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애플(Apple)이 현지시간으로 6월 5일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 애플파크에서 WWDC23(세계개발자회)를 개최한다. CNBC, 로이터통신, CNN 등 대다수 외신들은 이와 관련해 애플이 MR 헤드셋을 공개할 것인가 등 어떤 작품을 선보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애플이 WWDC23에 앞서 새롭게 ‘아이폰 프라이버시(사생활) 캠페인’을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하는 매체는 많지 않다. 포브스 등 일부 매체들만이 간단하게 소개하고 지나가는 정도에 머물렀다. 이 캠페인은 세계 주요 국가에서 방송이나 애플 웹사이트, 애플 공식 유튜브 채널 등에서 동영상 광고를 시청할 수 있다.
그 한 예는 드라마 제작 광고 영상이다. 한 병원의 대기실이 무대다. 차례를 기다리는 환자 상당수의 건강 데이터가 부정하게 공개되고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본인의 스마트폰을 통해서다. 그러나 아이폰과 애플워치 사용자만은 건강 데이터가 안전하게 지켜지고 있다.
캠페인 기간 동안 사생활과 관련된 이런 광고 동영상이 세계 24개 국가와 지역에서 공개된다. 애플 정책을 홍보하는 것이다. 사실 애플 아이폰 생태계의 최고 가치는 개인들의 사생활 영역 보호에 있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기기 사용자의 개인 데이터가 온라인에서 늘어나면 이와 비례해 악용하는 해킹 범죄도 늘어난다.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비롯한 사생활 정보가 누설되는 경우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애플만은 난공불락에 가깝다.
애플은 iOS와 워치OS용으로 기본 설치된 헬스케어 및 피트니스 앱에서 사용자의 건강 데이터를 안전하게 다루기 위해 헬스킷(Health Kit)이라는 독자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아이폰과 애플워치용 헬스케어 및 피트니스 관련 앱은 제3자 개발자에서 애플 정품까지, 애플이 정한 엄격한 프라이버시 정책이 반영된 헬스킷 프레임워크 하에서 개발되고 있다. 헬스킷에는 개인 사생활 정보를 지키기 위해 마련된 4가지 중요한 규칙이 있다.
하나는 '데이터를 최소화하는 것'이고, 두 번째가 '단말기 단계에서 데이터 처리를 완결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용자의 헬스케어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은 최소한에 그친다. 데이터 처리와 계산이 모두 스마트폰 등 단말기 상에서 이뤄진다. 클라우드로 전송될 때는 최소한의 데이터만 암호화해 타인이 읽을 수 없도록 하는 구조다.
세 번째는 '투명성과 관리'다. 아이폰 등 단말기상에서 사용자는 자신의 건강 데이터가 현재 어느 앱에 연결돼 사용되고 있는지 헬스케어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용자가 자신의 건강 상태를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항상 알릴 수 있도록 '헬스케어 공유' 기능도 iOS15 이후부터 도입됐다. 사용자가 원하고 정보를 공유할 상대를 정한 데이터 외에는 누구도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다. 이것이 헬스킷의 네 번째 규칙이다. 나아가 사용자 스스로 사생활 보호를 강화할 수 있는 수단도 제공한다. 원하는 광고만 골라서 볼 수 있는 기능이 대표적인 예다.
애플 하드웨어가 채용하는 OS의 사생활 보호에 관한 기능이나 서비스는 매년 WWDC에서 중요한 주제였다. 애플의 사생활 보호 정책이 새로이 밝혀지면 세계 각국의 개발자들이 이에 맞추어 새로운 앱, 서비스 및 단말기 개발을 시작한다.
한편, 헬스케어 앱으로 관리할 수 있는 사용자 건강 데이터도 나날이 확충되고 있다. 최근에는 iOS16 이후부터 사용자의 시력과 측정 기록이 '안경/콘택트 처방전'으로 앱을 통해 등록할 수 있게 됐다. 대다수 언론들이 기대하는 헤드셋이 사용자의 시력 데이터와 연동해 '보이는 방식'을 자동 조정하는 스마트 안경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혈압과 혈당을 측정하는 기능도 언젠가는 추가될 것이다.
애플의 대다수 서비스가 개인 사생활 정보 보호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 애플 생태계를 강화하는 밑바탕이다. 한국의 대표 브랜드 삼성 갤럭시가 배워야할 것이 바로 이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