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경험·인프라와 AI 역량 결합, 2027년까지 매출 5천억 원 달성 목표

[아이티데일리] SK텔레콤(이하 SKT)이 2027년까지 클라우드 매출 5천억 원을 달성, 국내 톱3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제공사(MSP)로 도약한다고 선언했다. SKT는 지난해 클라우드 사업 부문에서 1,000억 원이 조금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현재 국내 클라우드 MSP 사업자 중에서는 7~8위권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그런 SKT가 5년 이내에 클라우드 사업 규모를 5배까지 키워 국내 상위권 MSP로 거듭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SKT는 ‘텔코(Telco)’ MSP로서의 강점을 내세운다. 즉 통신사로서 쌓아온 경험들을 클라우드 사업에 녹여내 보겠다는 것이다. 보유한 고객 데이터 및 텔코 자산 등을 기반으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역량을 모두 통합해 컨설팅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강점을 필두로 클라우드 사업 확대라는 출사표를 던진 SKT가 향후 클라우드 시장에서 어떤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살펴본다.


증가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수요 공략

SKT는 지난해 클라우드 매출 약 1,000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매출 1,500억 원 달성에 도전한다. 올해 들어 SKT의 클라우드 사업은 전반적으로 순항 중이다. SKT가 발표한 2023년 2분기 연결 매출 실적에 따르면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을 인정받아 글로벌 대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 아마존웹서비스(AWS)의 ‘2023년 AWS 파트너 어워즈’에서 올해의 떠오르는 파트너사로 선정되는 등 계속해서 MSP로서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향후 SKT는 클라우드 MSP 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고객의 온프레미스 환경을 퍼블릭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기존의 클라우드 구축 서비스를 프라이빗 영역까지 확대하고, 나아가 최근 대세로 자리 잡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통합 솔루션을 마련할 예정이다.

매해 클라우드 동향 보고서를 발간하는 플렉세라(Flexera)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글로벌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 대한 수요는 전체 클라우드 시장의 72%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외부 퍼블릭 클라우드와 기업 자체 인프라를 활용한 프라이빗 클라우드가 조합된 환경으로, 사내 모든 데이터를 퍼블릭 클라우드로 옮기지 않고도 필요한 기능에 따라 프로그램을 응용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에 최근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 시장에서 규모가 큰 기업들을 중심으로 단일 종류의 클라우드가 아닌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SKT는 이러한 시장 상황에 발맞춰 자사의 서비스 영역과 솔루션을 확장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다.

SKT 김명국 클라우드 사업 담당은 지난 7월 주주 대상 기업 설명회를 통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단일 퍼블릭 클라우드를 서비스하는 것보다 훨씬 더 필요한 역량들이 많다”며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사업을 하려면 통합 솔루션과 함께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설계·구축할 수 있는 역량이 준비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필요 역량. 출처: SKT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필요 역량. 출처: SKT

이에 더해 SKT는 최근 챗GPT(ChatGPT)로 인해 화두가 된 AI의 개발과 활용에 필요한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을 또다른 미래 시장으로 바라보고 있다. 기업들은 자체 개발 AI 모델과 연동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AI 훈련 및 서비스를 위한 최적의 환경으로 채택하고 구축을 확대하는 추세다.

이에 대해 김명국 담당은 “AI와 프라이빗 클라우드가 결합된 인프라 제공 역량을 갖춘 MSP들의 역할이 더 늘어나고 있다”며 “SKT는 MSP 사업자로서 AI 서비스 지원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을 향후 공략할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DB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의 증권사들은 이 같은 SKT의 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놓고 “향후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클라우드 및 AI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져, 비통신·엔터프라이즈·B2B 사업의 성장축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다”라고 분석하고 있다.


텔코 자산 결합해 차별화된 클라우드 솔루션 제공

SKT는 지난 4월 △클라우드 비용진단 컨설팅 △클라우드 전환 컨설팅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병행 운영을 지원하는 하이브리드 컨설팅 등 총 3종의 클라우드 컨설팅을 출시했다. 특히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다양한 비용 절감 방안을 자사의 강점으로 소개하며, 자체 개발한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CMP)의 AI 비용진단서비스 솔루션을 강조했다.

또한 올해 SKT는 고객사의 마이크로서비스아키텍처(MSA) 구축을 돕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플랫폼 상품으로 ‘TKS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했다. TKS 클라우드 서비스는 고객이 서비스 업데이트가 간편한 컨테이너와 MSA 기술을 활용,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자유롭게 운용해 앱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구성·운영할 수 있도록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지원한다. SKT는 해당 서비스를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에 우선 제공하며, 고객이 관련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과 컨설팅을 함께 제공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 새롭게 요구되는 사항을 충족할 수 있도록,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관련 서비스를 확장해 다양한 고객들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SKT의 클라우드 비용 절감 6대 방안. 출처: SKT
SKT의 클라우드 비용 절감 6대 방안. 출처: SKT

