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ES 사무국
사진=CES 사무국

[아이티데일리] 올해 CES의 핵심 키워드는 AI(인공지능)이었다. AI 기술은 물론, 로보틱스, 모빌리티, 헬스케어 등 거의 모든 전시 내용과 논의의 주제가 AI 그 자체이거나 기술을 포함하고 있다. 미래 기술 동향과 추세가 어떨 것인지를 그대로 보여 주었다.

특히 오픈AI의 챗GPT로 촉발된 생성 AI가 대세임을 입증했다. 생성 AI는 지난해 빅테크는 물론 스타트업, 벤처캐피탈 투자를 주도한 아이템이었다. 이번 CES에도 생성 AI 기술 분야를 이끌고 있는 미국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이 대형 부스와 함께 참여해 미래 솔루션을 선보였다.

한국에서도 삼성, LG, 통신사 등 전자 정보통신 분야 글로벌 기업과 현대차를 비롯한 모빌리티 업계, 스타트업 등 600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했다.

모두에게 공개된 CES의 슬로건은 ‘All Together All On’이다. 모든 산업에 AI를 비롯한 미래 기술의 접목과 융합해 글로벌 과제를 해결하자는 의미다. 이런 경향은 전시회의 얼굴 격인 키노트 스피치에서도 나타난다. 글로벌 기업 리더들이 이구동성으로 AI를 표방하고 나선 것.

인텔 패트릭 겔싱어 CEO는 AI 기술의 발전에 반도체가 절대적으로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엔비디아 등 반도체 기업들의 설계 능력이 없었다면 AI 기술은 일찍부터 한계에 봉착했을 것이다. 통신용 반도체 글로벌 1등 기업인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 역시‘AI 시대에 어떻게 기기들과 상호 작용할 것인가’를 주제로 스마트폰을 비롯한 정보기기들이 AI를 중심으로 연결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롤랜드 부쉬 지멘스 CEO는 자동화, 모빌리티, 인프라, 에너지 등 자사의 비즈니스 영역을 소개하면서 여기에 AI 기술이 어떻게 접목될 것인지를 설명했다.

이번 CES에는 전 세계 150여 개 나라에서 총 3500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했다. 스타트업이 그 중에 1000개를 넘는다. 이들 모두가 혁신의 주역들이다. 혁신상에 출품한 제품이 3000개를 넘는다는 사실로도 증명됐다. 참관인도 15만 명(추산)에 달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생성 AI가 당분간 대세로 군림할 것임이 그대로 드러났다. 다양한 생성 AI 기술과 솔루션이 선보였으며 다양한 산업에 녹아들 것임을 확신케 했다.

구글은 검색 엔진 바드 및 최근 발표한 제미니와 함께, 제미니와 바드를 통합해 올해 선보일 제미니울트라바드를 예고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이 분야 최강자로 떠오른 주인공이다. 애플 아이폰 생태계와 같이 마이크로소프트 AI 생태계 구축에 전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이번 CES에서도 그런 마이크로소프트의 구상이 그대로 드러났다.

메타(구 페이스북)는 다른 경쟁사와 달리 오픈소스를 표방하는 생성 AI 도구 라마를 전략 비즈니스 모델로 삼고 있다. 대규모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한 자체 도구 메타AI도 베일을 벗었다. 클라우드컴퓨팅 글로벌 최강자인 아마존의 AWS는 인프라로 승부를 건다. 클라우드 서버에 생성 AI 구축을 지원한다. B2B에 중심을 두고 확장 기회를 엿본다.

한국 대표기업인 삼성도 AI를 전면에 내세웠다. 생성 AI 기반의 갤럭시 스마트폰 및 가전과 연계한 AI 허브 전략을 공개했다. 갤럭시 S24 시리즈는 오는 17일(현지시간) 공개된다. AI 허브 상표권도 출원했다. 삼성의 각종 가전 및 정보 기기들과 스마트폰을 엮는 AI 생태계를 꿈꾼다. 삼성이 겨냥하는 경쟁사는 당연히 애플이다.

