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 앙길라 섬 전경. 사진=픽사베이
카리브해 앙길라 섬 전경. 사진=픽사베이

[아이티데일리] 최근 몇 년간 인공지능(AI)은 많은 기업과 사람에게 막대한 부를 가져다 주었다. 특히 지난해 이후에는 챗GPT를 앞세운 오픈AI가 불러 일으킨 생성AI 붐으로 거대한 조류를 형성하고 있다. 그 중 손 대지 않고도 큰 돈을 벌어들이는 곳이 있어 눈길을 끈다고 포브스지가 전했다.

카리브해에 있는 작은 섬 앙길라(Anguilla) 섬이 바르 그 주인공이다. 앙길라는 AI 븀으로 유례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 섬 전체가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중이다. 앙길라 정부는 전체 수입의 약 3분의 1을 AI로부터 얻고 있다. 코드를 한 줄도 쓰지 않고 벌어들이는 돈이다.

1980년대에 인터넷 할당 번호 관리 기관인 IANA(Internet Assigned Numbers Authority)가 지리적 명칭과 관련된 두 글자의 도메인 이름을 할당했을 때 앙길라는 운 좋게도 '.ai'라는 도메인을 취득했다. ‘.ai’ 도메인에 관한 한 독점적인 사용권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이것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됐다. 최근 2년 정도 사이에 .ai 도메인의 등록 수가 급증해 섬의 경제를 크게 활성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2022년 11월 챗GPT가 출시된 것을 계기로 .ai 도메인의 붐이 일었다. 앙길라 정부에서 도메인 등록을 관리하고 있는 빈스 케이트는 IEEE스펙트럼 지에서 “챗GPT가 출범한 이후 도메인 등록 운영으로 5개월 만에 정부 수입은 4배가 됐다. 정부 예산의 약 3분의 1을 도메인 등록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트에 따르면 앙길라는 .ai의 등록으로 매월 약 300만 달러(약 40억 원)의 수입을 얻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도메인이 업데이트되면 이 금액은 최소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도메인 등록 기간은 2년이므로 현재 수입은 모두 신규 등록에 따른 것이다. 현재 신규 도메인 등록만으로 월간 300만 달러를 유지하고 있어 1년 후 갱신하고 나면 월간 600만 달러로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령으로 인구 약 1만 6000명인 앙길라 섬의 경제에 이 정도의 수입은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도메인 등록 수준에서도 1인당 수익은 연간 2250달러에 이른다. 앙길라의 면적은 불과 35평방마일(약 93평방킬로)로, 유엔 무역개발회의의 추계에 따르면, AI 붐이 시작되기 전인 2020년의 앙길라 GDP는 3억 달러였다. 앙길라는 경제의 대부분을 관광, 조세도피 목적의 금융, 어업에 의존하고 있다. 등록 건수가 계속 증가하면 2025년까지 도메인 등록만으로 7200만 달러를 벌어들이게 된다.

두 글자 도메인의 혜택을 받은 것은 앙길라가 처음은 아니다. 투발루도 '.tv' 도메인으로 인해 혜택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지만 케이트에 따르면 양측은 도메인 관리 방법에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고 한다.

투발루는 오랜 세월 베리사인, 고다디 등 파트너사와 제휴해 .tv 도메인을 라이선스 공여해 온 반면, 앙길라는 자체 등록으로 처리하고 있다. 앙길라 정부가 수익의 거의 전액을 얻고 있지만, 투발루는 로열티 수입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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