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의 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진=크루즈
크루즈의 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진=크루즈

[아이티데일리] 자율주행 기술이 상용화 서비스로 정착하기도 전에 안전성 이슈가 급부상하면서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다. 특히 가장 적극적으로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밀어붙이던 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정책을 후퇴해 주목된다. 여기에 자율주행 업체도 상용 서비스를 자진 철회, 자율주행 기술 자체가 도마 위에 올랐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안전 사고가 발생한 제너럴모터스(GM) 산하 자율주행 차량 서비스회사 크루즈(Cruise)에 대해 2주일 전 서비스 중단을 명령했다. 이는 CNBC를 비롯한 다수의 유력 언론들이 헤드라인으로 보도했다. 여기에 더해 크루즈는 샌프란시스코 외에 애리조나 주 피닉스, 텍사스 주 오스틴 및 휴스턴 등 3개 도시 모두에서 로보택시 운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휴스턴에서의 로보택시 서비스는 지난 10월 중순부터 시작됐지만, 불과 보름 만에 중단되는 비운을 맞았다. 업계에서는 안전성을 우선한 크루즈의 결정이 올바른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로보택시가 구급차나 소방차를 막는 등 공공 서비스를 위협하는 크고 작은 사건이 잇따랐다.

크루즈는 X(구 트위터)에서 “자율주행 서비스에서 중요한 것은 안전성을 극대화해 대중의 신뢰를 얻는 것인데, 그런 점에서 소홀했다”면서 “서비스 전반과 기술적인 면을 검토해 해결한 후 서비스에 다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크루즈는 당분간 운전자가 탑승한 로보택시 서비스는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크루즈는 캘리포니아 주정부로부터 서비스 허가를 받기 직전, 제너럴모터스, 미시간대학교 교통연구소, 버지니아 공대 교통연구소와 공동으로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자율주행 로보택시가 사고율 면에서 인간 운전자보다 낮게 나타나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자율주행 서비스에 대한 대중의 인식 면에서 부정적인 비율이 높아 안전성이 의심받는다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했다.

안전하다는 주장이 무색하게, 로보택시의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캘리포니아 교통국에 따르면 크루즈는 올 초부터 10월 6일까지 총 39건의 충돌 사고가 발생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산하 자율주행 서비스 회사 웨이모(Waymo)는 이 기간 동안 46건의 사고를 신고했다.

승차공유 서비스 회사 우버(Uber)와 협력하고 있는 웨이모는 자율주행 서비스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우버와 웨이모는 피닉스에서 자율주행 로보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와 달리 피닉스는 상대적으로 교통 번잡도가 낮아 자율주행 서비스에 유리한 환경이라는 평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웨이모 역시 크루즈와 같이 서비스를 당분간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안전성 제고에 대한 주정부의 우려가 강하기 때문이다.

웨이모는 샌프란시스코와 피닉스에 이어 지난 9월 로스앤젤레스에서도 부분적으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웨이모는 로보택시 시범 주행 프로그램을 통해 공공 도로에서 160만km를 주행한 결과 안전성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시범 주행 동안 충돌 사고는 두 건이었으며, 접촉사고가 18건이었다고 한다. 승객에게 상해를 입힐 정도의 사고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가 자율주행 서비스 상용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낙관적이었던 기술개발 단계에서의 전망이 상용화 단계에서 주춤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