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공학 무시하고 실용·응용 공학에만 매달리는 한국에 경종
[아이티데일리] 한국 공학 분야는 인기와 비인기 분야가 '기초냐 응용이냐'에 따라 확연하게 구분된다. 기초는 비인기, 응용은 인기다. 전자공학은 비인기지만 컴퓨터공학은 인기다. 물리, 화학, 생물학은 2000년대 이전에는 나름 주목받는 학문이었지만 지금은 외면받는다. 의학과 바이오 및 생명공학이 인기를 끄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조명공학도 마찬가지다. LED를 비롯해 상업용 조명은 발달했으나 색상(Color)에 대한 연구는 남의 일이다. 조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색상인데 이 부분에 대한 연구는 한국에서는 깊이 다뤄지지 않는다. 조명공학은 대부분 전기공학 분야의 한 갈래로 취급될 뿐이다. 조명공학에 가장 앞서고 있는 곳은 미국과 유럽이다.
조명 설계자, 건축가, 건물 소유자는 거주자의 풍요로운 삶을 위해 건축 환경을 최적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특히 어떤 색상의 조명을 사용해야 하는지가 이들의 최대 관심 중 하나다. 그러나 현재까지 인간의 건강과 웰빙을 위해 어떤 빛의 색상을 사용하는 것이 최상인지를 뒷받침하는 데이터는 제한되어 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UC) 데이비스 캠퍼스의 캘리포니아조명기술센터(CLTC)는 인간 중심의 조명 디자인 세계에서 컬러의 역할을 탐구하기 위해 UC 데이비스 인문과학대학 내 ‘정신 및 뇌센터(Center for Mind and Brain)’와 협력키로 하고 컬러연구소(The Color Lab)를 설립했다고 LED매거진이 전했다, 조명팀은 지난해 UC 데이비스 및 UC 어바인이 공동 진행하는 일주기 조명 및 병원에서의 조명 디자인을 위해 UC 데이비스 내에 컬러연구소를 설립키로 하고 투자를 유치해 이번에 연구소를 공식 개원했다.
컬러연구소는 CIE(국제조명위원회)가 정한 표준색체계의 모든 색상을 생성하고, 이 색상 스펙트럼을 연구 참가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색상 테스트 챔버를 포함, 빛과 색상 및 인간 웰빙 간의 상호 작용을 탐색하기 위한 장비들을 갖추고 있다.
CLTC와 정신 및 뇌센터는 현재 개별 색상 스펙트럼이 스트레스, 기분 및 주의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이루어진 연구 1단계에서는 테스트 프로토콜을 확립하고 검증했다. 연구 참가자들에게는 다양한 조명 조건에서 수행할 작업이 주어졌다. 연구팀은 뇌파검사(EEG)와 코티졸(성선 및 성장호르몬검사) 수치 테스트를 통해 참가자들의 반응을 측정했다. EEG는 뇌 활동을 측정하고 기록하는 데 사용되며, 신체의 코티졸 호르몬 수치는 사람의 스트레스 수준과 상관관계가 있다.
연구 참가자들은 또한 색상 선호도와 관련된 설문조사 질문에 답변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조사를 수행하고 빨간색, 녹색, 파란색 및 호박색 빛을 포함한 다양한 색상 스펙트럼에서 EEG 측정값과 코티졸 샘플을 얻었다. 결과는 제어 조건인 전체 스펙트럼 백색광 하에서 측정한 값과 비교됐다. 컬러연구소는 시그니파이(구 필립스라이팅) 브랜드인 컬러키네틱스(Color Kinetics)와 협력해 퓨어스타일RGBA 조명 시스템을 활용했다. 이 제어 가능한 LED 조명 시스템을 통해 연구원은 연구 참가자에게 정밀하고 고품질의 색상 스펙트럼을 제공할 수 있다.
현재는 100명의 참가자(주로 UC 데이비스 학생)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표본 크기에 참여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특정 색상 스펙트럼이 스트레스, 기분 및 주의력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정량적 데이터를 얻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10월 CLTC는 2단계 연구를 위해 도요타보쇼쿠 미주법인과 한국 서울반도체가 공동으로 20만 달러를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CLTC에서 수행되는 작업에 대한 장기 자금은 CLTC 파트너를 포함한 민간 및 공공 기관에서 제공된다. 참고로 CLTC 부소장에는 이 대학 석재용 교수가 맡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의 조명 활용도 관심이다. UC 데이비스 의대는 암 치료, 수술, 방사선학 및 의료 영상 등 스트레스가 많은 의료 절차에서 개별 색상을 활용해 환자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컬러연구소가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 간호대학 및 생물과학대학과 협력, ‘UC 데이비스 생체 주기 프로토콜’에서 조명 및 색상과 관련된 생체 주기 영향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UC 데이비스 생체 주기 프로토콜은 인간의 신체적, 정신적, 행동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의료 환경에서의 최적 조명을 설계하고 있다. 조명으로 웰빙을 촉진하고 눈이 어둠에 적응하도록 도우며 환자와 직원 모두를 위한 고품질 시각적 환경을 만드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이 프로토콜은 현재 미국 전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할용되고 있다고 한다.
UC 데이비스 내 CLTC는 탈탄소화, 전력망 탄력성 및 지역사회 복지를 추구하는 전기 건물 시스템 및 제어 기술의 개발 및 상용화에 전념하는 비영리 연구개발 및 시연 시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