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세아이텍 참여해 ‘AI 기반 대청댐 수계 수질예측 서비스’ 개발, 전국 확산 예상

[아이티데일리] 오늘날 데이터 기반의 미래예측은 많은 기업‧기관들의 주요 관심사다. 분야를 막론하고 변화의 속도가 전에 없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가올 변화를 사전에 예측하고 대응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수자원공사는 대전과 충청도 일대의 주요 수자원 시설인 대청댐을 대상으로 고도화된 수질예측 시스템을 구축했다. 대청호 수계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과 자동화된 분석 시스템을 통해 녹조류 발생과 같은 이상수질 여부를 사전에 파악하고, 관련 시설에 적절한 대응을 지시함으로써 인근 지역에 깨끗한 수돗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디지털 혁신 선도하는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수자원공사는 국내 수자원 관리와 공급에 대한 모든 과정과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환경부 산하의 공기업이다. 효과적인 수자원 관리와 활용을 위해 △댐이나 보 등의 시설을 건설‧관리하는 통합물관리사업 △수돗물이나 산업용수 공급, 하수도 관리 등을 포함하는 물공급사업 △수변 지역을 활용한 신도시 및 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 △수력발전, 조력발전, 수상태양광발전 등 에너지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한국수자원공사는 국내 수자원에 관계된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한다는 점에서 무척 드문 사례다. 전 세계적으로 살펴봐도 수자원 관리, 공급, 정수 및 재활용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단일한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이 담당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개는 국가 단위의 수자원 관련 업무를 위해 다수의 조직이 협업하거나, 특정 업무에 한해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민간기업의 도움을 받는 형식을 취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1967년 한국수자원공사(당시 한국수자원개발공사)를 설립한 이후부터 국내 수자원 관련 업무를 해당 조직으로 일원화해왔다. 지난 2018년에는 정부조직법 개정에 맞춰 국토교통부 산하였던 한국수자원공사를 환경부 산하로 이전하면서,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로 다소 나뉘어있던 업무를 한층 더 집중시킬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한국수자원공사는 수자원 관리와 공급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대한 광범위한 시각과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특정 업무에 적용되는 요소기술이나 노하우는 해당 분야의 전문기업에 비해 부족할 수 있겠으나, 전체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와 노하우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오히려 앞서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한국수자원공사의 우수한 수자원 관련 기술 역량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어, 파키스탄이나 필리핀, 캄보디아 등 총 11개국에서 21개 해외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이처럼 수자원 관련 업무에 대한 광범위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물 종합 플랫폼 기업’이라는 비전을 실천해나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최신 IT 기술을 적극 도입해 수자원 관련 업무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면서 공공 분야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해나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해 3월 공개한 디지털 트윈 기반의 물 관리 플랫폼 ‘디지털 가람+(Digital GARAM+)’다. ‘디지털 가람+’는 댐이나 보 등 실제 수자원 시설과 유사한 가상모델을 디지털 공간에 구축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과 시뮬레이션을 수행함으로써 기상 상황 등을 고려해 홍수나 가뭄 등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지난해 섬진강 유역에 선제적으로 도입하고 우수한 성과를 확인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26년까지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유역까지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최신 IT 기술을 적극 도입해 디지털 전환을 선도해나가고 있다.

대청호, 녹조‧망간 등 수질관리 중요성 높아

‘디지털 가람+’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세계 최고의 물 종합 플랫폼 기업’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 사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직원들에 의해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IT 기술의 도입이 계획되기도 한다. 그 중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해 하반기에 추진된 ‘AI 기반 대청댐 수계 수질예측서비스’ 개발 사업이다.

대청댐은 금강 본류를 가로지르는 복합형 댐이다. 대전과 청주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인근 유역의 홍수나 가뭄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90,000kW 규모의 수력발전이 가능한 시설도 갖추고 있다. 또한 댐 건설로 인해 국내에서 세 번째로 큰 호수인 대청호가 만들어졌다. 대청호는 대전 및 충청권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변 휴식 공간으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대전과 세종시를 포함해 충청남북도 약 400만 명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는 대형 취수원이기도 하다. 공급 규모로는 팔당댐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큰 취수원이다.

