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공모 통해 데이터 분석 관련 과제 선정, 향후 적용 분야 확대
[아이티데일리] 한국교직원공제회가 데이터 관리·분석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지난해 위세아이텍과 함께 인공지능(AI) 머신러닝 플랫폼을 도입해 데이터 분석 모델을 개발했다. 활용도 높은 분야에 데이터 분석 모델을 적용함으로써 효과를 확인함과 동시에, 자사 데이터 환경을 점검하고 교육 프로그램으로 직원 역량도 강화했다. 이번 ‘AI 머신러닝 플랫폼 도입 및 분석 모델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AI 머신러닝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 향후 다른 업무까지 적용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데이터 기반 효과적 의사결정 주목
한국교직원공제회는 전국 교직원의 생활 안정 및 복리 증진을 위해 1971년 설립됐다. 국내 유일의 교직원 복지기관으로서 50여 년간 공제제도 운영 및 자산 관리를 지원했으며, 2023년 결산 기준 약 90만 명의 회원과 64조 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각종 저축과 대여 제도를 운영 중이며, 퇴직 후 노후 자금 마련을 위한 장기저축급여, 목돈 마련을 지원하는 목돈 급여 등이 대표 상품이다. 이 밖에도 수익 극대화를 위해 유가증권 투자는 물론, 국내외 부동산 및 인프라 등 다양한 투자처를 발굴하고 있다.
오랜 기간 많은 회원을 대상으로 저축, 보험 등 상품을 제공하며, 한국교직원공제회는 다양한 데이터를 축적해 왔다. 산업 분야와 상관없이 축적된 데이터 분석을 통한 효과적 의사결정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제회의 방대한 데이터는 그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금융과 관련된 기관 또는 기업에서 데이터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미 많은 금융관련 기관들은 회원 트렌드 확보, 마케팅 효과 극대화 등에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으며 데이터 분석을 통해 효과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한국교직원공제회도 이 같은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새로운 의사결정 환경 마련에 나섰다. 먼저, 공제회는 먼저 신기술을 도입하고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 가기 위해 ‘디지털혁신 TF’를 마련했다. 그리고 해당 TF팀을 중심으로 ‘AI 머신러닝 플랫폼 도입 및 분석 모델 개발 사업’을 추진했다.
내외부 데이터 활용, 구좌 수 예측 알고리즘 개발
한국교직원공제회는 임직원의 관심도와 호응을 이끌어 내고자 전사적 아이디어 공모를 진행해 회원 데이터 분석을 통한 클러스터링 및 구좌 수 예측 등의 과제를 선정했다. 이를 기반으로 위세아이텍과 협력해 내외부 데이터로 분석 모델 개발에 나섰다.
내부 데이터로는 회원번호, 성명, 소속기관, 가입 금액 등 중요한 내용을 선별했다. 외부데이터는 금리, 주요 지수 등을 반영해 데이터 전처리를 진행했다. 특히 데이터 전처리 과정에서 파생 변수를 추가하는 등 예측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이 추가로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클러스터링 과제에서는 신규 가입 회원에 대한 트렌드와 군집별 증감좌 특성을 확보하기 위해 ‘K-평균(K-means) 알고리즘’을 적용, 클러스터별 특징 파악을 통한 결과 해석을 도출했다. 또한 구좌 수 예측 과제에서는 업무 의사결정 지원에 활용할 수 있도록 ‘XG부스트(XGBoost) 알고리즘’으로 정확도 82.90의 결괏값을 도출했다.
데이터를 직접 활용하는 직원들은 이번 분석 모델 개발을 통해 기존 시스템으로 도출하기 어려웠던 예측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또한 공제회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기반을 마련했다.
한국교직원공제회 디지털혁신 TF 정만길 팀장은 “유사한 성격의 기관 중 최초로 도입하는 만큼 분석 솔루션으로 데이터를 직접 다뤄보는 것에 중점을 뒀으며, 현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 도입에 초점을 맞췄다”며 “특히 과제 구체화 과정에서 위세아이텍이 공제회 특성을 잘 반영해 구체적 방향을 제시해 줘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거버넌스, 교육 문제 해결 협력
론 데이터 플랫폼 구축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다. 공제회는 분석 모델 개발 과정에서 데이터 분류, 정합성 등이 다소 떨어지는 부분을 발견했다. 휴먼 에러, 업데이트 미실시 등으로 비어 있거나 거버넌스 확립 부족으로 일관성을 갖추지 못한 데이터가 드러난 것이다. 계좌, 입출금 내역 이외에 별도 회원 정보 수집에 있어 미진한 부분도 확인됐다.
전문 인력 부족도 난제였다. 머신러닝 기반 시스템에 활용되는 파이썬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직원이 부족했다. 이전과는 다른 구조의 시스템이기 때문에, 솔루션 도입 못지않게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인력 확보도 중요한 과제였다.
공제회와 위세아이텍은 사업 과정의 어려운 점을 해결하고자 협력했다. 우선, 데이터 품질 확보를 위해 차세대 시스템 업데이트 이후의 데이터 중심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또한 거버넌스 확립이 이뤄져야 데이터 분석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데 뜻을 모으고, 향후 개선 방향 및 추가 과제에 대한 논의를 지속했다.