SKT는 이 같은 클라우드 컨설팅 및 비용 절감 솔루션 기조에 이어, 국내 상위권 MSP 사업자로 도약하기 위해 텔코 자산과 자사의 축적된 노하우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라우드에 5G망, 사물인터넷(IoT),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모바일에지컴퓨팅(MEC)을 결합한 MSP 사업자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SKT는 MSP로서 공을 들였던 기존의 고객 클라우드 전환 지원 컨설팅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컨설팅 서비스로 강화하고, 텔코 자산을 활용한 특화된 솔루션으로서 에지 클라우드 서비스를 본격 제공한다. 클라우드와 5G를 결합해 고객의 업무 현장 및 작업장의 근거리에서 최적의 컴퓨팅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SKT는 이동통신사업자로서 유무선 네트워크, MEC, 사설 통신망 등 현재까지 쌓아온 여러 통신 솔루션을 통합 패키지로 제공할 수 있으며, 차별화된 클라우드 관련 역량을 이미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김명국 담당은 “SKT는 5G 무선망뿐만 아니라 프라이빗 5G, IoT, 브로드밴드를 포함한 유무선 전용회선, 클라우드 네트워크, 데이터센터, MEC 등 다양한 텔코 자산을 결합해 MSP 사업을 하고 있다”며 “이러한 텔코 MSP로서의 역량이 다른 전문 MSP와는 차별화된 클라우드 사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이다”라고 강조했다.

SKT 김명국 클라우드 사업 담당은 SKT의 텔코 자산을 활용해 차별화된 MSP와 에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출처: SKT
SKT 김명국 클라우드 사업 담당은 SKT의 텔코 자산을 활용해 차별화된 MSP와 에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출처: SKT

SKT는 텔코 자산 외에도 SK그룹의 대규모 ICT 인프라 및 운영 경험을 또 다른 강점으로 내세운다. 텔레콤을 포함한 11번가, 웨이브(Wavve), 플로(Flo) 등 ‘SK ICT 패밀리’로 일컫는 SK 주요 계열사의 인프라를 운영하면서 쌓은 고객 데이터와 노하우를 고객 비용 최적화와 효율적 클라우드 전환을 위해 사업에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클라우드 경쟁력 제고 위해 AI 기술 적극 활용

SKT는 클라우드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AI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자사가 보유한 비전 AI(Vision AI), 언어 AI, 데이터 AI(Data AI) 등 다양한 AI 기술을 클라우드와 통합해 고객이 원하는 차세대 지능형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SKT 측은 “많은 기업에서 AI 도입 검토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거대한 인프라 투자가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SKT는 AI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도입하고 구축한 경험이 있으며 저전력 AI 반도체 ‘사피온(SAPEON)’을 통해 저전력 고효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피온은 SKT가 AI 사업을 본격화하며 개발·투자한 국산 AI 반도체다. 사피온은 대규모 연산을 초고속·저전력으로 실행하며, AI 학습·활용에 대표적으로 활용되는 GPU칩 대비 저렴한 가격이 강점이다. 이에 기존 고비용의 GPU가 기반이 된 클라우드 및 AI 서비스 인프라 구축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사피온을 사용하는 대표 고객사는 국내 CSP사인 NHN클라우드다. SKT는 NHN의 판교 데이터센터에 사피온 반도체 기반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 ‘국산 AI 반도체 실증지원 사업’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등 사피온 반도체를 중심으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AI 반도체 칩 사피온. 출처: SKT
AI 반도체 칩 사피온. 출처: SKT

아울러 SKT는 ‘AI 컴퍼니’를 회사의 대표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며 AI 사업부의 조직을 확대·개편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 중이다. 특히 SKT는 최근 글로벌 이동통신사 도이치텔레콤, 이앤(e&), 싱텔 등과 함께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출범해 AI 플랫폼 공동 개발을 협의하는 등 전 세계적인 AI 연합을 구성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SKT는 AI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단일 퍼블릭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관리를 넘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자사의 다양한 AI 역량과 서비스를 결합해 클라우드와 AI 풀스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MSP 사업자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목표 달성 무난…국내 톱3 MSP 성장 기대

SKT의 비전은 클라우드 영역 확대와 인프라 제공을 넘어 AI 및 소프트웨어가 클라우드 서비스의 기반인, 2027년 국내 톱3 수준 MSP 사업자로의 성장이다.

김명국 담당은 “SKT는 AI 컴퍼니로서 지향하는 AI 역량, 텔코 자산을 결합해 통합 패키지로 제공할 수 있는 텔코 MSP 사업자로의 방향성을 갖고 있다”며 “단일 퍼블릭 클라우드 중심에서 프라이빗 클라우드로도 시장을 확대할 것이다. 또한 기존의 인프라 중심에서 AI와 소프트웨어를 합한 영역으로도 확장할 예정이다”라고 앞으로의 클라우드 사업 계획을 공유했다. 이어 “SKT는 국내 톱3 MSP로 나아가기 위한 사업 준비를 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증권사 분석에 따르면 SKT의 클라우드 사업 부문 매출은 SKT가 올해 목표로 삼은 1,500억 원을 무난히 돌파하고 2,000억 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클라우드 산업군 확대를 본격적으로 선언한 SKT는 텔코 MSP 경쟁력을 지속 고도화해, 클라우드 관련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투자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이미 전년 동기 매출을 상회하는 기록을 달성하고 비통신·엔터프라이즈·B2B 신사업 진출을 늘리고 있는 만큼, 클라우드 시장에서 앞으로 SKT가 보여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