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모터스의 커넥티드 전기차 이미지. 사진=테라모터스
테라모터스의 커넥티드 전기차 이미지. 사진=테라모터스

[아이티데일리] 조사회사인 JD파워의 최신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다음에 살 차로 전기자동차(EV)는 검토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포브스지가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EV의 점유율은 2020년 2월 2.6%에서 2023년 2월 8.5%까지 높아졌으나, 3월에는 제동이 걸리면서 7.3%로 떨어졌다. JD파워는 이를 계절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EV 판매가 벽에 부딪혀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보고서는 “구매율이 전월 대비 다소 변동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신차를 구입하려는 사람의 대부분이 EV 구매를 ‘적극적으로’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한다.

JD파워에 따르면 “다음에 살 차로 EV를 검토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답한 미국 소비자 비율은 1월 17.8%에서 2월 18.9%로 늘었고, 다시 3월에는 21%로 점점 늘고 있다. 반면 EV 구매를 검토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응답은 그동안 거의 제자리걸음을 해 3월에는 26.9%로 나타났다. 그래도 절대 수치로는 EV를 구매하겠다는 사람이 많아 크게 충격적인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EV를 검토하지 않는 첫 번재 이유로는 역시 충전소 부족과 가격이었다. 그르나 그 밖에도 주행거리에 대한 불만과 충전에 소요되는 시간, 정전 등 전력망의 안정성을 둘러싼 우려도 제기됐다. 가격과 관련해서는 연방의 지원이 유동적이라고 불투명하다는 점도 EV 구매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세대별로는 베이비붐 세대(1946~64년 생)와 그 이상 연령층에서는 대부분 EV 구매를 검토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것은 놀랄 것도 없다. 그러나 놀랍게도 시장의 미래 수요층인 Z세대(1995~2004년 생)에서도 EV를 검토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답한 사람이 3명 중 1명(33%)이나 됐다.

이는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 아닐 수 없다. 자동차 업계와 미국 정부는 내연기관(ICE)차에서 EV로의 대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운전자들이 오랜 습관을 버리기는 어렵다. 예상 밖의 사태를 겪는 것을 원치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내연기관 차량의 경우 주유소는 분명 멀지 않은 곳에 있고 주유는 불과 몇 분 만에 끝난다.

EV 충전은 기본적으로 집에서 하도록 돼 있지만, 장거리 운전자들은 충전소에 대해 안심하지 못한다. 일부 조사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충전소가 다수인 것으로 나타난다. 게다가 충전에 30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EV로의 전환을 촉구하는 가장 큰 원동력은 환경 보호다. 탄소 제로를 중요시하는 운전자가 적지 않은 것도 틀림없다. 그러나 현상을 유지하는 생활이 편하고, 안정되고,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사람에게는 현상 유지가 우선이 된다.

EV와 하이브리드차(HEV)에 대한 관심은 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1년 크게 높아졌지만, 기름값이 떨어진 지금은 그리 높지 않다. 반면 EV 가격은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GE는 동사의 EV 라인업에서 ‘볼트 EV’와 ‘볼트 EUV’의 판매를, 연내에 종료한다.

메리 바라 GE CEO는 EV가 주력 차종으로 전환될수록 전기화 추세에 저항하는 사람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는 EV에의 저항이 의외로 뿌리 깊고 오히려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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