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 어젠다 제시

사진=세계경제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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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데일리] 기술의 진보는 세계 산업계를 변혁하고 있다. 그러나 그 결과 불필요한 전자기기가 넘쳐나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폐기물로 분류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배출되는 전기·전자기기 폐기물은 2022년의 경우 12년 전의 거의 2배인 620억kg에 달했다. 2030년에는 820억kg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유엔 보고서 '2024 글로벌 전기전자 폐기물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에 발생한 전기·전자기기 폐기물 총량 620억kg은 25m 길이의 트럭 155만 대를 가득 채우고 지구 적도를 중심으로 4만km에 이르는 정체를 형성하기에 충분한 양이다. 보고서는 페기물 중 정식으로 회수·재활용된 것은 전체의 22%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세계가 1년에 폐기하는 휴대전화, 태블릿, 노트북은 625억 달러의 가치가 내재돼 있다고 한다. 1톤 당 같은 무게의 금광석의 100배의 금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 보고서 대로라면 그러나 현재 전 세계의 전기·전자기기 폐기물은 그 5분의 1밖에 재활용되지 않고 있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홈페이지를 통해 오래된 기기에 포함된 귀금속이나 광물을 재사용하기 위해 전기·전자 기기 폐기물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7가지의 솔루션을 소개했다. 홈페이지에 게재된 내용을 소개한다.

1. 영국 케임브리지의 페기물 수거법

영국 케임브리지 시의회는 선명한 핑크색의 전용 폐기물 통을 설치해 폐기 소형 전기전자 제품을 회수하고 재활용한다. 이들 폐기물에는 구리나 리튬과 같은 귀금속이 포함되어 있다. 지난 2022년 설치된 이후 약 49톤의 소형 전자제품이 수거돼 재사용 및 재활용되었다.

2. 모바일 앱을 활용하는 이집트

이집트 정부는 늘어나는 전기·전자기기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기술을 활용한 모바일 앱 E-태드위어(E-Tadweer)를 출시했다. 이 앱은 최종 사용자가 폐 전자제품을 전용 배송 포인트로 가져오면 새로운 전자제품 구매에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받는다. 쿠폰은 제휴된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집트는 특히 수은이나 납 등 유해한 화학물질이 토양이나 수로로 유입되는 것을 막고 있다.

3. 영국 왕립 조폐국의 귀금속

영국을 비롯해 30개국 이상의 동전을 제조하는 영국 왕립 조폐국은 폐기된 전자기기에서 금 등의 귀금속을 회수하는 새로운 프로세스를 개발 중이다. 캐나다 스타트업 엑실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기술을 개발했다. 노트북이나 휴대폰, 기타 기기 내부에 있는 인쇄회로기판 상의 금을 99% 추출할 수 있다. 조폐국은 실온에서 작동하는 이 화학 공정의 규모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회수된 금은 잉곳에 용해되어 영국 왕립 조폐국에서 이용된다.

4. 싱가포르 정부와 지역사회의 결합

싱가포르에서는 매년 6만 톤의 전기·전자 폐기물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가 면적이 워낙 적기 때문에 폐기물 대처는 시급한 과제다. 지자체에서는 사용이 끝난 전기·전자기기를 회수해 재활용하는 것을 생산자의 책임으로 수행하는 법률이 제정됐다. 특히 지역사회에 재활용을 위한 내부 정책을 수립, 커뮤니티 센터에서 활동하는 지역 자원봉사 네트워크를 활용해 폐기 전기·전자기기를 수리해 재이용하는 것을 지원하고 있다.

5. 수리 및 재사용 카페

유럽연합에는 기술자 중심의 자원봉사자가 가전이나 기기의 내용 연수를 늘려주는 수리 카페나 센터가 오래 전부터 있었다. 유럽연합이 2018년 실시한 조사에서는 유럽인 약 3분의 2가 새 제품을 구입하는 것보다 수리하는 쪽을 선택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순환경제가 확산되고 있음을 반증한다. 프랑스의 경우 전기·전자기기의 수리 가능성 지표를 작성하는 법제화를 진행, 5년 이내에 수리율을 60%로 높인다는 목표다. 이 법은 국민의회에서 의결했다.

6. 북아프리카의 전기 및 전자 장비 폐기물법

전기·전자기기 폐기물에 관한 유엔의 최신 보고에 따르면 북아프리카의 일부 국가는 전기·전자기기 폐기물을 해결하기 위해 법 정비를 진행하고 있다. 이집트는 폐기물 관리 업계를 위한 새로운 규제 기관을 설립, 전기·전자 기기 폐기물을 포함한 유해 물질이나 폐기물의 수입 금지를 강화했다. 튀니지도 전기·전자기기 폐기물 규제에 나서 수입에 오염자 부담 제도를 마련하는 법 초안을 마련 중이다. 양국 모두 다수의 전기·전자기기 폐기물 수집·재활용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7. 대만의 '베터 바이 디자인' 접근법

대만 정부는 전기·전자 기기 폐기물의 효과적인 폐기 및 재활용을 규제·관리하는 법적 틀을 확립했다. 이 법률에 따라 전자제품 제조업자나 수입업자는 재활용을 고려한 제품을 설계할 뿐만 아니라 회수 시스템을 확립하고 전기·전자기기 폐기물의 재활용과 처분에 자금을 제공하는 것이 의무화되어 있다.

WEF의 ‘순환경제 전환: 자원의 새로운 가치 해방' 보고서에서는 생산성 혁신, 지속가능성으로부터 이익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산업을 순환 경제로 전환하는 구조 변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전기·전자제품의 세계적인 소비의 증가, 제품 수명의 단축 등으로 버려지는 휴대전화나 노트북 PC 등이 급증하고 있다. 순환 경제로의 전환은 귀금속이나 광물을 보다 지속가능하게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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