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준 리비젼컨설팅 대표/경영학 박사

[아이티데일리] 2023년 최고의 히트상품이라 해도 충분할만큼 챗GPT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아마존 온라인쇼핑 사이트 검색량의 1/3을 차지할 정도로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챗GPT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반 대중들은 챗GPT의 유창한 언변에 놀라고 기업들은 챗GPT 사용법을 공부하는데 여념이 없다. <그림 1>에서 보는 것처럼 겨우 몇 달 전 출발한 이 폭발적 관심이 어디까지 더 올라갈지도 아직 예상조차 하기 어렵다.

챗GPT 관심도 증가 추이 (자료: 구글트렌드. 2023.3.27 기준 최근 1년, 가공: 비즈트렌드인터프리터 biz.beys.io)
챗GPT 관심도 증가 추이 (자료: 구글트렌드. 2023.3.27 기준 최근 1년, 가공: 비즈트렌드인터프리터 biz.beys.io)

챗GPT를 대하는 사용자들의 모습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챗GPT가 폭발적 인기를 얻고는 있으나 아직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집단이 가장 많다. 일부는 맹신을 하고, 일부는 쓸모없는 것으로 치부한다. 전혀 사회적 가치가 없는 일에 혈안이 되어 챗GPT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나머지 한 부류가 바로 실제로 가치 있는 일에 활용하려는 진지한 사용자 집단이다. 이들 중 상당수가 기업의 실무자들이다. 이들은 재미삼아 이 신기한 AI챗봇을 대하는 것이 아니다. 인공지능에 대한 막연한 환상도 없고 기술적으로 어떻게 개발되었고 작동되는지에 대해서도 크게 관심이 없다. 그들은 오직 자신의 업무에 또 하나의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 본인 또는 본인이 속한 조직의 성과를 높일 것인가를 고민한다.

다양한 챗GPT 사용자 유형
다양한 챗GPT 사용자 유형

업무 활용 측면에서 한계와 극복을 위한 실전적 전략

챗GPT 역시 생성형 인공지능의 공통적인 한계를 그대로 가지고 있다. 답변에 일관성이 없다거나 부정확한 또는 비현실적인 답을 준다거나 하는 식의 문제가 대표적이다. 심각한 문제일 수도 있지만 이런 부분은 생성형 인공지능의 기본 특성으로 인정하면서 사용할 수도 있다.

이외에 챗GPT를 마케팅과 같은 기업의 실무에 적용하면서 나타나는 한계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산업별/시장별 지식의 부족, 창의적인 콘텐츠를 생성하지 못함, 학습에 사용한 기존 데이터에 대한 의존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여기에 더해 한국에서 심각한 문제가 되는 두 가지가 더 있다. 바로 한국어 소통 능력 부족과 한국 문화의 차이에 대한 이해 부족이다.

기업 실무의 한 예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경우를 예로 들어 보자. 마케터들은 시장을 분석하고, 마케팅 계획을 세우고, 실행을 모니터링하고,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마케팅 계획을 세운다. 이 과정에서 챗GPT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챗GPT가 한국시장 특히 패션산업에 대해 지식이 부족하다면, 최신 유행에 맞는 독특한 마케팅 메시지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몇 년 전 시장상황 그것도 일부밖에 모른다면 어떻게 될까? 안타깝게도 이 모두가 실제 챗GPT의 현 주소이다.

GPT-4가 적용되면서 한국어는 훨씬 유창해졌지만 여전히 한글과 한국인이 사용하는 용어들에 대한 이해에 미숙함이 많고 한국식의 뉘앙스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생성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하루가 다르게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고 있어 생각보다 빠르게 이런 문제들이 줄어들 수는 있다.

그렇다면 모두가 관심을 쏟고 있는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챗GTP를 실무에 적용할 수 없다는 말인가? 라는 의문이 든다.

