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라 CEO 애덤 디안젤로. 사진=쿼라
쿼라 CEO 애덤 디안젤로. 사진=쿼라

[아이티데일리] 2009년 창업한 소셜 Q&A 사이트 쿼라(Quora)는 지난 1월 안드레센호로위츠로부터 7500만 달러를 조달, 생성형 AI 플랫폼 포(Poe)를 집중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쿼라는 약속대로 생성형 AI 플랫폼에 올인하고 있다고 포브스가 전했다.

페이스북 CTO(최고기술책임자)를 역임한 애덤 디안젤로(Adam D’Angelo)가 15년 전 설립한 쿼라는 한 번에 여러 AI 모델과 채팅을 할 수 있는 포를 지난해 발표했다. 디안젤로는 당시 쿼라가 회사 역량의 대부분을 이 플랫폼 육성에 투입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쿼라의 Q&A 서비스는 매우 안정적이고 신뢰성이 높아 플랫폼을 정기적으로 수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새로운 생성형 AI 서비스 포는 2주마다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회사 전체가 목표 달성에 매진하고 있다고 한다.

회사의 두 상품은 성격이 많이 다르다. Q&A 사이트인 쿼라는 "마릴린 먼로의 관 속에는 무엇이 담겨 있었나요?", "아프리카 감비아에서 시작하기 가장 좋은 스몰 비즈니스는 무엇인가요?"와 같은 질문에 사람들이 답하는 게시판 서비스다.

반면 ‘Platform for Open Exploration(오픈 탐험을 위한 플랫폼)’의 머리글자에서 따 온 AI 플랫폼의 포는 월정액으로 제공되는 구독 서비스로, 오픈AI의 GPT-4나 앤트로픽의 클라우드, 구글의 제미니 등 복수의 AI 모델에 접속할 수 있으며, 구독료는 연 200달러다.

포를 이용하면, 사용자는 한 번에 복수의 생성형 AI 모델을 시험할 수 있어 각각의 플랫폼이 같은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는지를 비교할 수 있다. 또 개발자는 이들 모델 위에 봇을 구축할 수 있어 여행 예약에 특화된 AI나 초등학생용 색칠 공부를 위한 AI 등을 만들 수 있다.

디안젤로는 포를 ‘AI의 웹·브라우저’라고 비유한다. 30년 전 넷스케이프가 웹 접속을 쉽게 해준 것처럼, 포 역시 AI를 사용자들에게 보다 가깝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와 쿼라는 언뜻 보기에 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디안젤로에 따르면 포는 쿼라가 2년 전 시작한 AI 실험을 통해 태어났다고 한다. 오픈AI 챗봇을 사용해 쿼라 상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AI로 생성했다는 것이다. AI로 인한 답변은 인간이 쓴 것보다 질이 떨어졌지만, 신속한 응답에 매력을 느꼈다고. 디안젤로 팀이 AI를 이용한 서비스 구축에 착수하게 된 계기다.

회사가 AI를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쿼라가 정체기에 들어간 직후다.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한 쿼라는 웹 2.0 시대에 태어난 사이트로 야후앤서즈 등 경쟁 서비스가 사라지는 가운데 살아남았다. 그러나 2005년 창업해 올해 3월 상장한 게시판 사이트 레딧 같은 경쟁자와 비교하면 낡은 서비스라는 이미지를 지우기 어렵다.

뉴스 매체 슬레이트는 지난 2월 '쿼라는 왜 죽었는가'라는 기사를 게재했고, 쿼라 사이트에서도 2017년 이후 '쿼라는 죽었는가'라는 논쟁이 자주 불거졌다. 쿼라의 월간 사용자는 4억 명 수준이다.

그러나 Q&A 사이트와는 전혀 다른 AI 플랫폼 포의 출현으로 쿼라의 기업 이미지는 명확성이 더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디안젤로에 따르면 쿼라는 생성형 AI 플랫폼 사업자로 전환할 계획이다.

디안젤로는 오픈AI가 비영리단체였던 2018년부터 이사를 맡아 최근 몇 년 동안 생성형 AI의 폭발적인 보급을 내부에서 목격했다. 그는 또한 빅테크에서 가장 극적이었던 오픈AI CEO 샘 알트먼의 해임극을 가까이서 봤다. 결국 샘 알트먼이 승리했고, 그 와중에 디안젤로는 유일하게 유임됐다.

쿼라는 또 다른 생성형 AI 관련 논쟁에도 휘말려 있다. 바로 생성형 AI가 생성한 답변의 품질에 대한 문제다. 일부 사용자들은 AI 도입으로 사이트 콘텐츠의 품질이 떨어졌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디안젤로는 흔들리지 않는다. 생성형 AI로 인한 답변은 때로 틀리고 이용자들이 못마땅해 할 수도 있지만 평균적으로 보면 AI의 답변이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포의 출범은 쿼라가 두 제품을 동시에 제공하는 기업으로의 재탄생이었다. 구글이 웹 검색을 넘어서 빅테크로 성장한 것처럼 쿼라 역시 그 길을 갈 것이라고 디안젤로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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