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전 세계의 플라스틱 관계자들이 지난주 캐나다 오타와에 모여 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새로운 국제 조약 문안 정리 절차에 들어갔다고 로이터 등 다수의 외신이 전했다. 2022년에 시작된 이 조약은 올 연말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 조약은 플라스틱 생산과 폐기에 대한 모든 것을 포괄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컨대 이 조약에는 플라스틱 생산량을 제한하거나 폐기물 관리를 위한 재정적 메커니즘을 설정할 수 있다. 물론 일부 국가와 회사는 플라스틱 생산을 제한하는 등의 강력한 조치는 반대한다. 이런 의견 차이로 인해 조약 조문화 과정은 난항을 겪었다. 따라서 이 플라스틱 조약이 최종 합의될 지의 여부와 시기는 당연히 불분명하다.
최종 협상을 준비하면서 연구팀은 플라스틱에 관한 더 많은 보고서, 데이터 세트 및 모델을 제시해 왔다. 협상단에 들어가 있는 캘리포니아주립대 산타바바라 캠퍼스의 생태학자 더글라스 맥컬리 교수는 “조약의 시급성과 긴박감을 동시에 느낀다”고 말했다. 연구원들은 협상 과정에서 효과적인 플라스틱 조약을 맺기 위해 과학자연합과 같은 그룹도 조직했다.
네이처 온라인판도 플라스틱 조약과 관련, 협정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플라스틱 폐기물의 영향에 대한 세 가지 통계 수치를 제시했다.
◆ 잘못 관리된 플라스틱 폐기물 2050년 1억 2200만 톤
이 조약은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시키기 위해 제안됐다. 2040년까지 '잘못 관리된 플라스틱 폐기물'의 양을 제로로 만들자는 것이다. 잘못 관리된 폐기물이란 재활용되지 않거나 매립지에 폐기되지 않고 떠도는 폐플라스틱이다. 또는 자연에 방치되거나 소각로가 아닌 일반 구덩이에서 소각돼 미세 화합물로 공기 중에 퍼진다.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은 1950년 약 200만 톤에서 2019년 4억 6000만 톤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현 수준대로라면 2060년까지 3배로 증가할 것이다. 잘못 관리된 플라스틱 폐기물은 발생원이 많기 때문에 측정하기 어렵지만, 맥컬리는 현재 매년 약 7400만 톤이 생산되는 것으로 추정한다. 그의 모델링에 따르면 2050년까지 이 수치는 연간 1억 2200만 톤에 도달한다.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잘못 관리된 플라스틱 폐기물의 최고점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그는 말한다.
'플라스틱 폐기물 제로' 목표에 도달하려면 재활용과 같은 다운스트림 증가와 플라스틱 생산 제한과 같은 업스트림 노력이 모두 포함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약 초안을 자문하고 있는 파리 국제과학위원회(International Science Council)의 플라스틱 전문가 그룹 의장 스프링 박사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단언한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11개 항목이 그대로 채택되면 2050년까지 잘못 관리되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양을 4100만 톤으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 플라스틱 생산으로 2050년 6.78기가톤의 온실가스 발생
캘리포니아 로렌스 버클리 국립 연구소에 따르면 2019년 플라스틱 생산을 위해 화석연료를 추출하고 정제하는 과정에서 2.24기가(1기가는 10억)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했다. 보고서는 플라스틱 생산량이 매년 4%씩 증가하면 2050년까지 배출량이 6.78기가톤으로 3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2010년 이후 연간 생산량 증가율과 비슷한 수치다. 즉, 향후 25년 동안 누적 플라스틱 생산량만으로도 엄청난 양의 탄소가 생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맥컬리는 플라스틱에 대한 국제 조약 준수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예상치보다 26% 더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예측치에는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재료 생산으로 인해 발생할 배출 추정치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 유해한 것으로 간주되는 화학물질 4200종
플라스틱에는 일반적으로 수백 가지의 화학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그 대부분은 독성이 있고 누출될 수 있다. 그래서 재료의 유연성, 발수성, 난연성 또는 자외선에 대한 저항성을 높인다. 지난달 학계에서는 플라스틱과 관련된 1만 6000가지의 화학 물질을 나열한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그 중 최소 4200가지가 유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플라스틱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가장 포괄적인 보고서는 글로벌 과학자 팀이 작년에 발표한 '플라스틱과 인간 건강에 관한 보고서'다. 스프링 박사 팀이 작업한 이 보고서는 2015년 플라스틱 관련 화학물질이 일으킨 질병 및 장애로 인한 건강 비용이 미국에서만 9200억 달러 이상이었다고 추정했다. 스프링 박사가 수술을 받은 약 250명을 대상으로 지난 2월에 발표된 관련 후속 연구에 따르면, 경동맥을 막는 나노 및 미세 플라스틱이 심장마비, 뇌졸중 및 사망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들을 감안할 때, 플라스틱 생산 제한과 재활용 증가 모두가 조약에 담겨 강력한 플라스틱 규제 정책이 시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