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수소 연료 항공기. 사진=H2플라이
녹색수소 연료 항공기. 사진=H2플라이

[아이티데일리] 최근 특이한 디자인의 소형 항공기가 슬로베니아 마리보르 공항에서 이륙했다. 그런데 조종사 두 명은 항공기의 앞에 앉지 않았다. 그들은 오른쪽 날개에 멀리 부착된 캡슐로 비행기를 조종했다.

비행기에는 또 다른 특이한 특징이 있었다. 맨 왼쪽 날개에는 또 다른 가느다란 캡슐에는 섭씨 영하 253도까지 냉각된 극저온 수소 탱크가 들어 있었다. 비행기 내부에 탑재된 연료전지는 액체수소가 산소와 반응해 물을 생산하고 프로펠러가 부착된 전기 모터에 동력을 공급하기에 충분한 전기를 생산했다. 비행기는 화석연료가 아닌 수소를 사용하여 비행했다. 이 소식은 탄소 제로 항공 연료 개발 현황과 함께 예일대 환경대학 공식 사이트에 소개됐다.

이 항공기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H2플라이(H2Fly)의 작품이다. 항공기 이름은 ‘HY4’. 이 항공기는 총 3시간 이상 알프스 남동쪽 산기슭을 선회했다. 회사의 CEO이자 독일 울름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인 요제프 칼로에 따르면 비행은 큰 성공이었다고 한다. 칼로는 "이번 비행으로 이제 1000km가 넘는 비행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시연했다“고 밝혔다.

칼로의 목표는 풍력 및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되는 녹색수소를 항공 분야의 새로운 표준 연료로 만드는 것이다. 칼로는 “수소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만들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항공 연료”라고 강조했다.

H2플라이는 또 중형 도르니에 항공기 제조업체인 도이치 에어크래프트 및 독일 항공우주센터와 협력, 세계 최초의 수소 여객기 실험 버전을 개발하고 있다. 2026년까지 액체수소로 구동되는 40인승 항공기로 이 기술을 시연한다는 것이 목표다. 2030년대의 탄소 제로가 소망이다. 그 꿈은 수소 연료로 비행하는 항공기가 전 세계 항공 교통의 최소 절반을 탄소 제로로 전환하는 것이다.

탄소 배출과 기후 변화 영향을 완화하는 것은 항공업계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다. 전 세계 정부, 민간 기업, 과학자들은 지속 가능한 항공 연구를 강화하고 비행기와 엔진에 대한 새롭고 효율적인 설계를 찾고 재활용 가능한 재료를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연료가 있다. 화석연료로 만든 제트 연료를 교체해야 한다.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려면 등유와 같은 유성 액체에서, 지금까지 우주 비행에만 사용되었던 무탄소 연료인 수소로 대대적인 기술적 변화가 필요하다. 미국에 본사를 둔 유니버설하이드로겐과 영국에 본사를 둔 제로애비아 등 두 여러 스타트업 회사들이 이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제로애비아는 수소 추진 시스템을 "시장에서의 요구 사항, 탑재량 및 배기가스 제거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체 추진 시스템‘으로 정의한다.

그러나 수소의 미래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항공사는 대규모로 수소 항공기를 구매해야 하며, 공항은 파이프라인, 탱크, 극냉 액체 충전소를 포함한 새로운 수소 인프라에 막대한 초기 투자를 해야 한다.

실제로, 세계 항공 산업 내의 강력한 세력은 수소가 향후 25년 이내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노골적으로 거부한다. 보잉의 최고 지속가능성 책임자인 크리스토퍼 레이먼드는 업계의 기후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적절한 시기에 세계 항공기를 수소 동력 비행기로 교체하는 것은 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레이먼드는 수소 동력 항공기가 2050년에 배출량을 줄이는 데 ’약간의‘ 기여를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예상했다.

전 세계적으로 항공은 에너지 관련 탄소 배출량의 약 2.5%를 차지한다.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 대학교의 2021년 연구에 따르면 높은 고도에서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부산물인 비행운과 아산화질소도 지구의 대기와 해양을 가열하는 데 기여하며 항공의 기후 영향을 3배까지 증가시킬 수 있다고 보고한다.

다수의 항공 업체는 수소 대신 기후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덜 파괴적인 전략에 베팅하고 있다. 동물 폐기물과 식물 바이오매스로 만들어지는 지속 가능한 항공 연료(SAF)가 그것이다. 보잉은 SAF가 탄소 배출량을 최대 80%까지 낮춘다고 주장한다. SAF의 또 다른 장점은 기존 공항의 연료 공급 시스템 인프라에 쉽게 통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버진 애틀랜틱이 운영하는 실험용 보잉 787기는 지난 11월 폐지방과 폐식물 설탕을 혼합하여 만든 연료로 런던에서 뉴욕으로 비행했다. 이는 동종 최초의 비행이자 중요한 이정표였다.

규제 당국은 현재 비행기가 최대 50% SAF를 함유한 연료 혼합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데, 엔지니어들은 더 많은 양을 연소하기 위해 엔진을 개조하고 있다. 보잉은 2030년까지 자사의 모든 신형 항공기가 순수 SAF로 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이치 에어크래프트는 2026년 SAF 전용 항공기인 도르니에 328eco를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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