다만 대청호의 수질은 지속적으로 물망에 올랐다. 대청호의 수질은 대체로 깨끗한 편이지만 여름과 가을에 걸쳐 대량의 녹조가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한 지역이기도 하다. 수량이 적은 겨울에는 상수원에서 유입되는 망간으로 인해 수질이 나빠지기도 하는데, 실제로 대청호를 취수원으로 활용하는 지역에서는 수돗물에 포함된 망간이 산소와 만나 검은색 침착물로 변화하면서 흑수가 발생한 사례도 있었다.

이에 따라 한국수자원공사는 대청호의 수질과 수량을 모니터링하고 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상 데이터 등을 지속적으로 수집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2017년에는 그동안 수집한 데이터에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해 녹조 발생이나 망간 유입 등을 사전에 예측하고, 예측 결과를 상수원이나 정수장의 수자원 관리에 활용 가능한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이로써 대청호의 수질 관리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문제시될 만한 요소들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수질예측으로는 한계

다만 수질예측 프로세스는 처음부터 상세한 계획을 세워서 추진했다기보다는, 직원들이 대청호의 수질 이슈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IT 기술을 점진적으로 적용하면서 발전해온 것이기 때문에 미흡한 부분도 적지 않았다. 중앙 관리되는 대규모 인프라도 갖추고 있지 않았고 담당 직원의 개인 역량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었다. 대개의 업무는 담당 직원의 로컬 PC 환경에서 모델링을 수행한 후 결과값을 공문이나 메일로 공유하는 방식이었으며, 따라서 데이터나 머신러닝 알고리즘에 대해 지식과 노하우를 갖춘 일부 직원만이 수행할 수 있었다. 인사이동 등으로 인해 담당자가 업무에서 이탈하게 되면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됐다.

또한 최근 급격한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수질 이상을 예측하는 것이 한층 더 어려워지면서 기존의 수질 예측 프로세스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힐 것이 자명했다. 사내에서는 디지털혁신본부 등을 중심으로 기존의 수질 예측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구축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예산을 확보하거나 유관기관을 설득하는 단계에서 난항을 겪으며 추진력을 얻지는 못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는 지난해 공공부문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발굴하기 위해 ‘2022 디지털 공공서비스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었다. 유망한 IT 기술을 공공부문에 선도적으로 적용해 가능성을 검증하고 초기 시장을 창출하는 마중물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겠다는 목표였다.

마침 내부적인 노력만으로는 한계를 느끼고 있었던 한국수자원공사는 IT 기술을 활용한 수질 예측 프로세스의 시스템화‧자동화의 필요성과 유용성을 강조하며 ‘2022 디지털 공공서비스 혁신 프로젝트’에 지원했으며, 결과적으로 11개 과제 중 하나로 선정돼 충분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이를 통해 대청호를 취수원으로 이용하고 있는 대전과 청주, 공주 등과 함께 ‘AI 기반 대청댐 수계 수질예측 서비스’ 개발 사업이 본격화됐다.

‘AI 기반 대청댐 수계 수질예측 서비스’의 주요 목표

7일 후까지 이상수질 예측…효과적 대응 가능

‘AI 기반 대청댐 수계 수질예측 서비스’ 개발은 기존의 수질 예측 프로세스를 한층 더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즉 데이터의 수집이나 모델링 등의 업무를 체계적으로 가다듬고 자동화해 지속가능하고 고도화된 수질 예측‧대응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프로젝트는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약 6개월간 진행됐으며, AI 및 빅데이터 전문기업인 위세아이텍이 주사업자로 참여해 서비스 개발을 맡았다.

먼저 대청호의 수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데이터들을 손쉽게 수집할 수 있는 전용 플랫폼을 마련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조직별로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들은 물론, 대전‧청주‧공주 등 인근 지자체들의 정수장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나 기상청이 보유한 인근 지역 기상 데이터도 자동으로 수집하고 단일한 플랫폼에서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담당자가 유관기관의 협조를 얻어 수집하던 데이터들을 자동으로 수집 및 관리함으로 업무 편의성을 크게 개선했다.