LG전자도 현지시간 8일 AI를 바탕에 깐 스마트라이프솔루션 전략을 밝혔다. 가전 분야에서는 글로벌 톱에 속하는 두 회사가 스마트홈 영역의 AI 적용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SK그룹 역시 텔레콤 주도의 AI 비즈니스가 올해의 테마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CES 기간 중 동향을 종합해 보면 빅테크들의 생성 AI 전쟁은 지난해가 준비운동 기간이었다면,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주도권 다툼으로 발전하게 된다.

AI가 확대 적용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분야로는 로보틱스가 꼽힌다.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한다는 점에 찬반 양론이 있지만, 적어도 위험한 작업장에서의 안전작업 수행이나 생산성 향상, 지식산업 보조 등 다양한 면에서 로보틱스는 혁신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다.

이번 CES에서 발전의 실상을 엿볼 수 있었다. 일상생활을 파고드는 서비스로봇과 생산 현장에서의 로봇 모두 혁신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생성 AI 기술로 인해 인간의 지능에 접근하는 수준의 로봇 개발이 가능해졌다. 자율주행차량이나 헬스케어용 진단 로봇, 탐색 로봇 등이 대표적인 영역이다. 논란이 가열되는 가운데, 예술·문학·미디어 등 창작과 관련된 분야에서도 맹위를 떨칠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솔루션들이 대거 발표됐다.

독일 보쉬는 보안 카메라에 AI 기술을 적용해 총기를 전문적으로 식별해 내는 감지 시스템을 발표해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현대차에서 분사한 모빈이 선보인 라이다 센서 기반 무인 배달 로봇도 관심을 끌었으며 두산로보틱스는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한 재활용 분리수거 솔루션을 발표했다. 휴머노이드, 즉 인간의 동반자로서의 로봇 분야에서는 현대가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아틀라스를, 포드-애질리티로보틱스가 디짓을, 테슬라는 테슬라봇, 에어러스로보틱스는 양팔을 움직여서 노동을 제공하는 로봇 에오를 선보였다.

모빌리티 부문에서도 다양한 기기 및 서비스가 발표됐다. 모빌아이, 루미나 등 자율주행 기업들이 라이다 등 첨단 AI 센서 기술로 무장한 솔루션과 서비스를 선보였고, 벤츠 BMW 폭스바겐 등 전통 자동차 메이커들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과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을 공개했다. 동시에 지상 교통을 대체하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도 완숙된 모습으로 등장했다. UAM은 2025년부터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의 크루즈 차량 사고 이후 주춤해진 자율주행 분야도 기술 개발은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도심 등 보행자가 많고 교통 체증이 심한 지역보다는 특정한 구역에서의 자율주행 상용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창고 등 실내에서의 자율주행 배송, 고속도로 등 운행이 편리한 장소에서의 자율주행 등이 속속 상용화될 것임을 CES는 보여 주고 있다.

구글은 음성 명령 등으로 차량 제어와 구동이 가능한 ‘자동차용 안드로이드’를 선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파트너사와 함께 운전자를 지원하는 차량용 소프트웨어를 발표했다. 한국의 만도는 자율주행 전문 자회사 HL글레무브와 공동으로 평행주차, 유턴 등을 자율적으로 실행하는 모듈을 전시했다. 현대차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기술을 공개했다.

한편, 헬스케어, 메타버스, 증강 및 확장현실, 스마트홈, 스마트시티 등 수년 전부터 CES를 빛내던 플랫폼과 기술들은 올해도 대규모 전시장과 함께 기술적으로 발전한 솔루션들을 선보였다. 전 세계 유수의 가전업체와 정보기기 개발업체들이 다양한 기술과 응용 제품을 전시했다. 특히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원격 질병 진단과 치료, 환자의 상태를 원격으로 모니터링하는 솔루션 등이 대거 선보였다. 헬스케어의 초점이 원격에 맞춰지고 있다. 원격 진단이 부정맥 분야까지 발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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