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근래 잇따라 발표되는 빅테크 감원의 긴 명단에 오직 애플만이 포함되지 않은 것이 눈에 띈다. 올들어 현재까지 6만 8000명 이상의 직원이 해고됐지만 애플 직원들만 해고를 면하고 있다. 포브스지가 그 원인을 분석해 전했다.

애플 팀 쿡 CEO. 사진=애플
애플 팀 쿡 CEO. 사진=애플

테크 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경기침체 속에서 애플만이 예외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애플은 2022년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돌파한 첫 기업이었지만, 애플 주가는 같은 해 27%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애플은 이번에 발표하는 분기 매출액 예상치가 3년 만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글이나 메타 등 경쟁사가 대규모 해고를 실시했지만 애플은 CEO 스스로가 희생하는 결정을 내렸다. 팀 쿡이 대폭 감봉을 발표한 것이다. 경영진이 솔선수범함으로써 직원들을 배려하는 1등 기업다운 모습이다. 나아가 다른 테크 대기업과 달리 애플은 코로나19 대유행 때 적극적으로 인력을 채용하지 않았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쿡의 2023년 연간 보수 목표는 4900만 달러로 2022년 8400만 달러에 비해 무려 40%나 줄어들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쿡은 고문회사인 ‘인스티튜셔널 쉐어홀더 서비스’가 경영진에 대한 호화로운 보상 패키지에 대한 중대한 우려를 표명한 후 애플 주주들에게 양보했다고 보도했다. 주주들은 쿡의 연봉 삭감안을 64.4%의 찬성표로 동의했다.

알파벳 CEO 순다르 피차이나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는 해고를 통해 경영 정상화를 꾀했지만, 누구도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고 보수 삭감을 자발적으로 제안하지 않았다. 대신 회사의 경영 판단에 책임을 지지 않은 직원들만 실업이라는 고통을 고스란히 받았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지난 1월 20일 1만 2000명 해고를 발표했다. 피차이는 감원에 대해 "이런 상황에 이른 것은 전적으로 나에게 책임이 있다. 지난 2년간 우리는 극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오늘날 직면한 현실은 다르다“고 했다.

저커버그 역시 2022년 11월 직원에게 보낸 메모에서 직원의 약 13%에 해당하는 1만 1000명을 해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온라인 상거래의 둔화와 함께 거시경제 악화, 경쟁 심화, 광고 매출 부진으로 매출이 예상보다 크게 줄었다. 이것은 나의 실패이며 그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떤 형태로든 책임은 지지 않았다. 앞으로 잘 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혔을 뿐이다.

애플은 직원 채용에 보수적이다. 2016년 이후 현재까지 매년 거의 동일한 채용률을 지켜 왔다. 코로나19 대유행 때 실리콘밸리 기업 모두에서 채용이 급증했지만 애플은 2020년 직원을 7000명 미만 늘렸다. 2022년 9월 기준, 애플은 유통점 직원가지 포함해 총 16만 4000명의 정규직을 고용하고 있다. 같은 해 8월에 이 회사는 신규 채용을 동결하면서 인력 담당자 100명을 줄였다. 이것이 다다.

CNBC에 따르면 알파벳은 2013년 이래 매년 10% 이상 직원을 늘려왔다. 회사는 2018년과 2019년 20% 이상 직원을 늘렸다. 이후에도 확대 노선이 이어져 2020년에는 1만 6000명 이상, 2021년에는 2만 1000명의 인력을 채용했다.

메타는 2012년 이후 매년 수천 명 규모로 종업원을 늘려왔다. 2020년 1만 3000명으로 30% 늘렸다. 이듬해 1만 3000명을 더 고용했다. 최근 2년간 회사 역사상 최대의 증가를 기록했다.

아마존은 1만 8000명 이상의 관리 부문 직원을 해고할 계획을 시작했다. 테크뉴스 사이트 긱와이어에 따르면 아마존은 2021년 무려 50만 명을 고용해 월마트에 이어 미국 2위의 고용주가 됐다. 그 1년 후 회사는 직원 31만 명을 추가 고용했다. 해고 발표 전 아마존 직원 수는 관리 부문과 창고 직원을 포함해 150만 명으로 보도됐다. 아마존의 해고는 앞으로도 대규모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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