직원 교육 측면에서는 위세아이텍이 다양한 과정을 적극 제공했다. 솔루션 구축 후 운영에 필요한 사용법 등을 두고 담당자, 활용 직원 대상 교육으로 역량 강화를 지원했다. 한국교직원공제회 정만길 팀장은 “사업을 진행하는 동안 위세아이텍 측으로부터 내부 직원에 대해 역량 강화 교육을 제공받았다. 또한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보충 교육을 운영하는 등 빠른 피드백도 이뤄져 만족스러웠다”고 설명했다.
전사적 공감대 형성…향후 다양한 사업으로 확대
한국교직원공제회는 이번 사업에 대한 중요한 성과로 데이터 분석을 통한 효과적인 의사결정 이외에 데이터의 중요성에 대한 전사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점을 들었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현업까지 충분히 확산돼야 회사 차원에서 확실한 성과를 얻을 수 있는데 이러한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것이다. 실제 많은 기업 및 기관의 IT 부서에서는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지만, 현업에서는 역량 부족, 난도 높은 기술 등을 이유로 외면하는 경향이 있다.
비록 이번 프로젝트는 특정 부서에 한정돼 진행됐지만 개선된 업무 환경을 보고 전반적인 분위기 조성에 성공했다고 공제회 측은 설명했다. 공제회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AI 머신러닝 플랫폼 관련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해 공모전을 열고 직원들로부터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 위세아이텍 또한 사업 종료 후에도 공제회와 소통하며 데이터 거버넌스 확립, 알고리즘 개발 등에 대해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교직원공제회 정만길 팀장은 “현업이 일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을 일차적 목표로 삼고 있다. 이번에는 알고리즘 개발을 진행했으나 향후 홈페이지에 직접적으로 AI 기반 기술을 탑재하는 과제도 가능할 것”이라며 “생성형 AI를 시스템과 접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 역시 고려 중이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확대를 모색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인터뷰
“모든 직원이 활용 가능한 머신러닝 플랫폼이 목표”
한국교직원공제회 디지털혁신 TF 정만길 팀장
Q. 디지털혁신 TF의 역할은.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기업 및 기관에서 디지털 전환을 일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교직원공제회는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신기술을 적극 도입하고자 현업과 IT 부서에서 직원을 차출해 디지털혁신 TF를 마련했다. 현재 TF팀은 디지털 전환 지원과 사내에 디지털 혁신 문화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공제회에서 최근 집중하는 과제는 RPA와 AI 머신러닝 플랫폼 구축이다. 직원이 직접 참여해야 시스템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해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을 여러 차례 개최했다. TF팀은 업무에 반영하기 쉬운 아이디어를 직원들로부터 받고, 이를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다. 특히 내부 심사위원을 두어 좋은 아이디어를 선정해 포상도 부여하고 있다.”
Q. 시스템 구축 과정서 어려웠던 점은.
“AI 머신러닝을 다뤄본 경험이 부족했다. 예를 들어 머신러닝 플랫폼을 개발·운영하는 데 사용되는 언어는 파이썬이었다. 기존 시스템은 파이썬을 기반으로 운영되지 않아 이를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인력이 많지 않았다. 플랫폼 개발만큼이나 신기술에 대한 이해도·역량을 제고하는 것이 과제였다.”
“공제회에서도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다. 무리하게 모든 요소에 머신러닝을 구현하기보다 가장 필요하면서도 빠르게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부서를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사업 과정에서 노하우를 확보해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방향을 선택했다. 내부 역량 강화는 현재 단계에서부터 중요하다고 판단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데에는 위세아이텍의 기여도 컸다. 시스템 구축뿐만 아니라 과제 선정, 직원 교육 등 전반적인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특히 모델 개발을 위한 과제 구체화 작업 시 공제회의 특성을 반영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큰 도움이 됐다.”
Q. 임직원들은 시스템 구축을 어떻게 지원했는지.
“임원진에서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했으며, AI와 머신러닝 등 신기술을 도입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임원진의 독려와 지지로 예산 확보, 사업 진행 등이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현업 부서의 참여도 주요했다. TF 내부에서도 익숙지 않은 신기술인 만큼 적절한 과제 선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업으로부터 요구 사항을 많이 듣고 반영하고자 노력했다. 현업에서도 개발 과제 이외의 별도 주제 분석에도 관심을 가지는 등 시스템 구축을 열심히 도와줬다. 특히 직접 관련이 없는 팀에서도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응해준 덕분에 모델 개발의 구체적 방향을 설정하는 작업을 조금 더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Q. 앞으로 디지털 전환을 통해 바라는 부분은.
“좋은 기술이라 한들 사용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얼마나 많은 직원이 시스템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고 성과를 거뒀는지가 사업의 성공을 가늠하는 지점일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엑셀이나 파워포인트처럼 누구든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추후 이어질 사업까지 완료된다면 모든 직원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시스템 활용을 위해서는 적절한 환경도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직원이 디지털 역량을 갖춰야 할 것이다. 이번 사업 과정에서 위세아이텍과 함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앞으로도 이 같은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