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마케도니아 수도 스코피예 전경. 사진=픽사베이
노스마케도니아 수도 스코피예 전경. 사진=픽사베이

[아이티데일리] 한국의 삼성전기와 유사한 전자부품회사로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대만 야게오(Yegeo)가 북마케도니아공화국으로 진출, 유럽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대만 매체 차이나타임스가 보도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 부품 분야 최대 경쟁자인 대만 업체들이 대만 본토와 해외에서 펄펄 나는 모습이다. 반면 한국 업체들은 주춤거리는 정부와 산업 경쟁력 약화로 앞길이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이폰을 조립해 애플에 공급하는 폭스콘, 애플 하드웨어에 들어가는 상당 부분의 칩을 공급하는 TSMC와 함께 야게오는 애플에 다량의 전자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로, 대만 부품 산업을 대표하는 업체 중 하나다. 한국 주식투자자들도 주목하고 있는 업체다.

창업 46년이 지난 야게오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전문으로 하는 종합 전자부품 제조업체로 이 회사의 부품은 스마트폰은 물론 태블릿PC 등 각종 정보기기, 심지어는 자동차 전장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산업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야게오는 유럽 북마케도니아공화국을 발판으로 유럽에서의 사업 확장을 위해 향후 10년 동안 총 2억 2500만 달러(약 30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대만의 억만장자 피에르 첸(천타이밍)은 야게오를 설립한 후 현재까지 회장직을 유지하며 경영을 이끌고 있다. 첸 회장의 의지에 따라 야게오는 최근 몇 달 사이 유럽에서의 비즈니스를 대폭 강화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프랑스 전자기기 제조업체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하이엔드 산업용 센서 부문인 텔레메카니크 센서(Telemecanique Sensors)를 현금 7억 29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또 같은 달 산업용 및 자동차용 박막온도센서를 제조하는 독일의 센서 업체 헤래우스 넥센소스(Heraeus Nexensos)를 78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야게오의 이번 발표는 유럽에 대한 직접투자를 강화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인구 220만 명 수준의 발칸반도 국가인 북마케도니아에 그린필드 투자(투자 대상 국가에 법인을 설립하는 형태의 투자)를 하고 기술산업 개발구역에 플랜트를 만들어 3900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한다는 것이다.

2020년 야게오가 18억 달러에 인수한 미국 기업 케멧(Kemet)은 이미 이 나라에서 2개의 공장과 연구개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북마케도니아와 야게오는 장기적인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유지하면서 주로 전기자동차(EV)용 커패시터를 생산하고 있다. 첸 회장은 북마케도니아의 입지와 안정적인 금융정책, 기업에 유리한 세제와 노동비용 등을 높게 평가하며, 북마케도니아가 야게오의 유럽 진출을 위한 허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첸은 현재 보유 자산이 56억 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그는 현대미술 작품 수집가로도 알려져 있다. 그가 설립한 대만 야게오 재단은 프란시스 베이컨과 앤디 워홀, 게르하르트 리히터 등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만은 반도체 대기업 TSMC에 폭스콘, 페가트론, 라이트온 테크놀로지, 인벤테크, 캐처 테크놀로지, 라간프레시전, 컴펙 매뉴펙처링 등 다수의 애플 공급업체의 모국으로 정평이 나 있다. 대만의 부품 산업은 글로벌 표준에 맞춘 통일 규격과 넓은 호환성을 무기로 오래 전부터 글로벌 IT 시장을 평정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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