 최근 뮌헨에 오픈한 그룹 최대 규모의 글로벌 연구개발 허브. 사진=지멘스

[아이티데일리] 요즘과 같이 지속 가능성이 요구되는 시점에, 국가와 기업, 개인들은 AI(인공지능)만큼 지구촌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를 가졌던 적이 없다. 이는 영국 캐임브리지 연구소의 제임스 콜 최고혁신책임자도 강조했던 바다. 콜은 “AI 시스템은 복잡한 비즈니스, 사회 및 환경 친화적 결과를 위해 산업 프로세스를 최적화할 가능성을 무한하게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 가운데 글로벌 기술 종합 솔루션 그룹인 독일 지멘스(Siemens)는 홈페이지에서 “산업 전반에 걸친 AI의 적용은 차세대 산업혁명의 예고”라고 진단하고 “과거의 산업혁명이 자원 소비의 가속을 불러 일으켰다면, 이번 AI에 의한 산업혁명은 낭비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과 방법을 포착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멘스는 홈페이지에 게재한 AI 전략 글들을 통해 “AI를 바탕으로 사회가 탄소 순 제로 배출을 지원할 수 있도록 AI에 최적화된 산업과 환경 관리 간의 새로운 연결 고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멘스가 바라보는 기업용 AI는 텍스트 이해, 복잡한 패턴 식별, 프로세스 모델링, 예측 등 전통적으로 인간의 지능이 필요한 작업을 대행하는 소프트웨어다. 따라서 산업적 맥락에서 AI 시스템은 신뢰성과 보안을 위해 설계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경제 산업 모두에 적용돼 헬스케어나 모빌리티에서 에너지 및 인프라에 이르기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최적화하고 개선할 수 있다.

인프라로서의 수자원 관리는 지멘스가 특히 주력하는 분야 중 하나다. 전 세계적으로 물 부족이 심각하거나 홍수로 큰 피해를 입는다. 적절한 물 관리는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킨다. 대표적인 관리 방안 중 하나는 누수로 인한 물 손실을 줄이는 것이다. 노후화된 파이프, 끊임없는 지반의 움직임 등으로 누수는 불가피하다. 세계에서 생산되는 식수의 약 30%가 낭비되고 있다. 이 손실을 피하면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자원을 더 잘 관리할 수 있다.

지멘스가 협력해 성공한 물 관리 사례는 50만 명 이상의 가정에 식수를 공급하는 스웨덴 최대 물 회사 VA SYD다. 협력 전까지는 사용하는 물의 10%가 손실되었지만 이를 탐지할 방법이 없었다. 두 회사는 여기에 AI기술을 도입해 데이터를 학습시켰다. 물 네트워크의 과거 데이터에 대한 AI 모델 훈련을 통해 초당 0.25리터의 작은 물 손실도 찾아내는 방법을 학습했다. 결국 VA SYD는 수자원 누출을 8% 미만으로 낮추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지멘스는 또 영국 요크셔 워터(Yorkshire Water) 및 셰필드 대학교(University of Sheffield)와 협력, AI를 사용해 수자원 순환 시스템 전반에서 환경을 보호하는 기술을 쌓고 있다. 영국의 경우 합류식 하수 시스템에서는 빗물 유출수와 가정 폐수가 함께 정수장으로 흘러간다. 강우량이 많은 경우, 합류식 하수 배출구는 과도한 물과 하수를 강으로 방출해 홍수를 방지하도록 설계됐다. 그런데 파이프가 막히면 불필요한 방출이 발생하고, 이는 감지하기 어렵다.

지멘스는 요크셔 워터가 관리하는 하수구의 수천 개 센서 데이터와 지역 강수량 데이터를 결합해 ‘막힘 예측 AI’를 개발했다. 다양한 기상 조건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하수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용도다. 예기치 않게 동작하는 네트워크의 흐름을 감지하면 AI는 실제 막힘이 발생할 수 있는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위치에서 시뮬레이션을 실시한다.

적용 결과 이 AI 시스템은 유출원을 90%의 정확도로 찾아냈다. 기존의 방식보다 3배 더 효과적이었다. 또한 막힘 가능성에 대해서도 최대 2주 동안 사전 경고를 제공하면서, 과거의 오보 비율을 절반으로 줄였다.

지멘스는 앞으로 AI와 디지털 기술이 물과 에너지 부문 관리를 강화해 탄소 발생과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용 AI는 물 관리 비용을 절감하고 에너지와 수자원 인프라 모두의 탄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멘스는 기대한다.

AI는 현대 사회 인프라의 또 다른 핵심인 데이터 센터의 환경 영향도 관리하고 있다. 데이터 센터의 에너지 사용량은 막대하며, 그 중 대부분은 수천 대의 서버를 냉각시키고 시스템과 공간의 시원함을 유지하는 데 사용된다.

현재 재생에너지로 구동되는 에스토니아의 그리너지(Greenergy) 데이터 센터는 AI 기술을 추가함으로써 탄소 누적 발생을 거의 제로로 만들고 에너지 비용을 더욱 절감했다. 여기에도 지멘스 기술이 접목됐다. 지멘스는 서버 작업정보 외에 데이터 센터 전체 센서에서 수집한 실시간 온도 및 기류 데이터를 사용하는 AI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작동 버튼 하나로 그리너지 데이터 센터의 효율성이 30%나 향상되었다고 한다.

지멘스는 모든 산업에서 AI의 이점을 발현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기존 인프라, 데이터 및 센서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가 하드웨어가 필요한 경우 표준 프로토콜을 통해 기존 하드웨어 및 자산 관리 소프트웨어에 연동되어야 한다. 확장성의 보장이다. 상호 운용성 확보는 산업 응용 분야의 다양하고 발전하는 요구 사항을 지원하는 핵심이다. 조직은 AI와 다른 기술의 융합으로 이익을 얻는다.

지멘스는 기업용 AI 역량을 키우기 위해 스타트업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협력 가속(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AI 전문 스타트업을 포함, 지난 3년 동안 350개가 넘는 스타트업을 지원하면서 기술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지원 스타트업 가운데 모누모(Monumo)는 전기 모터 설계 분야에서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에너지 효율적인 차량 설계에 대한 솔루션을 찾아내고 있다.

지멘스는 “AI는 더 큰 이해를 통해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AI를 통해 산업 전반에 걸쳐 협업을 촉진하고 지속 가능한 내일을 실현하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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