수집한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대청호 수질 예측을 수행하는 것 역시 편의성이 높아졌다. 기존에는 업무 담당자가 데이터 분석이나 AI 알고리즘 최적화 등을 모두 직접 수행해야 했지만, 새롭게 구축된 플랫폼을 활용하면 데이터 가공과 전처리, 최선의 알고리즘 추천 및 최적화 등 대부분의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다. 담당자의 역량에 상당 부분 의지하던 데이터 분석을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구축함으로써 해당 직원의 인사이동 등이 발생해도 업무 지속에 문제가 발생할 여지를 줄일 수 있었다. 예측 정확도 역시 기존보다 더욱 향상됐다.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자동화한 새로운 플랫폼에서는 대청호 일대의 수질 변화를 최대 7일 후까지 예측할 수 있다. 다양한 모니터링 장비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상 수질 발생이 예상되는 지역을 예측하고, 이를 정수장 등 인근 시설에 고지해 적절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유도한다. 그동안 시설을 운영하며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상 수질 발생 시 대응 가능한 매뉴얼과 시나리오들을 학습하고 있어, 경험이 적은 시설 담당자도 빠르고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것도 가능하다.

‘AI 기반 대청댐 수계 수질예측 서비스’의 성공적인 개발과 론칭에 힘입어, 이번 사업을 통해 구축된 AI 기반의 취수원 수질예측 시스템과 상수원 녹조관리 디바이스 ‘에코봇’ 등은 환경부 및 한국수자원공사의 향후 업무계획에 반영됐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대청호 일대에서 운영 중인 수질예측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나가면서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해나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향후 대청호 이외의 국내 대규모 수자원 시설에도 AI를 활용해 효과적인 수질예측과 모니터링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참여기관들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이 성공의 열쇠”
한국수자원공사 디지털혁신본부 이종수 과장


Q. ‘AI 기반 대청댐 수계 수질예측 서비스’의 목표와 주요 성과는?

한국수자원공사는 이전부터 수자원과 관계된 기술 개발과 확산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수자원 전반의 라이프사이클에 대한 기술 개발과 연구를 수행하는 한편, 우수한 스타트업들과 교류하고 육성하며 생태계 전반의 성장을 지원해왔다. 데이터 분석을 비롯한 IT 기술 역시 적극적으로 도입해 활용하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번 사업의 핵심적인 목표는 AI 기술을 활용해 대청호 취수원에서 이상수질이 발생하는 상황을 사전에 예측하고, 이를 정수장 관리자에게 공유해 시민들에게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었다. 이상수질을 사전에 예측하기 위해서는 대청댐수계 곳곳에 위치한 상수원과 취수원, 정수장 등에서 수집되는 수질‧수량 데이터, 수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상 데이터 등을 통합 관리하고, 이를 분석할 수 있는 AI 기반 데이터 모델을 개발해 수질 예측값을 생성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기존에도 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해 수질을 예측하고 대응하는 업무 자체는 갖춰져 있었지만, 이것이 지속가능한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정립되지는 못하고 있었다.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한국수자원공사 내부에서도 AI와 데이터 기술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번 서비스는 대청호와 인근 지자체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우수한 사업성과에 힘입어 국내 다른 수자원 시설로도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Q. 이번 사업을 추진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이번 사업에는 한국수자원공사만이 아니라 대청호와 관련된 다양한 기관들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2022 디지털 공공서비스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NIA는 물론, 대청호의 수자원을 이용하고 있는 대전과 청주, 공주 등이 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주관기관으로 참여해 서비스 설계와 개발에 참여했다.

다수의 기관이 참여하는 사업이 대개 그렇듯 이번 사업에서는 다양한 기관들의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 관리자와 실무자의 의견 차이, 사업 진행 중 담당자의 인사이동, 서비스 운영 환경의 변화 등 협업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문제들이 발목을 잡았다. 참여 기관들이 많다보니 기술적으로도 많은 어려움이 발생했다.

예를 들어 기획 단계에서는 쉬울 것으로 예상했던 각 기관들의 데이터 통합부터가 난항을 겪었다. 각 데이터들을 보유하고 있는 관리 주체가 다르다보니 이들을 수집하는 단계에서 거버넌스 측면의 문제가 있었고, 경우에 따라서는 담당부처의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처음에는 한 달 안에 데이터 통합을 완료하고 남은 기간 동안 서비스 구축과 고도화에 집중하려고 했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그래도 다행히 참여기관들이 모두 이번 사업의 취지와 목표에 대해 공감하고 있었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업무 혁신을 달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성공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했다. 기술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부분도 주사업자로 참여한 위세아이텍의 적극적인 협력과 참여기관들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대부분 해결될 수 있었다. 대청호의 수질예측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것은 이전부터 관계기관들의 중요한 관심사였기 때문에 보다 협력이 용이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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