필자는 이러한 물음에 절반은 Yes고 절반은 No라는 답을 내놓는다. 분명히 유용성이 떨어지는 유형의 업무들이 있다. 어차피 맡겨 봐야 사람이 처음부터 다시 할 수밖에 없는 일들인 경우다. 그러나 아쉬운 대로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업무들과 그렇게 하기 위해 필요한 방식들이 있다. 적어도 현재 버전에서의 챗GPT의 한계를 구체적으로 알고 인정하면서 유용한 활용방안을 개발해 한계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

앞서 언급했던 한계들을 하나씩 짚어보자. 주로 최종 사용자가 자신이 작성하는 프롬프트(지시문)를 조절해 활용하는 것들이다.

• 산업별 지식 부족
- 산업분야/시장별 전문용어를 명확하게 프롬프트에 포함시킨다. 필요하면 보충 설명도 추가한다.
- 관련된 예시나 사례를 프롬프트내에 포함시켜 챗GPT의 이해를 돕는다.

• 창의적 콘텐츠 생성 어려움
- 생성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제공한다. 톤, 스타일, 키워드 등에 대한 제한사항도 지시한다.

• 기존 데이터 의존성
- 최근에 중요한 시장 화두나 변화추세를 요약해 프롬프트에 포함해 제공한다.

• 문화적 차이 이해 부족
- 문화적 차이로 인해 유용하지 않은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어떤 식으로 수정해 달라고 요청한다. 한국적 특수성과 관련된 특별한 사항이 있다면 해당 정보를 프롬프트에 추가 제공한다.

• 한국어 능력 부족
- 영어로 직역 가능할 만큼 단순하고 명확한 프롬프트를 사용하거나 프롬프트에 명확한 영어로 지시한다. 답변이 한국어로 되어야 한다면 영문으로 받은 답변을 번역해 달라 하고 자주 혼동하는 용어는 교정해준다.

사실 챗GPT의 한계보다 더 큰 한계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사용할 준비가 안된 인간의 한계일 수도 있다. 체계적으로 현상을 파악하고, 문제를 구조화시키는 능력과 경험 부족 때문에 챗봇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부터라도 많은 연습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림 3>의 마케팅 활용 사례 예시는 여러 단계를 거쳐 챗GPT와 함께 미국의 스니커즈 시장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역시 챗GPT의 지원을 받아가면서 시각화까지 완성한 결과물이다. 가치 있는 일에 활용하려는 진지한 사용자라면 이와 같은, 실제로 이전에는 오랜 시간을 들여서도 만들어내기 어려웠던 일들을 해내기 위해 일을 시킬 방법을 습득해야 할 시점이다.

 챗GPT 협업을 통한 미국 스니커즈 시장 분석 사례
챗GPT 협업을 통한 미국 스니커즈 시장 분석 사례

매우 위험한 두 가지 유형의 사람들

앞에서 챗GPT 사용자를 다섯 가지로 구분했었다. 현명하게 가치 있는 일을 하려는 사람은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인공지능이라고 마냥 맹신하는 사람들과 이 새로운 기술을 전혀 가치 없는 또는 심지어는 문제만 만들어낼 일에 사용하려는 사람들, 이 두 가지 유형은 매우 위험하다.

앞서 설명한 챗GPT의 여러 한계를 전혀 모르면서 회사 업무 전체를 또는 공공행정 전체를 챗GPT로 자동화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한다면 큰일이다. 말도 안되는 또는 심지어 고객을 화나게 하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가 가고 공공기관이 최근 상황이나 기관의 특수성과 맞지도 않는 정책을 만들어낸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또 아무런 의미도 없고 자신이 내용도 모르는 블로그 페이지를 기계적으로 무수히 만들어서 광고수익만 얻겠다는 사행심만 넘쳐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챗GPT와 같은 진보된 기술이 그 한계를 이해하고 가치 있는 업무에 적절히 사용할 사람들에게만 집중적으로 사용되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