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2019년 넷플릭스가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거대한 해킹’은 영국의 데이터 분석 및 컨설팅 회사 케임브리지 어낼리티카(Cambridge Analytica)로 인해 벌어진 ‘케임브리지 어낼리티카 스캔들’을 다룬 영화다. 영화의 내용은 섬찟하다. CA는 페이스북 회원과 회원의 친구의 모든 개인 정보를 취득해 개발도상국에서 유권자들의 정치 성향을 구분한 후, 지지층을 정하지 않은 부동층을 공략한다. 자신들이 원하는 선거 결과를 얻기 위해 상대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노출해 부동층을 움직인다.

다큐멘터리 영화 '거대한 해킹' 포스터의 일부. 사진=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 '거대한 해킹' 포스터의 일부. 사진=넷플릭스

영화에서 CA는 이런 공작이 성공적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와 선거 운동 계약을 맺는다. 영국에서는 브렉시트 가결을 주장하는 정치세력과 계약한다. 미국 대선에서 개인 정보를 불법 취즉해 조종함으로써 트럼프 당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혐의로 당시 페이스북(현 메타)은 집단 소송을 당하게 된다. 미국 법무부와 FBI(연방수사국)은 CA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회사는 2018년 5월 폐업했다.

영화로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케임브리지 어낼리티카 스캔들’이 5년 만에 해결됐다.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 플랫폼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스캔들’에 따른 집단 소송을 7억 2500만 달러(9196억 원)를 지불하고 사건을 해결하는데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CA가 페이스북의 사용자 개인 정보에 접근하도록 허용함으로써 법규를 위반했다고 비난받았다.

‘케임브리지 어낼리티카 스캔들’은 2018년 페이스북이 8700만 명의 사용자 데이터에 CA가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는 폭로로 촉발돼 오랜 기간 소송전을 이어 왔다.

원고측 변호사들은 제안된 합의금이 미국 개인정보보호 위반 관련 집단 소송 합의금으로는 최대이며, 메타가 회사에 대한 개인정보보호 관련 집단 소송 합의금으로도 가장 큰 금액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합의로 개인정보보호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각인시켰다고 평가했다.

이번 합의는 센프란시스코 연방 판사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합의 조건에는 메타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부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이번 합의가 "페이스북 커뮤니티와 회사 주주들에게 최선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는 또 "지난 3년 동안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접근 방식을 개선하고 포괄적인 개인정보보호 프로그램을 구현했다"고 부연했다.

당국의 조사 결과는 영화 ‘거대한 해킹’과 크게 다르지 않다. CA는 2016년 트럼프의 대선 캠페인을 위해 일했으며 유권자 프로파일링 및 타겟팅을 목적으로 수백만 개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개인정보에 접근했다. 사용자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이로 인해 메타는 집단 소송을 당했으며 메타의 경영진 및 마크 저커버그 CEO는 수 차례 미 의회 청문회에 불려나가 조사를 받아야 했다.

2019년 페이스북은 개인정보보호 관행에 대한 연방거래위원회(FTC) 조사를 해결하기 위해 50억 달러를 지불하고, 사용자 데이터의 오용에 대해 투자자를 오도했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제 해결을 위해 1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여전히 주 법무장관의 조사가 진행 중이며, 워싱턴 D.C. 법무장관과도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이번 합의로 메타는 사용자 동의 없이 제3자가 개인 데이터를 수집하도록 허용함으로써 다양한 연방법 및 주법을 위반했다는 페이스북 사용자의 소송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됐다. 사용자 측 변호사들은 페이스북이 특히 개인 데이터를 계속 통제하고 있다고 속이고 실제로는 데이터를 부정적으로 넘겨준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합의는 약 2억 5000만~2억 8000만 명의 페이스북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다. 개별 사용자가 받는 금액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합의금에 대해 청구서를 제출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원고측 변호사들은 합의금의 최대 25%, 즉 1억 8100만 달러에 달하는 변호사 비용을 판사에게 청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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