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 2022년 10월 출범한 산업용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포기하고 관련 사업부를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포브스지가 보도했다. 불과 5개월 만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프로젝트에서 증강현실(AR) 헤드셋 홀로렌즈2(HoloLens2)를 이용해 발전소나 산업용 로봇, 수송 네트워크의 제어 시스템 등을 운용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고 있었다.

메타버스 이미지. 이미지=픽사베이
메타버스 이미지. 이미지=픽사베이

뉴스 사이트 더인포메이션은 관계자의 증언을 인용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산업용 메타버스 프로젝트에 관련된 임직원 약 100명을 모두 해고했다고 보도했다. 이 인원 정리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달 전체 종업원의 약 5%에 해당하는 1만 명을 삭감하겠다고 발표한 내용 중에 들어 있었다고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운영체제(OS)의 탄탄한 사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온라인 플랫폼 기반 사업이라면 늦게 참가해도 경쟁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다고 판단한다. 회사의 신규 비즈니스도 그 방향성을 일관되게 따르고 있다.

컬럼비아 대학교 경영학부 대니얼 쿰 교수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신기술 영역의 비즈니스를 맨 처음 시작하는 리스크를 감수할 필요가 없는 회사다. 메타버스 역시 마찬가지다. 산업용 메타버스의 포기는 메타버스 비즈니스와 주변 환경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지금, 그 리스크를 감수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워드대 제럴드 대니얼스 경제학 교수도 이 견해에 동조하며,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자금 차입 비용이 높아진 지금 첨단기술 대기업들은 보다 신중한 투자를 해야 하는 시점이다”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 홍보 담당자는 이에 대해 “당사는 산업용 메타버스 비즈니스에서도 고객에게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고객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지원이 크게 달라졌다고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관련 프로젝트는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메타버스 중 몇 가지는 분산형이면서 상호운용이 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에 근거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실제로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는 현재로서는 분산형 접근법을 취하지 않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도 자사의 비즈니스 생산성 프로그램을 페이스북의 서비스와 통합하는 계약을 맺고 있다.

쿰 교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메타버스 비즈니스의 상당 부분을 메타 측에 일임하겠다는 계산일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마이크로스프트의 접근법을 ‘전략적 대기’라고 불렀다. 컬럼비아 대학교의 카이롱 샤오 교수도 하이테크 업계로 확산되는 리스크 재평가를 감안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산업용 메타버스 부문 철수는 이치에 맞다고 진단했다.

과거 수년 동안 금리가 제로 수준이었을 때는 거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미래 지향적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1년 전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 직면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여러 빅테크들이 위험을 회피하는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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