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경기가 둔화되면서 많은 빅테크들이 직원을 해고하고 있다. 본지에 보도된 대로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빅테크들이 해고한 인뤈은 6만 명을 넘어섰다. 감원의 이면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빅테크들의 초고속 성장이 있다. 빅테크들은 2020년과 2021년 2년 동안 인력 채용을 극적으로 늘렸다. 그 부작용이 지난해부터 표면화됐던 것이다.
그런데 빅테크 중에서 애플만은 예외다. 애플은 빅테크 중에서도 선두에 서 있는 초우량 기업이고,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시기에도 외형을 키웠다. 그러나 해고 대열에서 이탈해 있다. 왜일까.
애플에 버금가는 초우량 빅테크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번주 1만 명의 직원을 해고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아마존은 1만 8000명의 직원을 줄이는 해고를 시작했다. 이에 앞서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과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대규모 감원을 시행했다. 이는 CNBC 보도를 인용해 본지에서도 보도한 바 있다.
기업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정리해고를 실시하는 대부분의 빅테크들은 감원의 원인으로 거시경제 상황과 향후 경기 침체 가능성을 지목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원인은 빅테크 내부에 있었다. 2년 동안 너무 빨리 채용을 늘렸던 탓이 가장 컸다.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광범위한 봉쇄는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으로의 전환을 불렀다. 집안에 머물던 사람들을 인터넷 애플리케이션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많은 기술 회사들에게 이는 사업을 확장하는 절호의 기회였다.
2021년에도 빅테크들의 매출과 이익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들은 사업을 확장하고 직원을 충원했다. 이제 상황은 반전됐다.
애플은 거의 유일한 예외다. 그 답은 하나다. 앞서 이야기한 빅테크들의 팽창과 대량의 인력 채용과 다른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애플의 매출이 급증한 것은 맞다. 신작 아이폰이 대 히트를 친 까닭이다. 그러나 애플은 지난 2년 동안 채용을 공격적으로 하지 않았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진 지금은 해고도 발표하지 않았다.
애플의 경영이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미래를 바라보는 눈이 다르다. 물론 운이 좋았을 수도 있지만, 애플이 글로벌 시가총액 1위의 초우량 기업이 된 것은 결코 우연만은 아니다. 항상 앞날을 대비하고, 기술을 축적하고, 자체 공급망을 강화하는 애플의 경영이 오늘날 주변 상황의 극심한 변화에도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만들어 낸 것이다.
SEC(미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된 서류를 비교 검토한 CNBC의 기사에서도 애플의 행보가 다른 빅테크와 얼마나 달랐는지가 나타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2년 6월 말 현재 22만 1000명의 정규직 직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는 2021년 같은 기간보다 4만 명 증가한 것으로, 증가율은 22%에 달했다. 그 전년에는 11% 증가한 1만 8000명의 직원을 추가했다.
아마존은 2021년 31만 개의 일자리를 추가하며 왕성하게 성장했다. 아마존은 2020년에도 50만 명 이상의 직원을 추가하면서 전체 직원을 38% 이상 늘렸다. 아마존은 2021년 12월 말 기준 160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었다. 이 중 약 30만 명이 사무직이었다.
메타는 2012년 상장 이후 매년 수천 명의 직원을 늘렸다. 2020년 메타는 1만 3000명 이상의 직원을 추가했다. 증가율은 30%에 달했다. 회사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채용이었다. 2021년에도 1만 3000명이 추가됐다.
알파벳은 다른 빅테크처럼 대형 감원은 없었지만, 2021년 15% 증가한 2만 1000명 이상의 직원을 추가했다. 2020년에는 14% 증가한 1만 6000명 이상의 직원을 뽑았다. 다만 알파벳은 2013년 이후 매년 최소 10% 이상의 인원을 늘렸고, 코로나19 이전 2년에는 직원 증가율이 20%를 넘었다. 즉 과거보다는 채용 규모가 오히려 적었기 때문에 대규모 해고를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애플의 경우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직원 증가율은 훨신 더뎠다. 지난 수 년 동안 애플의 채용은 2016년 이후 거의 같은 추세를 따르고 있다.
2022년 9월 기준, 애플은 16만 40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는 사무직 뿐만 아니라 매장의 소매 직원까지 포함된다. 이는 2021년 같은 기간보다 6.5% 증가한 데 불과하다. 실질적으로 늘어난 직원은 1만 명이다. 애플은 또한 2021년 9월 이전 1년 동안 7000명 미만의 직원만을 추가했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